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나의 운명을 원망하지 않으리라

결코 나의 운명을 원망하지 않으리라 - 쇼펜하우어의 인생에 대한 조언(1851) ㅣ 라이즈 포 라이프 2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6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이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뭔가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되며 내가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서도 좋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다보면 그 책의 저자인 쇼펜하우어도 좋아하게 된다. 그의 사상이 나의 현실에서 나를 행복하게 해주니 얼마나 고맙고 좋은 사람인가? 나는 운명론자가 아니었다가 살아온 날들의 경험과 내가 쌓았던 지식, 연륜, 경륜 등등 모든 것을 다 고려해 봤을 때 확실히 ‘운명’이라는 것이 정해진 것처럼 보이고 아울러 역으로 ‘운명’이라는 것이 또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공감하게 되었다. 즉, 운명을 운명으로 받아들여 순응한다면 그 운명은 자신의 것이 된다. 그러나 운명을 순응하면서도 그 와중에 변화를 시도한다면 분명 운명 또한 바뀔 수 있음도 알게 되었다. 그러한 운명에 대해 염세주의철학자인 쇼펜하우어는 ‘운명을 원망하지 않는다.’ 했다. 그의 그러한 태도가 내 생각과 일치하면서 큰 공감을 주었다.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 비관론자’라고들 평가한다. 그러나 그는 인생의 허무를 내세우기 보다는 허무해지기 쉬운 인생의 참 의미를 전하고자 끊임없이 탐구하는 철학자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이며 나 또한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내린 결론이다.

이 책은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챕터는 일반적인 처세, 자신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세상과 운명에대한 처세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 쇼펜하우어가 직접 생각한 내용 그대로 해석되어 출판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쇼펜하우어의 많은 작품은 번역자의 생각이 많이 가미가 되어 해석한 내용을 책으로 만들어 낸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이 책은 번역자의 생각보다는 쇼펜하우어의 생각을 그대로 써놓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만큼 쇼펜하우어의 생각에 대한 판단을 독자에게 맡기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의 불행에 직면했을 때 언제나 반드시 기분이 나쁘지 않은 무언가를 발견한다.’(152페이지) 나는 이 구절을 보면서 쇼펜하우어의 솔직한 심정, 그리고 인간 심성의 단면을 보는 듯 하여 씁쓸하기도 하고 또한 깊은 통찰에 공감하는 마음을 갖기도 한다. 이렇듯 쇼펜하우어의 사상은 바로 우리에게 이러한 것을 들려주고 보여줌으로써 우리를 상대적으로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