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를 사용한 조작의 역사 -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숫자들
앙투안 울루-가르시아.티에리 모제네 지음, 정수민 옮김 / 북스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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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라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시 여겨졌음은 분명해 보인다. 동양의 경서 주역을 보아도 숫자의 개념은 명확하여 수를 무척 중시하며 의미를 부여하였다. 물론,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서양 역사에서도 숫자는 분명 중요하게 생각되어졌음은 알 수 있다. 요즘에도 숫자는 무척 중요하다. 꼭 학교에서의 산수, 수학 뿐만아니라 선거에서도, 여론조사에서도, 통계학에서도 숫자는 무척 중요하다. 그런데 그러한 숫자는 사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조작이 가능하였고 그 조작으로 인해 역사는 늘 변화되고 변질되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숫자를 사용한 조작의 역사의 기원에서부터 다루고 있다.

 

저자 앙투안 울루-가르시아는 프랑스 정치 이론에 사용되는 수학에 관한 연구를 하였고 대학에서 강의하며 수학과 정치이론 그리고 시에 관하여 많은 책을 집필했다. 공동 저자인 티에리 모제네는 작가로서 다수의 소설과 에세이를 집필하였다.

 

10개 단락()으로 이루어졌다. 1장에서는 위험한 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 주요 인물이 바로 우리가 아는 피타고라스 정리의 그 피타고라스이다. 고대 철학자들은 분명 수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정치 유세가들이었다. 철학을 하면서도 정치에 깊숙이 접근하여 권력까지 쟁취한 자들이다. 피타고라스도 마찬가지이다. 속임수를 통하여 여론을 조성하고 본인이 크게 언급하지는 않지만 피타고라스 정리에 대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2장에서는 마키아벨리의 계산이라는 제목하에 마키아벨리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는 본성을 거스를 수 없다.’라는 격언을 쓴 사람의 본성은 확실히 그를 권력으로 이끌고 갔다.(31P) 마키아벨리는 확률에 기초하여 관리하는 능력을 권력에 부과하기 위해 용기, 과시라는 개념을 권력에서 분리시켰다. 위급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에게 수학적 모델을 따라 결정을 맡기며 자리를 넘겨주고 사라진 인물이었다. 이외에도 보니와 클라이드, 분노의 크루아상, 협력을 위한 조작, 이상한 나라의 장난, 위험한 조작인가? 정치적 선택인가? 하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우리가 사는 사회, 권력과 연계된 상황에서의 숫자에 의한 조작들은 예나 지금이나 많이 이루어져왔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3장은 국가가 요구하는 숫자이다. 뭐든지 계량하고 셀 수 있고 측량할 수 있다는 논리는 정말 비현실적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장에서 소개되는 것을 보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역사 속에서 그렇게 조작되었기 때문이다. 사랑도 계산 가능할까? 4, 5장에서 소개되는 내용은 여자아이와 남자 아이가 거의 비슷하게 태어나는데 결코 두배 이상 되었던 적이 없다는 신의 질서는 역사상 최초의 인구통계학 개론이 되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일반적으로 평균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평균은 격차를 설명하지 못하고 현실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이해하기 위해 이 단점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통계나 평균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들이 소개되고 있다. 7장에서는 통치에 있어서 지표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뉴스에도 많이 나오는 지표들이 있다. 그런데 그 지표들이 조작이 될 수도 있고 또한 그 지표가 반영되는 결과는 또한 사뭇 다르다. 물론 합리성도 상실하고 불확실하며 불일치하고 괴상하다. 이 모든 것들이 숫자를 추가하여도 발생할 수 있는 것들이다. 구미에 맞게 왜곡되고 조작이 되는 것이다. 8장에서는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민의 희생을 감안하여 한 조치로 결정권자에게 제시되는 예측의 숫자는 숫자에 의해 논리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9장 너 자신을 알라. 우연이라는 것도, 사실이라는 것도 없다. 그러면 과학은 있는가? 과학을 바탕으로 한 보고서만 있을 뿐이다.(235P) 로베르트 무질의 몽상가들에서 나온 글이다. 정확해야 할 수학자들이 환상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이라니. 사실 수학이나 과학이 증명되던가? 무수한 많은 숫자들 사이에 인간 상호간 약속처럼 정해진 숫자일 뿐이다. 10장에서는 16세기 스페인이 남미에 퍼트린 천연두로 인해 수백만명의 원주민이 사망했고 소수의 정복자가 다수의 원주민을 상대한 숫자 이야기들과 의료 수학, 바이러스 예측하기, 코로나 등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알지 못했던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내용들이 흥미롭다.

 

숫자는 필요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 그 조작에 속고 착각하기 쉽다. 역사 속에서 숫자는 늘 그렇게 이용되어 왔다. 책 속 문구들 중에서는 깊이 음미해야 할 것들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제시되는 역사 속, 최근까지의 이야기들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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