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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다 죽는 게 인생은 아닐 거야
오건호 지음 / 나비소리 / 2024년 7월
평점 :
일요일 아침 이 책을 읽기를 참 잘했다. 그러지 않아도 정말 심신이 지쳐 거의 탈진 상태가 되어버린 지금이기에 누워서 책을 읽기도 편하고 내용이 워낙 잔잔하게 쓰여져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의 여행이야기이면서도 펜드로잉 에세이어서 그림도 보고 저자의 생각도 옅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든 것은 바로 이것 ‘산을 올라가면서 세상에 찌든 때를 하나씩 하나씩 벗어던지 듯 하면서 올라갔으나 막상 다시 내려와 접하는 현실은 어느새 오르기 전과 별반 다를게 없더라.’라는 평소의 나의 생각이 많이 떠오르고 또 떠올랐다. 책을 통해 본 저자는 지치고 희망없는 직장생활에서 떠나 ‘휴식’이 필요한 상태였다. 직장에서 저자는 동료들과의 경쟁보다는 자신의 일을 묵묵히 그냥 충실하는 아주 평범한 직장인이었기에 성취보다는 조금은 소외된 상태에서 회사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행이었고 그 속에서 자신의 장래에 대한 방향을 모색하고 온 여정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책은 여행 중에 보고 듣고 그리고 생각하고 깨닫고 하는 기행문적 에세이, 펜 드로잉이 참 멋진 책이었다. 포르투갈 리스본은 개인적으로 가본 적은 없었지만 유럽 도시들이 그렇듯이 자유롭고 평화롭고 정취가 있고 요리가 있고 음악이 있고 그림이 있는 예술의 거리와 그와중에도 바쁜 일상이 있는 현실이 꼭 맞닿아 있는 그런 곳이라는 생각이 책 내용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 바로 그림 그리기를 계속하면서 새롭게 자신의 인생을 찾은 저자가 참 부럽기도 했다. 언젠가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다. 음악은 재능이 없었지만 어렸을 때 그림을 그려 교내 입상을 한 경우도 몇 번 있었기 때문에 하얀 종이를 보면 뭔가를 그리고 싶은 충동은 살면서 자주 있었던 기억이 있다. 인생에 답이 있겠는가? 그러나 찾고 또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생각에 참 동감한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저자의 글이 내 삶을 잠시나마 돌아보면서 공감하면서 읽었다.
삶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여행이라는 여정을 통해 그리고 쓴 에세이기에 읽는 내내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고 책이 에세이여서 그런지 부담이 없는 내용 전개 방식, 쉬운 문체, 그리고 흑빛 펜 드로잉까지 볼 수 있어 현장감까지 있는 멋진 책이다. 일요일에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침대에 누워 뒹굴뒹굴하면서 읽기에 정말 좋은 책이다. 멋진책이어서 독자들에게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