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약 - 미술치료전문가의 셀프치유프로그램
하애희 지음, 조은비 그림 / 디자인이곶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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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 전문가의 셀프 치유 프로그램 보는약 이라는 제목의 컬러링북을 접하게 되었다. '셀프 치유 프로그램' 이라는 단어가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왔다. 그동안 많은 컬러링북이 출판되었지만 대부분 집중력 강화 목적으로 치료보다는 학습용 또는 취미용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과연 무엇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일까? 그것도 셀프로

<보는약> 서두에 효능과 효과 항목에 기술되어 있다.

1. 추억의 즐거움과 몰입이 주는 긍정적 정서 재 경험

2. 면역체계(치유 호르몬)의 활성화, 뇌기능 유연성 증진

3. 집중력 유지와 강화

작용. 특성 항목을 보면

알약이나 주사약등은 외부로 부터 체내로 물리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반면, <보는약>은 분자 수준에서 마음이 물질에 작용해 뇌가 언제나 자체적으로 생성해 내는 약을 조제하는 일을 한다고 한다. 더불어 내 자신을 처방하며 내안으로 부터 시간이 축적된 에너지를 끌어올려 스스로를 도울 수 있도록 작용한다고 기술하였고, 내 안의 기억을 잘 살필수록, 또한 몰입이 깊어질수록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하였다.

기억과 몰입

프롤로그에 뇌과학, 뇌에 저장된 정보, 뇌과학 연구소 라든가 이런 어려운 얘기가 쓰여 있다. 물론 치료의 측면에서 접근하기 위해 그런 말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말은 한켠으로 접어두고 우선 목차를 보면 자연스럽게 기억과 추억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제1부 가족

제2부 놀이

제3부 그리운이야기

단어만으로도 따뜻함이 스며있다. 그림 자체도 옛일을 추억하기에 좋다. 여백의 미가 있어 그림을 넘기다 보면 음악이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기억속의 어떤날로 나를 인도한다. 이런것들이 내 머리속에, 내 마음속에 저장된 에너지라고 하면 맞을듯 하다.

제2부 놀이의 메뚜기 잡기

조용... 호흡을 참고, 한번에 낚아채듯이!!

 메뚜기 잡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릴법한 글과 그림이다. 가을에 메뚜기 잡기를 하느라 온 논과 들판을 돌아다니고, 풀잎에 꾀거나 병속에 담아서 자랑 스럽게 들고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볶으면 또 얼마나 맛있던지..

 

 

 

제3부 그리운 이야기의 손 똘리는 달고나 떼기

오리, 나무, 십자가, 열쇠... 최고 난이도는 역시 별!

학교앞에 늘 자리 잡고 계시던 달고나 아저씨.

설탕과 소다를 적정량 섞어 동그랗게 만들뒤, 각종 모양을 찍어주셨다. 잘 떨어지게 모양을 꾹 눌러달라고 얼마나 애원을 했던가. 떼기를 완성하면 달고나를 하나 더 받을 수 있기에, 떼기를 끝난 모양을 들고 아저씨에게 검사 받던 생각이 난다. 난 달고나 뗴기에 정말 소질이 없었다.

 

 

 

마지막 제4부에는 전문가 참고사항으로 미술치료, 치유 매커니즘 해석을 시도하다라는 글이 있다. 좀더 치료라는 것으로 접근하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듯하다.

그리고 출간 기념 이벤트를 2019년 3월 30일까지 한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꼭 책을 구입하여 참여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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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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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은 <베어타운>에 이은 소설 이며, 이야기의 중심은 '베어타운' 과 '헤드' 마을의 하키 시합이다. 다행스럽게도 책의 도입 부분에 <베어타운>의 줄거리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전작을 읽지 못했어도 이 책을 읽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우리와 당신들>에 빠지고 싶다면 <베어타운>을 먼저 읽는 것을 권한다. 이 책을 다 읽은 시점에 <베어타운>을 읽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베어타운'의 이야기 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헤드' 마을의 사람들은 '적'으로 존재한다. 하키 선수단 뿐만 아니라 '헤드' 마을과 관계된 거의 모든 것들이, 심지어 그들의 상징인 빨간색과 황소 마저도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적' 으로 취급하게 된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들이 '베어타운과 나머지 전부', '우리대 당신들'로 표현될 수 있는 흑과 백의 이분법적인 논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편이 아니면 모두 네편이고, 친구가 아니면 모두 적이다. 중간이 없고 회색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그들 사이에도 휴전이 있다는 것뿐......

