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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대한민국이 직면한 도전과 리더의 역할에 관하여
철학문화연구소 엮음 / 생각의닻 / 2022년 3월
평점 :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고나서 나타는 저간의 미국과는 다른 자국중심의 미국, 노골적인 요구가 그저 한 순간 지나가는 미국 보수의 무리한 요구로 생각했지만 불행하게도 바이든의 등장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는 이전에 겪지못한 고통 속에서 나의 눈에 아주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철저한 자국중심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현상이다. 단순히,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보급만 보더라도 저간에 세계화를 주장하고 밀어붙이던 미국과 서방세계의 모습에서 처절한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았다. 냉엄한 현실이었다. 돈 없으면 맞을 백신도 없다. 그냥 운좋게 살아남던가 그냥 죽던가의 선택지만 있었다. 이어지는 국내의 상황은 개인적으로는 공정의 이슈가 아주 강하게 작용한다. 빈부의 차도 공정의 문제요, 좋은 대학을 가는 문제도 공정의 문제요, 돈과 권력이 공정인 그런 디스토피아 적인 세상을 살고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수마발이 공정을 이야기한다.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철학문화연구소 엮음)"이야말로 이런 시대적 흐름과 요구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바르게 응할 것인가에 대한 여러 전문가, 철학자들의 대담과 글을 모아 집대성한 글들인데 어렵지 않지만 무겁고, 현상의 진단은 이해기 쉽지만 그 해결책은 쉽지가 않다는 생각 그리고 이제서야 아하! 그런 것이구나!하며 내가 답답해 하던 사회적인 병리현상에 대한 명쾌한 진단, 생각할 거리 등을 제공하고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모습과 내일을 위해 우리가 어떤 사색을 하고 공유하고 협력을 해야 할 것인지를 안내하여 주는 글들로 꽉차있다. 일부는 뭐 뻔한 이야기를 너무 무겁게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주섬주섬 주마간산식으로 읽은 나에게도 뭔가 정리를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전지구적인 도전과 우리의 선택"이라는 주제이고, 2부는 "삶과 직렬된 현안과 쟁점"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1부는 신자유주의에 시달리다가 이제 좀 잠잠해지려나 했더니 신보호 민주주의, 탈세계화를 가속화시킨 펜데믹, 글로벌 밸류체인의 붕괴, 신보호주의, 4차산업혁명, 그리고 미중 패권전쟁, 포퓰리즘, 리더십 등등 적어도 지난 3년간의 이러한 주제중에서 단 하나도, 단 하루도 그냥 지나간 적이 없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그렇게도 지독히 세계화를 주장하던 미국과 서방이 이제는 자국내에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겠다며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고 있다. 펜데믹으로 공급막이 무너진 것에 더해 글로벌 벨류체인의 재편은 우리를 더욱 혼돈 속으로 몰아 넣는다. 이러한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현실을 진단하고 모든 시민을 위한 기본경제라든가,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어떻게 갈 것인가라든가, 향후 국제정치와 희망, 앞으로 100년 등 우리가 추구해야할 다양한 시대정신을 망라한다. 공정과 통합의 스마트한 리더십 부분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지도자의 덕목을 열거한다. 혼과 애, 지와 덕, 공과 합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꿈을 열어주는 "역사적인 상상력이 있는 대통령"이 올바른 미래를 열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제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협치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감한다.
2부를 뒤척이다가 눈에 확 들어온 단어는 "지랄"이다. 욕이어서 그렇고 그 의미를 전달하는데 이만큼 통쾌한 단어도 없다는 생각에서 그렇다. 2부를 읽다보니 강하게 와닿는 주제가 자로 공정이다. 이 공정과 같이 따라 다니는 이데올로기가 "능력주의"다. 그 맥을 멀리 중국 그리고 고려, 조선에 이르는 과거시험 그리고 가깝게는 인국공 사태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공정이란 어떤 것이고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뼈때리는 아픔이 있다. 소설가 박민규가 말하는 "수백년동안의 지랄"이라고 이름을 붙인 공부와 학벌에 대한 집착은 "능력의 전횡"을 합리화 했다는 것이다. 내돈내산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부모의 돈도 능력이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능력없으면 니네 부모 원망해...돈도 실력이야"했던 것처럼, 우리의 공분을 산 것이 바로 이런 삐뚤어진 생각이 나오는 근원이 바로 그 "지랄"이었다.
2부는 앞서 정리했듯 "삶과 직렬된 현안과 쟁점"이라는 제목으로 정리된 글들인데 1부가 거시적이라면 2부는 미시적인 우리의 삶과 지접적인 관련이 있는 인구문제, 기본소득 등의 주제와 정의를 다루고 있지만 "민주주의의 위기"야 말로 우리 생활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민주주의의 위기는 양극화, 정치에대한 신뢰가 낮다는 점, 그리고 거리의 정치때문이라고 요약한다. 다른 것은 놔두고서라도 이제 우리나라의 정치는 양립하는 두 세력으로 분리되어 서로 갈라치기하고 대립하는 그런 정치보다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여러 집단이 협치를 하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