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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의 승부사들 - 성공과 실패를 가른 확률 경영의 역사
권오상 지음 / 날리지 / 2024년 10월
평점 :
‘확률(확률, probability)은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 또는 개연성이다. 비율이나 빈도로 측량해 나타낼 수 있다. 확률에는 수학적 확률과 경험적 확률이 있다.’고 위키백과에 정의되어 있다. 저자는 가장 먼저 과학적인 확률을 주장하기 이전에 ‘운’이라는 추상적인 영역이 있음을 인정했다. 그 점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평가를 무척 긍정적으로 본다. 과학자들은 비과학적인 현상에 대해 인정하는 것을 무척 꺼려한다. 입증되지 않는 것은 말하지 않을뿐더러 그 자체를 무능으로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확률이 나오면 꼭 따라 붙는게 통계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 통계보다는 ‘평균’이라는 개념을 선보였다. 통계나 평균 같은 함정이나 패턴 같은 것은 피하거나 현혹되지 않았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한다. 확실히 확률은 증거를 얻어 갱신해야 한다. 이 책은 확률에 대해 무척 멋진 논리를 펼친다.
저자는 공학도이면서 창업자이고 국내외 유수 대학으로부터 학위도 받았으며,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기도 했다. 은행 임원과 캐피털 매니저 등을 지냈다. 저서들은 대다수 혁신, 부, 공학 이러한 부분들이고 이 책 또한 그러한 부류 중 하나이다.
책은 7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제1장 ‘운과 확률의 영역을 인정한다’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공학도나 과학자들은 입증되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서 인정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최소한 저자는 그것을 인정하는 태도는 무척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제2장 ‘결과를 빈도와 함께 고려한다’인데 프로야구 출루율을 통해 본 운과 기량의 상대적인 개념, 운의 영향을 덜 받는 출루 빈도율 등의 개념을 예시로 들면서 설명하는 부분은 이해도를 높여준다. 제3장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구별한다’에서는 ‘람보르기니’가 사람 이름인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안 사실이다. 람보르기니가 트랙터 회사를 스포츠카 회사로 만든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제4장 ‘평균의 함정을 피한다’에서는 우리는 학창시절 ‘반 평균’이라는 말을 선생님들로부터 너무 많이 들었다. 평균을 깍아먹는 학생의 고통이 느껴진다. 평균과 확률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지만 평균에 의존한 의사결정은 실패 하거나 망하기 딱 좋다는 예시를 들고 있다. 제5장 ‘신기루같은 패턴에 현혹되지 않는다’에서는 통계에서도 그렇지만 ‘패턴’에서도 결론을 먼저 내놓고 짜맞추기식으로 할 수 있기에 패턴은 맞지 않는다. 애초에 패턴이라는 것이 인위적이고 있지도 않는 것이다. 그것에 사람들은 현혹되어 패턴을 자꾸 만들어낸다. 제6장 ‘뜨거운 손을 만든다’에서는 울버린과 머피의 이야기, 그리고 그곳에 끼어든 릴런드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기업의 흥망성쇠가 다 보인다. 드라마틱하면서도 주는 교훈이 작지 않다. 제7장 ‘증거를 얻어 확률을 갱신한다’에서는 디젤 엔진의 디젤과 록펠러와의 이야기도 나온다. 역사는 늘 이름으로 기억된다.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사실들이 역사적인 배경을 찾아보면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내용 자체가 무척 딱딱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동안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또 예시를 통해 확률에 대한 개념 정립과 여러 가지 상황, 그리고 관련된 자료, 증거 등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식의 전개는 쉽게 읽어나가게 하고 이해도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확률이라는 것에 대해 새롭게 알게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