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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투에고 지음 / 로즈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는 이 책에서 뭐가 무너졌는지 시작부터 끝까지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실제 내 삶이 그렇게 희망없이 무너져버린 경험을 해 봤기에 이 책을 쓴 저자에게 무엇이 무너졌는지 그 이야기가 궁금하였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그것보다는 무너진 뒤에 알게 된 것들이 더 중요함을 알게 되면서 무엇보다는 알게 된 것에 대해 관심을 집중할 수 있었다. ‘슬픔에 무뎌진다는 것만큼 슬픈 것은 없다’라는 책 표지의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정말 너무 쉽게 매사 무뎌지는 듯 하다. 좋게 표현해서는 익숙해진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우리는 쉽게 잊고 쉽게 적응하고 쉽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는 그렇지 못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너져 봐야 알 수 있는 것들 17가지가 소개되고 있다. 내 이야기인양 공감이 갔다. 특히, ‘그저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는 것’, 이 문구가 너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지금 내 처지가 그렇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한 페이지의 내용으로 이 책 전반을 가름할 수 있을 정도로 내게는 크게 느껴지고 공감되었다.
책은 3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산다는 것은 마음과 달라’, 제2장 ‘인생은 감정의 깊이가 다른 순간들’, 제3장 ‘마지막이 남기는 것들’이다. 내용을 읽으면서 어떤 부분은 마음 시리기도 하였고 어떤 내용은 마음 아프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슬프기 그지 없었고 어떤 부분은 눈물을 흘리기도 할 정도로 공감되기도 했다. 배가 고파본 자만이 배고픈 설움을 알 듯이 무너지고 아프고 고통받고 희망을 잃어 본 자만이 무너지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에 대한 내용들에 더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류의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이 이 책을 통해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찌되었건 간에 짧은 내용들 속에서 내 감정의 기복은 높아지기도 하고 깊어지기도 하고 복잡해지기도 하고 시원해지기도 하고 위안을 받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시적으로 표현된 내용들도 좋았고 그러하기에 이 책이 시집같기도 했고 내용적으로 보면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부분도 있어서 그쪽 분야의 책 같기도 했고 때로는 신변잡기적인 내용들을 볼 때면 수필같디고 하였다. 뒤범벅이 된 느낌이지만 내 마음은 한결같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최근들어 시, 소설, 수필을 주로 읽게 되었다. 누군가가 내게 그랬다. 이제는 인문학, 철학 책 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시, 수필, 소설을 읽어보라고. 그런데 그러한 분야가 내게는 어쩜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여 쉽지 않음도 느꼈지만 이 책은 내용도 그리 많지 않아서도 좋았고 손에 쏙 들어갈 크기, 분량도 참 좋았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