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우리를 스쳐간 책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그 당시의 감성을 적셔준 책들을 ‘읽었다는 것조차’ 기억 속에서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기록해 둔 책은 어떨까요? 책을 읽다 보면 너무 좋아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딘가 글을 남겨놓고 싶은 그런 책이 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서부터는 책을 읽다가 좋았던 문장을 몇 개만이라도 기록해 두었습니다.
한창 사랑에 관심 많던 20대 후반에는 김혜남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라는 책을 읽고 몇 줄 적어 놓았습니다. 몇 년이 지나고 다시 볼 때마다 그때의 기분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이렇게 기록을 해 두면 몇 년 전일지라도 그 당시의 기억과 감정들이 줄줄이 딸려옵니다.
기록은 실제로 덮어 놓고 한동안 다시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언젠가 내가 읽고 싶을 때 다시 꺼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학창 시절 어느 때보다 가장 많은 책을 접하는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을 읽은 후 기록해 두면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보다 훨씬 유익합니다.
깊이 있는 책 읽기를 도와주는 독서 노트를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독서 노트를 쓰려면 질문해야 하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기록하고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므로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천천히 곱씹을 수밖에 없습니다.
곱씹은 내용이 많을수록 독서 노트를 쓴 페이지 수가 늘어나므로 양적인 뿌듯함도 같이 느낄 수 있습니다.
독서 노트를 통해서 지은이나 시대적 배경을 조사해서 써넣을 수도 있고 모르는 어휘나 문장을 기록해서 조사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는 ‘슬로리딩’과 현재 하고 있는 ‘한 학기 한 권 읽기’와도 아주 잘 접목되는 부분입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쓴 독서 노트는 그때 그 시절의 ‘어린 나’와 대면하게 합니다.
제 친구는 글쓰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옛날에 내가 쓴 글을 읽다 보면 그 글을 썼던 그 시점의 젊은 나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아."
독서 노트에는 책 내용만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 당시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과 감정들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읽은 책을 다시 읽어도 읽는 시기에 따라 느끼는 감정은 천차만별입니다.
사람은 현재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같은 글을 보고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독서 노트를 꾸준히 기록하고 누적하다 보면 과거의 독서 노트를 보고 현재의 나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또 독서 노트에 쓰인 옛날의 다짐들을 읽고 새로운 실천 의지가 불붙을 수도 있습니다.
노트에 쓰인 자신의 상처와 고민을 다시 꺼내 보고 새롭게 치유하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책 읽기가 ‘저자와의 대화’라고 한다면 독서 노트는 ‘자기와의 대화’입니다. 이처럼 독서 노트는 자기 성찰의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자기 성장과 발전의 동력이 됩니다
반대로 할 말, 쓸 말이 없다는 것은 그 주제에 대해 관심이 없을 뿐더러 내가 모르기 때문입니다. 즉 말할 재료, 말할 거리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아이들에게 충분한 콘텐츠가 쌓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할 말이 없는 상태에서 글을 쓰라는 것은 아이들은 물론 누구에게나 고통입니다.
글쓰기를 하면 글을 쓰고 싶은 재료가 점점 늘어납니다.
한 번 읽고 흘려버리고 잊어버리는 것과 달리 적금 통장에 꼬박꼬박 돈이 모이듯이 내가 모아둔 글쓰기 재료도 차곡차곡 쌓여 나의 자산이 됩니다.
독서는 생각의 촉매제다. 그런데 생각만 하면 정리가 되는 듯하면서도 한계가 있다.
이때 정리란 단순히 방을 깨끗이 하는 의미의 정리가 아니다. 폭발하는 융합을 의미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이 깊이 이루어져 그 속에서 지식과 지식 간의 결합이 매우 복잡하게 이루어지고 그로써 완전히 새로운 생산물이 탄생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지식의 결합을 통해 전혀 새로운 이종물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 이 속에서 혁신과 창조가 나타난다. 그럼으로써 거대한 것이 만들어진다. 이른바 기술혁신, 예술 탄생 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표현이 거창하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글쓰기 활동이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독서 노트를 쓰다 보면 전에 읽은 책과 지금 읽는 책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연결을 통해 새로운 생각이 일어납니다.
창의력은, 바로 우리가 모르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아는 것을 풍부하게 재배열하는 데서 나온다고 합니다.
스티브 잡스도 "창조라는 것은 그냥 여러 가지 요소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창조적인 사람에게 어떻게 그렇게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대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실제로 무엇을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뭔가를 본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창의적인 사람은 그들이 경험한 것들을 연결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즉, 새로운 것은 내가 기존에 아는 것을 토대로 나옵니다.
독서 노트 쓰기가 창의력에 도움이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알게 된 내용, 느낀 바를 꾸준히 정리하다 보면 창의력을 꽃피울 수 있습니다.
독서 노트를 다시 곱씹어 보다 보면 그 사이에서 재미있고 새로운 생각이 나옵니다.
독서 노트는 일상적인 기록 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독서 노트 쓰기가 창의력에 도움이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알게 된 내용, 느낀 바를 꾸준히 정리하다 보면 창의력을 꽃피울 수 있습니다.
독서 노트를 다시 곱씹어 보다 보면 그 사이에서 재미있고 새로운 생각이 나옵니다.
독서 노트는 일상적인 기록 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김지원의 『입시에 통하는 인문고전 읽기』를 보면 서울대학교가 독서 교육을 강조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독서는 모든 공부의 기초가 되며, 대학 생활의 기본소양이다. 교과와 관련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철학, 공학 분야 도서를 찾아보고 이전에 다뤘던 교과 내용도 참고해 보며 스스로 사고의 폭을 넓혀 보는 연습으로 충실하게 지식을 쌓는 것이 좋다.
어떤 분야의 책이든지 읽고 또 읽어가는 사이에 생각하는 힘, 글쓰기 능력, 전문지식, 의사소통 능력, 교양이 쌓여갈 것이다.
타의에 의한 수박 겉핥기식 독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많은 책 가운데 그 책이 나에게 왜 의미가 있었는지, 읽고 나서 나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생각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