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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투성이 제아 ㅣ 이마주 창작동화
황선미 지음, 최정인 그림,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도움글 / 이마주 / 2017년 6월
평점 :
정말이지 오랜만에 동화책을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성인이 책 중에서 동화책을 접한다는 건 흔한 일은 아니고, 이렇게 나의 어릴적은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 같은 일기같은 책을 만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일투성이 제아는 동생이 셋이나 있어서 늘 집에서는 믿음직한 장녀 노릇, 언니, 누나의 역할을 해내야 하는 육아일투성이이기도 했지만, 자신에게 다가오는 친구와의 어긋난 관계 속에서 인간관계에 대해서 새롭게 배우는 일도 해야했다. 나는 나보다 어린 동생이 두 명이 있었고, 맞벌이하시는 부모님을 대신해서 늘 집안 청소를 도맡아야했다. 제아처럼 친구들과의 모임에 가지 못할 정도로 집안일을 도맡아한 느낌은 없지만, 그 시절에는 미처 몰랐던 그런 소소하고 속상했던 감정들이 신기하게도 이 책을 읽는동안 되살아났다. 친구들과 관계 하는게 정말이지 쉽지 않았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들을 알고 있다. 그것을 겪었기에 지금의 내 성격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있을 것이고,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지금의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지금 이제야 나는 인간관계를 새로이 배우고 있다. 그것은 이 책을 읽어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내용적으로도 흥미로웠던 이 책은 제아 나이의 아이가 생각할만한 문법으로 그 소녀의 언어를 전달하고 있어서 그 형식조차 재미있었다. 마치 제아를 실제로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이 많았고, 그저 제아가 바른 생각만 하는 억지스러운 아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아는 결국 새롭게 사귄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무언가를 배울 것이다. 원래 친했던 무리를 떠나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는 것이 뭔가 죄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그 시절의 조마조마함이 아직도 생각난다. 여전히 인간관계는 어렵지만, 새로운 관계에서만큼은 두려움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나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