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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양장)
찰스 디킨스 지음, 이창호 옮김 / B612 / 2024년 11월
평점 :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작가 찰스 디킨스의 작품은 연극으로,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됨으로써 전 세계인들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인물이자 작품이다. 그의 대표 작품 중에 하나인 ‘크리스마스 캐럴’의 경우는 너무나도 많이 알려져서 원작가인 찰스 디킨스보다 더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권선징악’을 바탕으로 하여 전개되는데 이 책 ‘오래된 골동품 상점’은 그의 작품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착한 주인공 소녀 ‘넬’이 죽음으로써 비극적인 결말을 가진 작품이다.
찰스 디킨스는 1812년 2월 7일 태어난 영국의 소설가이다. 그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지만 그의 아버지는 찰스 디킨스가 12살 때 채무자들의 감옥에 던져졌다. 아마 그의 성장과정이 이 책을 나오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들 추정한다.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5개는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두 도시 이야기’, ‘위대한 유산’ 그리고 바로 이 책 ‘오래된 골동품 상점’이다. 찰스 디킨스의 묘비명에는 ‘가난하고 고통받고 박해받는 사람들을 동정했다. 이 사람의 죽음으로 세상은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를 읽었다’라고 쓰여질 정도로 영국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가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대다수 소설이 그렇듯이 주인공인 천사같은 소녀 넬과 자신이 죽으면 넬에게 큰 재산을 넘겨주겠다며 도박에 빠진 넬의 할아버지, 그리고 그들을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나뉘어진다. 디킨스의 작품에는 늘 악당과 선한 사람이 나온다. 주인공 넬은 할아버지의 도박으로 인한 빚으로 악당 퀼프에게 오래된 골돌품 상점을 빼앗기고 무자비하게 내쫒기게 된다. 오로지 악당 퀼프를 제외하고 세상 모두에게 사랑받는 소녀 넬은 할아버지와 함께 채권자인 악당 퀼프로부터 도망쳐야 했으며, 그 과정에서 여러 등장 인물들과 마주치면서 도전과 위험에 직면한다. 그러면서 넬은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하고 할아버지와 악당 퀼프의 양육권 거래가 성사되기도 전에 할아버지 품에서 죽고 만다. 여기에 나오는 퀼프, 그리고 퀼프의 아내와 장모, 이웃 아주머니들, 기타 주변 사람들의 성격은 모두 독특한데, 곰돔히 생각해 보면 시대적으로 ‘여성 인권’이 꿈틀거리는 태동적 분위기를 조심히 나타내고 있다는 생각도 해 봤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시대적인 풍습과 억눌림 하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가진다. 어찌 되었건 악당 퀼프를 제외하고는 주변 모두가 넬을 무척 사랑하고 돕고자 했다. 저자는 넬을 유독 선하게 표현하였던 것은 그의 저작의 본능인 ‘절대선’을 비극적인 결말 속에서도 나타내고자 했던 의도적인 것 아니었을까. 책에서 또 하나 생각해 볼 것은 넬과 할아버지가 골동품점을 빼앗기고 런던 시내를 벗어나 빈민촌을 헤맬 때 오리려 더 행복감을 느꼈다는 점은 참 아이러니한 감정이다. 어두침침한 골동품 가게를 벗어나서 상쾌한 햇살을 맞고 새들이 지저귀고 주변이 온통 아름다운 배경은 외롭지도 않고 쓸쓸하지도 않았다는 점은 디킨스의 삶에 대한 의미 있는 사고를 묘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빅토리아 시대에 가장 위대한 작가로 찰스 디킨스의 명성을 드높인 계기가 되며, 영국 문학의 고전으로 남게 된다. 이런 류의 소설을 읽으면 늘 생각나는 것이 ‘권선징악’인데 대다수의 찰스 디킨스 작품은 ‘권선징악’적인 메시지를 작품에 가미한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처음 부분은 내용도 평이하고 특별히 눈에 띄는 내용 없이 잔잔하게 가끔씩은 너무 많은 책 분량에 지루하기까지 하였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다음 전개되는 내용이 궁금할 정도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특히, 해피엔딩을 기대하였는데 찰스 디킨스 작품 같지 않게 주인공인 천사같은 소녀 넬이 비극적으로 죽음으로써 책 후반부 다 읽고 난 후에는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어두침침한 골동품 상점의 분위기보다는 쫒겨나 밖을 방황하지만 마음껏 햇볕도 보고 자유를 만끽 할 수 있었기에 더 행복을 느꼈다는 대목에서 어느 정도 결말에 대한 복선이 깔렸다고 볼 수 있으며, 찰스 디킨스가 소설에 담고자 했던 의도대로 되지 않았는가 하는 평가도 해 본다. 분량이 꽤 되는 소설이지만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