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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인문학 - 인간의식의 진화에서 꿈의 역할은 무엇인가
싯다르타 히베이루 지음, 조은아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3월
평점 :
우주의 역사 138억년, 지구의 역사 46억년, 인류의 역사 700만년, 최초의 인류로 보는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320만년 전에 지구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은 지구상에 살면서 여러 형태의 삶을 살아왔고 그 삶 속에서 ‘꿈’이라는 것을 꾸며 살아오고 있다. 그 ‘꿈’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었고 많은 책들이 있었고 또 그 꿈을 해몽하기 위한 노력도 많았다. 그 중 뇌과학의 일부로 연구가 되었고 또 프로이트 등 학자들에 의한 여러 학설 등도 있었지만 역시 꿈속의 내용을 제대로 해석한다는 것에는 확실한 논거보다는 여러 시험 등을 통해 추정할 뿐이다. 나 또한 무수한 밤 동안 여러 가지 ‘꿈’을 꿔왔다. 그 꿈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수많은 상상과 고민, 그리고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평상시 궁금했던 점 중 일부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은 19장까지 있고 각 장은 우리가 궁금해 할 질문들로 이루어졌다. 주요 내용을 보면, 꿈을 꾸는 원인, 조상들에 대한 꿈, 과거의 신으로부터 현대의 정신분석학까지 학술적인 분야, 해몽, 최초의 이미지와 꿈의 진화, 수면과 기역, 유전자와 밈, 창조를 위한 수면, 꿈 속에 나타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욕망, 감정, 악몽 등, 예언, 죽은자에 대한 그리움, 꿈에 대한 미래, 꿈과 운명 등 주요 키워드다. 해몽에 대한 내용은 단순히 우리가 말하는 미신적인 해몽보다는 미국 심리학자 캘빈 S.홀 등의 학자들에 의한 연구내용이 소개되고 있고 수많은 사례 연구를 통해 프로이트의 주간잔재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되었다는 내용까지 기술되어 있다.(115페이지) 꿈의 내용과 반대되는 결과도 있고 또 꿈의 내용이 실제 현실에서 나타나는 경향도 있다. 여러 가지 사례들을 책에서는 들고 있는데 ‘연속된 세 가지 꿈은 꿈의 내용과 깨어있는 현실 사이의 유사성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예이다.’(136페이지)라는 내용은 개인적인 생각과 유사하여 매우 흥미로웠다. 신라 김유신의 여동생의 꿈과 꿈을 판 이야기, 그리고 김춘추와의 결혼, 삼국통일에 대한 꿈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그렇듯 서양에서도 이러한 연속된 꿈이 현실에 가깝다는 내용은 평소 관심갖던 내용이었기에 신뢰성을 갖는데 도움이 되었다. ‘자거나 깨어있는 중에 나타난 표상은 예지몽으로 이어졌고, 이 표상들은 자의적이거나 비자의적인 모든 기억에서 비롯되었다.’(434페이지)라는 내용을 보면 꿈이 오래전부터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나타낸다. 오랜 인류의 역사 속에서 꿈이 의미를 갖게 되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지난 후 지금 꿈들은 구석기 시대나 신석기 시대의 미신적인 요소보다는 과학적인 분야에서의 연구 결과로 이루어진 요소들로 변화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가자 사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책의 내용이 서서히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은 단순한 서사가 아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꿈과 관련된 미신부터 뇌과학, 심리학까지 두루 다루어지는 학술적인 느낌까지 드는 책이다. 단순히 쉽게 이야기식이 아니다 보니 독자에 따라서는 지루할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씩 주제를 놓고 읽다 보면 분명 자신이 궁금해 하던 내용과는 사뭇 다른 내용들도 발견할 것이고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정신적인 분야는 과학적으로 증명되기보다는 추론에 가깝다는 자신의 결론을 얻기도 할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내 생각이 있었고 수많은 영성책들을 읽었기에 그것들과 비교하면서 읽으니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내 생각이 고착되어 있다 보니 내 생각과 배척되는 내용들은 비판적으로 보게 되었던 경우도 있었고 또 유사할 경우는 무릎을 탁치는 공감을 갖기도 했다. 작은 글씨에 수많은 내용들이 들어있어서 읽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지만 읽고 난 다음에 생각을 해 보니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