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상처받는 당신의 마음에 대하여 - 고통과 상처에 대한 심리학적 처방
롤프 젤린 지음, 김현정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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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나는 자칭타칭 쉽게 상처를 받는 사람 중 하나였다.


지금도 그런 부류와 그렇지 않은 부류 두 가지로만 사람들을 구분 짓는다면 그런 부류로 분류되겠지만, 내가 그 부류의 첫번째는 아니라 두 번째나 세번째는 되었다고 생각된다.


관계에 많이 아파본 사람만 아는 것들이 있다.


나는 관계에서의 힘듦을 익히 잘 알기에, 이제는 그것을 조금은 먼 발치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쉽게 나의 감정을 좀 먹는 그 공간에서 빠져나올 줄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조금 외롭기는 하지만, 예전에 전혀 비할바가 아닌 정서적으로 안정적이고 윤택한 삶을 만끽 중이다.


내가 내가 맺고 있는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된 것은 내가 태어나 가장 잘한 백만가지 일 중 하나이다.


이 책도 이런 시각을 갖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상처를 받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나쁜 관계를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담아내고 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많지만, 나쁜 사람도 많다.


여기서 말하는 나쁜 사람이란 나에게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무례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다.


나는 이제 조금은 그런 사람들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구분할 수 있고,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 많이 애쓰고 있다.



감정은 사고를 대신할 수 없다.


감정과 정서는 자주 혼동되는 개념인데, 감정은 마음 속에서 인지하는 느낌과 기분이고, 정서는 외부에 드러내고 표현하는 감정이다.


아동기에는 자연스럽게 감정이 정서로 바뀐다. 


어른이 되면 표현해야 할 것과 마음 속에 간직해야 할 것을 구분하는 법을 배운다. 


대다수는 정신적인 고통을 야기하는 감정을 대처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감정 능력은 발달되면 안 되는 요소로 인식되어 지금도 유아 수준에 머물러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자신의 정신적 고통과 대면하게 한다. 


이것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신중함, 냉철함, 자기 책임이 필요하다.



“자신의 상처를 돌보지 않으면 스스로가 가해자가 된다.” 는 문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 문장을 몇 년간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상처를 받은 후에 '~했어야 했다'와 같은 가정법의 표현은 나를 압박하여 이중으로 상처를 입혔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 평온해진 시점이 되면 반격을 해내지 못한 내 자신이 억울하게 느껴졌다.


상처에 대한 다양하고 부정적인 반응들은 보다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처를 외면하고 묵과하려는 오랜 습관이 스스로를 더 상처 입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돌보지 않은 상처는 점차 고약해지고 흉터가 되어 우리의 정신세계를 지배한다. 


마음의 상처와 고통은 무시하거나 외면한다고 해서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받아들이고 느낀 상처와 고통, 다시 말해 우리가 감지한 상처와 고통만이 소멸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가 '반드시 반응하라'고 조언하고 있는 부분에서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대처할 수 있는 문장을 나는 킵해두었다. 


아주아주 깊은 곳이지만, 금새 꺼내볼 수 있는 그 곳으로.


이 책이 나의 깊은 고민들을 세상에 꺼내놓아 바라보게 해주는 느낌이 든다.



현재의 나는 누군가를 용서하는 고차원적인 행동은 못하겠지만, 상처에 매몰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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