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트] 다산 1~2 세트 - 전2권 ㅣ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평점 :
이 작품의 저자 한승원 소설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라는 작품으로 영화로, 소설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한 그가 이번에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우리에게 내놓았다. 그의 작품들은 사상적 깊이와역사,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 조예가 깊다는 생각이다. 그런 조선의 천재적인 인물 ‘다산 정약용’의 생애와 그의 사상, 종교, 철학 등을 깊이 있게 소설화한 배경에는 그의 역사의식과 개혁의식 등이 남달랐던 이유 같다. 한승원 소설가는 ‘다산’, ‘추사’, ‘초의’까지 조선 3대 천재들의 이야기를 3부작으로 내놓았는데 역시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다산’이고 이번에 이렇게 개정판으로 내놓았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기회가 되면 3부작인 ‘추사 김정희 선생’, ‘초의 의순 스님’에 대한 책도 읽고 싶다.
이 책의 저자 한승원 소설가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부친이다. 한강 작가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한승원 소설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라는 고 강수연 주연의 영화의 원작가이며 다양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이미 명성을 떨치고 있었고 우리나라 소설가 중에서도 명망 높은 인물이었으니 이제는 한강 작가의 아버지로서 한승원 소설가의 이름으로서 알려지는 것 같다. 그는 교사이면서 창작활동을 했었고 그의 창작 작품들은 수없이 많고 지금도 또한 그는 수많은 소설을 정리하고 있다. 그가 이 책을 내기까지는 바닷가 장흥의 토굴에서 13년간 구도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니 책을 읽는 내내 그 깊이가 생각 이상이었던 것은 아마 그의 수많은 세월, 시간 동안의 고뇌가 녹아 쓰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1권과 2권으로 분책되어 있다. 형식은 시간의 흐름보다는 작은 소재 하나 하나를 어느 정도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소설화시킨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우리가 너무 잘 아는 ‘어부사시가’를 지은 윤선도의 5손녀이자 ‘동국여지지도’를 완성한 윤두서의 증소녀의 아들이었으니 문학적인 기질은 타고 난듯하다. 다산의 가족은 형 정약종, 정약전까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인물들이었고 그들은 천주학이라는 종교적 신념을 끝까지 지키다 순교하였고 다산도 이에 연류되고 모함되어 18년간의 유배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유배생활이 창작활동과 수많은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우리나라의 큰 유산을 남기게 된 것이니 다산 개인적으로는 힘들고 고달픈 삶이었겠지만 우리에게는 큰 산으로 좋은 작품을 물려받게 된 것이니 복이 아닐 수 없다.
저자 한승원 소설가가 이야기했듯이 다산은 ‘주역’에 조예가 깊었는데 그의 사상적 기반은 어린 시절에는 주자학을, 성년이 된 후에는 새로운 세계인 천주학을, 그리고 천주학이 배척을 당하고 몇차례의 사화를 통해 사멸화 시키는 모습을 보고 ‘정학’으로 돌아서게 되었다. 여기서 ‘정학’은 공자, 맹자, 주자 등 성인들의 학문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과 사상적 기반은 역시 ‘천주학’에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권의 첫 장은 금서라고하는 ‘다산비결’이다. 이 책은 호남 지방의 의식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필사되어 읽혀졌던 책으로 금서이다 보니 ‘다산비결’은 아쉽게도 남겨지지 않았지만 연구가는 ‘방례초본’(후에 ‘경세유표’로 개명)로 추정하기도 하는데 알 수 없다. 1권의 내용은 정조와의 있었던 이야기들, 형제간의 길, 유배지, 천주학, 벼슬자리에서의 활약 등등의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2권은 1권에 이어서 작은 소재들이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특히, 저자가 이야기 했듯이 ‘다산속으로 들어가면 길을 잃거나 산을 잘 탄 사람으로 나뉘어지는데 ‘주역’을 통달한 ‘혜장스님’의 경우는 길을 읽고 방황하다가 40세에 생을 마감한 예이며, ‘초의스님’의 경우는 산을 잘 탄 사람으로 다산의 제자가 된다. 확실히 2권에서는 혜장스님과 초의스님과의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그 이야기 속에서 다산의 생각이 깊이있게 다뤄지는 느낌을 받았다.
다산 1,2권의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가 무척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산 정약용이라는 천재 학자이자 사상가, 철학자, 그리고 기인이기까지 한 인물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그의 삶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이 소설을 쓰게된 한승원 소설가의 끈기있는 진념, 이러한 것들이 어우러져 정말 좋은 소설을 세상에 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정말 훌륭한 책으로 가급적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