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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성적으로 살기로 했다
서이랑 지음 / 푸른영토 / 2020년 1월
평점 :
작가는 자신이 겪고 들었던, 나누었던 그런 시간들을 고스란히 풀어놓는다. 언어는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타인이 건넨 무심한 말 한 마디에도 며칠씩 앓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내가 상대방에게 어떻게 비칠지 늘 고민하던 때가 있었고, 지금도 어떤 부분은 그러하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있어서인지 지금은 타인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조차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런 성격이라 힘이 들어 울고 싶을 때, 위로 받고 싶을 때가 있어도 쉽사리 그런 시간들을 낼 수가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그래도 좋아'라고 이야기해주는 책을 만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나는 왜 나같은 친구가 없을까 늘 고민했는데 그 고민을 여기서 만나게 되었을 때는 정말이지 기뻤다.
나에게 있는 다양한 권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타인에게 조금은 더 다가가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어쨌든 지금 삶의 한 시절을 같이 보내고 있는 동지기에,,,서로의 따스한 말 한마디로 어루만져주면서 앞으로 함께 나가야 할 동지이기에... 자신의 성향이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해서 자신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자신을 위한 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체적으로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이 책을 집어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 또한 자신이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언급하고 있고 이런 성향이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사회에서 살아오면서 성향 자체에 대한 불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이런 성향을 더욱더 제대로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수적일 것이고,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 또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작가는 작가의 내성적임을 지극히 사랑하고 있고, 내성적이기 때문에 사랑받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오래남을 에세이를 읽었다. 이 책을 읽고 혼자 열심히 책과 나눴던 공감들을 나는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