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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프로젝트 - 눈부신 ‘나’를 발견하는 특별한 순간
정여울 지음 / CRETA(크레타) / 2024년 11월
평점 :
멘토로 삼고 싶은 작가가 있다면 나는 늘 정여울 작가님을 1순위로 꼽는다.
책을 많이 펴내셨고, 작가님의 모든 책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책이 가장 많은 작가님이다.
내 책장의 작은 한 칸은 모두 정여울 작가님의 책으로 가득하다.
나만이 고민하고 있을 것만 같은 바로 그 고민을 문장으로 드러내며,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장들을 내놓는다.
모른 체 하고 싶어 꾸깃꾸깃 접어 구석에 쳐박아 둔 내 상처를 고이고이 펴 '대면'하게 하고야 만다.
작가로 살아온 20년간 가장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하게 섭외 요청이 들어온 강좌가 바로 ‘정여울의 데미안 읽기’ 였다고 한다.
이 책은 '데미안'을 함께 읽어가며 펼치는 작가님의 프로젝트 강의 같다.
매주 한 번씩 참가하는 느낌으로 야금야금 읽어나가고 싶은 책, '데미안 프로젝트'이다.
아직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 나의 숨은 잠재력을 발견하는 작업을 조금씩 해나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아름다운 나라는 세계로의 발걸음, 그것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고 있다.
생각해 보면 나에게도 데미안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내 곁에 있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항상 혼자였구나'라고 느꼈을 때 먼저 곁에 다가와 주었던 내 친구 K.
어제 오랜만에 그녀를 만나고 돌아오던 길, 나는 말로나 글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에게는 아무리 숨기려 해도 고민이 들어나고야 말고, 결국 그 고민은 그녀의 해석을 통해 해결된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데미안' 을 통해 내면의 빛과 그림자를 탐구하며 깨달은 것과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 그리고 지금껏 제대로 발견하지 못한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방법을 담고 있다.
나 자신과의 진정한 만남은 결코 내일로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그것이 부끄럽고, 부족하고, 끔찍하고, 위험할지라도, 이 세상 그 어떤 명함이나 직책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나 자신의 투명한 영혼과 만나는 일은 이 생애에서 그 어떤 일보다 우선시되어야 마땅하다.
오직 나 자신만 알아볼 수 있는 내 안의 진짜 데미안을 만나는 일은 이 세상 어떤 만남보다 설레고, 눈부시고, 놓칠 수 없는 경험이다.
타인에게 보이는 모습에 집착하기보다 내 안의 깊은 상처와의 ‘대면’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핳다.
싱클레어의 방황은 데미안의 메시지를 받으면서 방향을 찾게 되고, 데미안의 죽음과 함께 내면의 자아를 발견함으로써 끝이 난다.
인간은 편안함을 추구하는 존재다.
대부분의 사람은 삶에서 친숙함을 갈망한다.
분위기나 상황에 익숙할수록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상 가능한 환경을 선호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훈련한다.
안전지대, 그것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가상의 장소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벗어나지 않은 이상 진짜 나를 만나볼 기회는 저멀리 날아가버리고 만다.
일상적이고 위험이 적은 안전지대 안에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차분해지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할 때는 그곳에 머무를 필요도 있다.
그러나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벗어날 줄도 알아야 한다.
인생에서 이루고자 하는 모든 것은 안전지대 밖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새'처럼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그래야 진짜 우리 자신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싱클레어가 그린 알에서 깨어나 날개를 펼치는 새 그림을 보고 데미안은 그 새가 아프락사스임을 알려준다.
작가는 아프락사스는 완전무결한 신이 아닌 선과 악의 세계가 합일된 세계이며, 이를 통해 삶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볼 수 있고 더 지혜로우며 깨달음과 마주할 수 있다고 전한다.
나를 나이지 못하게 하는 것들과의 결별,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나와 만나는 게 가능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