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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꼰대생활
조이안 지음 / 더로드 / 2024년 7월
평점 :
나는 꼰대다. 나이가 50대 중반이 된 지금, 꼰대 소리를 직접적으로 듣지는 않지만 책을 읽어보니 정말 꼰대였다. 과거 내가 학창시절 때 부모와 선생님을 부르던 은어였는데, 어느새 말이 안통하는 사람을 꼰대라고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꼰대도 슬기로운 꼰대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내용들이 모두 옳은 소리다. 책이 참 마음에 드는 것은 정말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마음 편하게 공감하면서 읽은 책도 드문데 바로 이 책이 그렇다. 누워서 뒹굴뒹굴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한 장한장 정말 맛있게 읽었다고나 해야 할까? 아무튼 참 좋은 책이고 자신이 꼰대라고 생각되어진다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저자가 참 독특하다. 의사이면서 레스토랑 사장님 등 다양한 경험의 소유자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써서인지 내용도 심플하고 재미있고 공감도 가고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분량이어서도 좋았다.
책의 차례를 보니 총 4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인생’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꼰대와 인생이 어찌보면 별로 잘 어울릴 것 같지는 않았는데 내용을 쭉 읽으면서 저자가 이야기 하는 인생이라는 것에 공감하는 장이었다. 제2장은 ‘슬콘(슬기로운 꼰대’/건강이다. 슬기로운 꼰대를 ‘슬꼰’이라고 하면 너무 강렬해서 ‘슬콘’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뭐든 중요한 것은 꼰대라고 모두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다. 슬기롭게 꼰대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나는 잘 모르겠다. 뭐가 슬기로운 것이다. 꼰대도 좀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제3장은 ‘교육과 신뢰’이다. 우리가 평상시 생각하는 교육과 신뢰의 문제에 대해 저자가 생각하는 바를 조목조목 다루고 있어서 일부는 공감하기는 좀 어려웠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공감되는 부분들이었고 과거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말해왔던 것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좋았다. 제4장은 ‘행복’이다. 행복을 이야기하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예요’라는 영화 제목이 꼭 생각이 난다. 그런데 살아보니 ‘돈과 성적’대로 살아가고 있음을 부지불식간에 깨닫게 된다. 참 아쉬운 부분이다. 돈은 99.999% 행복의 수단이라는데 나는 부정하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을 다 충족시킬수는 없어도 정말 많은 부분을 충족시킴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정약용의 메모철학, 행복전문가, 유체탈출법 등의 신선한 내용들은 참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두에도 이야기했지만 정말 편하게 책을 읽어나갔다. 내용도, 구성도, 짜임새도 다 좋았다. 무엇보다도 꼰대라고 생각해 왔던 나도 그리 나쁜 꼰대는 아니었고 꼭 꼰대를 나쁘게만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도 무척 공감되었고 좋았다. 자신이 꼰대라고 생각하거나 나이가 벌써 50을 넘은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읽으면 좋겠다. 아니 20-30대 청년들도 아버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도 있으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