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아빠와 여행을 떠났냐고 묻는다면
안드라 왓킨스 지음, 신승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무엇부터 설명을 하면 좋을까? 책을 읽고 며칠이 지났지만 책의 여운이 아직은 남아있는 느낌이 든다. 읽으면서 느꼈던 일종의 세포의 작은 움직임들이 아직은 체내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는 느낌이다. 작가가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적은 아버지에 대한 묘사 때문일까? 마치 그가 눈 앞에 서서 함께 그 출렁거리는 뱃살을 만지고 있는 걸 보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이 책은 작가가 모든 일에 회의가 밀려올 즈음에 생긴 새로운 계획을 적고 있다. 상상도 되지 않고 어디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미시시피주 나체즈부터 테네시주 내슈빌까지 걷는 것이었다. 34일이란 계획을 세웠고, 여기까지는 별 것 아닌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곁에는 80세의 아버지가 함께이다. 이것이 이 책이 가져다주는 특별함이고 작가도 이러한 부분을 분명히 노렸으리라는 생각은 든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 책의 시작은 불쾌하다. 적나라하게 아버지의 습관과 생활들을 설명하고 있어서 80세의 노인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나같은 사람에게는 조금은 읽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한달이 넘는 시간동안 벌어지는 일련의 대화와 사건들을 그대로 듣고 있는 다는 건 때로는 짜증을 유발했고, 때로는 미치도록 슬프기도 했다. 아버지는 그저 평범한 한 남자였다. 어릴 적 우연히 보았던 노인이 지금의 자신이 모습이고 그것이 자신 또한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다는 점, 점점 몸이 쇠약해가고 있음에 남겨질 가족들에게 잘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회환이 많다는 것, 하지만 누구보다도 아내와 딸을 사랑하는 평범한 가장이자 아버지라는 점..이런 평범한 감정들이 그의 글을 통해서 전달이 되고 있다. 자칫 딸의 입장에서만 여행을 바라보게 되면 느꼈을 단편적인 감정들을 그의 시선에서도 바라볼 수 있어서 입체적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여행은 어떤 의미를 꼭 부여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의미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렇게 특별한 여행이라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게 해주리라는 생각도 들긴 한다. 충분히 계획적이었고, 모든 상황들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떠났던 여정이기에,,그리고 작가가 극한 상황에 자신을 밀어넣고 타인의 시선에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들고 싶었던 간절한 목표가 있었기에 더더욱 많은 것들을 기록했고 느끼려고 애썼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의 차이를 서로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둘만의 여행은 그래서 다른 여행보다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곁에 늘 함께 있는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본 경험이 언제인지 기억나는가?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은 건 이런 극한 상황을 꼭 만들지 않더라도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바로 떠나보라고 이야기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통해서 미처 이야기하지 못했던 가족애를 느껴보았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