어찌보면 <우리와 당신들>은 이 모든것들의 사랑 이야기 일지 모르겠다.

부모와 자식간의, 형제나 남매 간의, 친구들 간의, 연인 간의,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하키에 대한 ... 이런 많은 사랑이 어떻게 표출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어느것이 옳다 그르다의 정의도 없지만 어떤 사랑은 당연하게, 어떤 사랑은 불편하게 다가 온다.

<우리와 당신들>은 읽는 내내 긴장을 멈출 수 없다. 한 고비를 넘었다 생각되는 순간 또 다른 고비가 쉬지않고 파도가 들이치듯이 멈추지 않고 다가온다. 아니 몰아친다라는 표현이 어울리겠다. 각 등장인물들의 쫓아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지쳐 진이 빠질 정도이지만 책 읽기를 멈출 수가 없다.

책의 본문중에 '나중에 경찰 조사를 받을때 수천개의 변명을 늘어 놓을 것이다. 누구는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을 따름이라고 할테고, 또 다른 누구는 그냥 "장난" 이었다고 할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이 책에 많은 내용이 그렇다. 그런것들이 불편하게 다가 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에게는 그것도 표현의 한 방법이였을 것이다. 그렇게 까지 일이 커질지는 몰랐겠지만.

모든 이야기들이 해피엔딩이 아니다. 끝까지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하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커다란 아픔과 또 다른 시작을 던져 주었다.

눈물이 흐르면서도 이상하게 후련하다. 인위적인 해피엔딩이 아니기에 그랬을 것이고 또, 현재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각 인물들의 미래의 이야기도 들려주어 독자들의 상상을 한걸음 더 나아가게 만들어 놓아서 그런지 모르겠다.

<우리와 당신들> 을 통해서 프레드릭 배크만을 알았고 북유럽 소설의 재미와 흠미를 느겼다.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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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
최형아 지음 / 새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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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는 코피노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등에서 각종 추태를 벌이고 있는 '어글리 코리안'의 민낯을 얘기하고 있다는 소개글에 상당한 관심을 갖었고, 조금은 다큐적인 내용이 담겨 있으리라 예상했다.

사실 코피노에 대한 문제는 오래전부터 여러 매체를 통하여 인식되어 왔다. 이 책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사업이나 유학을 이유로 장기 체류를 하면서 현지 여성들과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을 갖거나 또는 실제 결혼 생활을 하다가, 남자 혼자 귀국한후 그들을 버리게 되면서 필리핀 사회에서도 그들이 차별의 대상이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라는 내용이며, 당시 가해자인 남자들의 연령층이 20대가 주류인것으로 알려져 성에 대한 인식의 문제까지도 다뤘던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보다 부족하다라는 이유만으로 농락당하고, 버림받아야 하는 그들의 삶. 하지만 그 당시 여러 매체를 통하여 문제시 되긴 했지만, 그 이후는 어쩌되었는지 해답을 제시하거나 결과에 대한 후속 내용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것 같다.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일 수 도 있다.)

 

 

<에일리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는 이런 사회 문제를 다뤘다고 해서 딱딱하거나 지루한 소설이 아니다. 얼마전 실제 있었던 한인 사업가의 실종 / 피살 사건을 더하여 이야기의 흥미를 끌어 올렸으며,가해자를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설정으로 권력형 비리부분도 다루고 있어 상당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또한 그리 많이 알고 있지 못했던 필리핀 내전과 사회문제등도 얘기하면서 독자들의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주어 몰입감이 상당하다.

코피노를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 문제는 차별과 우리의 잘못된 인식이라고 작가는 얘기하고 있는듯 하다. 우리는 국가의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우리가 저질렀던 그들에 대한 차별과 멸시에 대하여 지적하고 있고, 이제는 그런 문제들이 역으로 우리를 옥죄고 있음을 알리며, 우리의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 듯 하다.

사회문제와 재미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얘기 할 수 있는 <에일리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

현재 우리가 꼭 알아야할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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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계절 부서진 대지 3부작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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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계절은 <부서진 대지> 3부작의 첫번째 작품이다.

