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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 흔들리는 인생을 감싸줄 일흔일곱 번의 명시 수업
장석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시인을 보고 시집을 보면 늘 생각나는 영화 ‘컨텍트’의 여 주인공 대사가 생각난다. 베가성으로 향하던 여 주인공의 우주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너무 아름다워 과학자가 아니라 시인이 왔어야 했어’ 라는 대사가 정말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지금도 생각해 보면 가슴을 우려낸다. 사실 좋아하는 장르가 철학, 법학, 인문학 쪽이다 보니 시집을 자주 접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언어로써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언어의 표현을 만들어내는 시인들이 있기에 우리의 표현을 참 다양해지고 멋들어짐을 알게 된다. 이 책 저자 장석주님은 자신이 고이 숨기고 아끼던 시들을 모아서 이 책을 만들었다. 그러기에 유명한 시는 아닐지 모르나 읽고 있는 시들은 하나같이 가슴을 울리고 감동을 준다. 제목부터 너무 멋지지 않은가? ‘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몇 번을 반복해 본다.
이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태주 시인이 적극 추천한 책이다. 내용이 정말 엄청나다. 소개되는 시인들도 엄청나다. 김소월, 윤동주, 김영랑 등등의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은 물론, 갈릴 지브란, 윌리엄 블레이크, 헤르만 헤세 등 서양에서도 내노라하는 시인들의 시들을 한 책에서 다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특히, 김소월, 윤동주, 김영랑 시인의 시들은 시를 좋아하는 내가 전혀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시들이 소개되고 그 시를 읽으면서 전율하였다. 또 하나 이 책이 좋은 것은 ‘요약되고 함축된 시’의 특성을 고려 해 독자들을 위해 해설이 시와 함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시를 읽다보면 시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데 저자는 친철하게도 해설을 넣어줌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오랜만에 김동환 시인의 ‘북청 물장수’라는 시를 읽게 된 것도 무척 반가웠다.
개인적으로 시 하나만큼은 신토불이다. 국내 시인들의 시를 나는 더 좋아한다. 정서적으로, 문화적으로, 모든 면에서 공감이 간다. 시인들의 문체를 보면 정말 귀신 붙은 느낌이다. 시인이 만들어내는 단어들은 신기에 가깝다. 그러하기에 나는 시인은 못 될 것 같다. 시는 한번 읽으면 제 맛이 아니다. 책꽂이에 꽂아두고 두고두고 있는 것이다. 이 책도 내가 곁에 두고 읽을 책이다. 이 가을 청명한 날씨에 햇볕 받으며 읽기에 참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