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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
인해.명오 지음 / 민족사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통도사와 동학사 비구니 학장 스님의 이야기이다. 종교는 다르지만 타 종교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주어진 것이 무척 행복한 일이다. 사실 평상시부터 목사님, 스님, 신부님 등 성직자들과 두루 교류하고 있기에 타 종교에 대한 거부감 등은 없고 교리에 대한 관심도 가지고 있던 터라 이 책 또한 친밀감이 들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일요일 아침 새벽부터 읽어나가다 보니 어느새 책 한 권을 훌쩍 다 읽고 두 비구니 스님의 수행 여정을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인해스님과 명오스님은 비구니 스님이다. 저자 소개가 참 독특하다. 본인이 직접 자신을 소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책 자체가 자신의 수행 여정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저자 소개는 필요가 없을 듯 하지만 그래도 몇 자씩 남겼다. 인해스님은 인연과 옷으로 자신을 소개했고 명오스님은 스님의 길과 출가의 혜택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인해스님과 명오스님의 출가 전, 후 그리고 스님으로서의 이야기이다. 뭔가 사연이 있을 듯 한 출가의 이유가 생각과 달리 스스로 원해서 출가를 했다는 점이고 슬픔보다는 기쁨의 출가였다. 물론, 사가의 가족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겠지만 그들에게는 기쁨과 영광이었을 것이다. 두 분 다 학장을 하고 계시기에 유학은 물론, 많은 공부를 하게 된 분들이고 그들이 배움을 다음 스님들에게 가르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해스님의 출가이야기에서는 한여름밤의 3000배라는 이야기에 무척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출가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부모님과의 협상 등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는 등등의 이야기이다. 출가한 후 배움과 유학의 길, 그리고 기도와 강의, 세상을 바꾸는 힘까지 독특하면서도 열심인 모습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법정스님의 ‘일기일회’의 이야기는 평소 법정스님을 존경했던 내게는 또 다른 이야기로 신선함을 느꼈다.
명오스님의 출가이야기는 정말 다이나믹했다. 4녀 1남의 가정에서 막내딸로 태어나서 두 언니가 출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출가하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3명의 딸을 출가하는 모습을 본 부모의 마음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명오스님도 인해스님과 마찬가지로 유학과 대학원 등 많은 공부를 한 스님이다. 그의 배움은 또 스님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스님의 붓다 입멸과 열반 이야기는 또 다른 관심사항이었다. 동학사는 그곳에 살면서 많이 가봤고 또한 비구니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기에 더 관심이 갔다.
자서전 같은 이야기에다 수필의 형식을 취했기에 읽기가 부담도 없도 참 좋았다. 휴일에 읽기 정말 좋은 책이다. 두분의 비구니 스님의 여정을 읽으면서 참 멋지고 존경스러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책의 볼륨도 부담이 없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더 좋았다.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종교와 상관없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