이 이야기는 '고요'라는 이름의 대륙에 '조산술'로 칭해지는 강력한 능력은 가진 '오로진'으로 분류되는 세명의 여자들의 모험 이야기 이다. '오로진' 열과 운동 에너지, 기타 지진 활동을 다루는 것과 관련된 에너지를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채 태어난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 못하는오로진에 의해 지진이 발생하기도 하기에, 대부분이 인간들은 이들을 ‘로가’라고 부르며 멸시하고, '오로진'으로 발각된 어린이를 살해하는 일도 주저하지 않는다.

살아남은 '오로진' 들은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 살던가 '수호자'들에 의해 제국의 수도 유메네스에 있는 '펄그럼'에서 훈련을 거치고 할당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들의 능력에 대한 평가는 지급되는 반지 갯수에 의해지며 열반지가 최고의 능력자이다.

 

다섯번째 계절이란 지진이나 대규모 환경 변화에 인해 겨울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하며, 이 시기에 '고요' 대륙의 유메네스에 재앙이 다가온다. 자신이 '오로진'이라는 것을 숨기고 사는 '에쑨'은 그녀의 남편에 의해 아들이 죽임을 당하고 딸이 납치를 당하자 그를 뒤쫒아 남쪽으로 떠난다. 어린 소녀 '다마야'는 '오로진'의 능력이 발현되자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수호자 '샤파'에 의해서 '펄크럼'으로 이동하여 자신의 능력을 제어하는 훈련을 받는다. '시에나이트'는 '펄크럼'의 유일한 열반지 능력자 '알라배스터'와 동행하여 알리아의 산호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다섯번째 계절>은 이 세 명의 오로진의 행적을 뒤쫒으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하지만 처음부터 쉽게 접근할 수 있는것은 아니다. 30페이지까지는 정말 어려웠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감이 안잡힐 정도였다. 하지만 뒷부분까지 읽어 나간후 앞부분을 다시 보면 이해가 쉽다. 어렵더라도 계속 읽어 나가는것이 오히려 한 부분을 계속 잡고 있는것도다 수월하다.

3부작 중에 첫편이라 그런지 아직까지는 이야기의 끝이 어디인지 감을 잡을 수 없고, 어떤 반전을 보여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거대한 판타지가 시작되었다. 모든 이야기의 끝을 알게 될때까지 우리는 '고요' 대륙속에 갇혀 세명의 오로진과 함께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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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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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우산>에는 <d> 와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의 중편 소설이 연작으로 묶여져 있다.

<d>에서의 'd' 는 이전 소설 <웃는 남자>의 '도도'이다. 'd'는 연인이자 친구인 'dd'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d' 는 세운상가에서 배송할 물건들을 지게로 져 나르는 힘든 노동으로 하루 하루를 견뎌 내며 살아 가고 있다. 그러던중 음향 기기 수리공으로 오랜 세월 동안 세운상가에서 터 잡고 있는 '여소녀' 에게 잘못 배송된 물건으로 인하여 둘이 가까워 지면서 'd'는 일상의 삶을 다시 살아 가게 된다.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는 화자인 '김소영' 이 어린 시절 육상대회에서 만났던 '서수경'을 1996년 8월 "제 6차 8.15 통일 대축전" 이 열릴 예정이었던 연세대학교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그날 이후 오랜 친구이자 연인 사이로 지내게 된다. 그 삶속에서 상식과 여성에 대한 차별과 성희롱 등에 대한 광범위한 얘기를 들려준다.

 

 

 

 

<d>와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는 다른 이야기 같지만 하나의 사건으로 귀결된다.

2014년 4월 16일에 일어났던,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며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그 사건이 가져온 '촛불 시위' 속으로 독자를 불러 들인다. <디디의 우산>을 읽으면서 어렵다 라는 생각을 갖었다. 평범한 삶을 들려주다, 철학을 얘기하는듯 하기도 하고,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흐름속에 문득문득 내가 어떤 이야기를 읽고 있는지 주제가 어느 시점에 어떻게 바뀌었는지 당황할때가 있다. 어떤 구절에서는 이 문장의 쓰임새가 해설에서 어떻게 풀이가 되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d>의 전작인 <웃는 남자>도 함께 실려 있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작가의 말"에서도 'd' 의 전신인 <웃는 남자>는 <dd의 우산>을 부셔 만든 단편이라고 했고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까지 연결된 작업이라고 했으니 좀더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앞서 얘기했듯이 나에게는 조금 어렵게 다가왔지만 분명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소설임에는 틀림없고 공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인간을 이야기 하는 <디디의 우산> 읽어봐야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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