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길 - 양세형 시집
양세형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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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어찌 웃기만 하고 살 수 있을까. 개그맨도 그렇다, 어찌 남을 웃기기만 하고 살 수 있을까. 거의 10여 년 전에 개그 프로그램에서 무대를 날아다니며 사람들을 웃기던 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나에게 양세형의 시집이란 혼란스러웠다. 그래, 사람이 어떻게 웃기만 하나. 웃다가도 울고, 울다가도 웃는 게 인생이지. ‘때로는 같이 울고 싶다’는 말처럼, 아마 개그맨인 그도 비슷한 마음으로 시를 써내려 가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 별의 길이라. 별처럼 빛나는 그가 어딘가 가고 싶은 곳일까, 아니면 별의 길이 어디인지 찾고 있는 걸까. 88편의 시에는 지치고, 괴롭고, 울고, 그러면서도 웃고, 웃겼던 무수한 세월이 담겨 있다. 그 세월을 뚜벅뚜벅 걸으며 자신의 길을 고민했을 평범한 청년의 삶이 느껴진다.


🔖 비틀비틀 / 달빛 조명 아래 / 비틀비틀 / 나는 / 코미디언이다_19p [코미디언]


🐧 누구나 비틀거린다. 코미디언의 길을 택한 작가도, 다 큰 어른들도 비틀거린다. 그러니 우리 서로 힘이 되어주자고 말한다.


🔖 흔들리는 지하철에 / 두 발로 중심을 잡는다 / 흔들리는 나의 길에 / 두 발로 중심을 잡는다 / 다음 역으로 이동하는 지하철에선 모든 사람들은 흔들린다_86p [집으로 가는 길]


🐧 솔직히 시집은 너무나 평범하다. 대한민국 30대 청년이 일상을 보내며, 툭툭 던져낸 생각들을 모아 놓은 글이다. 하지만 딱 기대한 만큼의 마음을 채워준다. 나는 그저 웃고 우는 사람, 더해서 웃기는 사람이 건네는 말이 궁금했다. 어떤 특별한 시집을 원하지 않았다. 마냥 웃기던 사람이, 때로는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그도 어쩔 수 없이 때로는 평범한 사람이구나. 우리와 같구나. 그래서 우리도 반짝이는 별이기도 한 순간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살풋 웃기를 바란다.


🔖 별을 바라보는 별은 / 모른다 / 자신이 별인 줄 / 그대여 / 당신도 / 빛나는 / 별이다_164p [그대여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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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유감
이기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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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이기주 기자다. 지난 1년간 가장 뜨겁고 날카롭게 정부를 지켜본 사람 중 한 명 아닌가. 이거면 충분히 궁금하다. 이 기자의 날카롭게 벼려낸 문장과 단상을 함께 읽어나가보고 싶었다.

🐧 기사와 기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순히 권력 구조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행사를 빙자한 기업과의 공생관계, 지역 갈라치기, 언론사 내부의 폭언과 배척까지. 기자 본인의 신념 외에는, 아니 때로는 신념마저도 모든 것이 위태롭게 기자와 언론을 흔들어대는 세상이 더욱 큰 문제다.

🔖 공짜 골프를 즐기는 것을 넘어 기사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까지 접어들었다. 자본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시급하다._30p

🔖 이 일은 엄연한 회사 폭력이었다. 배척과 증오로 얼룩진 폭언과 폭행의 순간, 적어도 그때 MBC에 그리고 나에게 인권은 없었다._41p

🐧 이기주 기자는 냉철하게 꼬집는다. 그럼에도 우리 기자들에게는 더욱더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것이 기자의 직무라고 외친다.

🔖 국민이 5년 동안 일방주의 통치를 견디는 고통에 내몰리도록 기자들은 직무를 다하지 못했다. 1933년 독일처럼 우리는 오만과 착각의 늪에 빠져 반자유주의 정권의 탄생을 방치했다. 검증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기자들부터 반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_59p

🐧 기자의 직무를 꼬집고, 공영방송 사장이 역할을 못한 것 아니냐고 되묻기까지 했던 기자에게 온갖 협박이 쏟아졌고, 결국 일이 터졌다. MBC 기자들에게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가 통보된 것이다. 이미 여러 번 겪은 비상식적인 상황에 이제 분노도 올라오지 않는다고 말할정도로, 최고 권력자가 언론에 휘두르는 권력은 대단했다.

🔖 그런데 이미 비상식적인 상황을 여러 번 겪어서 그런지 나는 일방적인 탑승 불허 통보에도 언론 자유나 언론 탄압 같은 거창한 분노는 올라오지 않았다._107p

🐧 이 시대에 살면서 언론에 대한 감흥이 점점 말라가고 있다. 2023년, 전세계적으로 어마무시한 위력을 떨쳤던 전염병의 종식까지 공식적으로 이루어진 이 시기에 언론의 자유가 논란되고 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지 헷갈릴 정도로 믿을 수 없는 기사들이 넘쳐나는 때인지라 점점 말라가는 듯하다. 2014년 4월 16일 아침, 300여 명의 학생들이 죽어갈 때에 “전원구조”라는 최악의 오보를 낸 그때 이후, 언론이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언론을 대하는 권력자들의 태도와 언론인들의 행실은 정말 ‘유감’이다.

🔖 권력이 요구하는 협조 체제와 예의범절, 국익과 액구심은 통치자의 논리일 뿐이다. 언론은 통치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_1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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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레이션 : 세대란 무엇인가 - 사일런트, 베이비붐, X, 밀레니얼, Z, 알파 세대 그들은 대체 누구인가?
진 트웬지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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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니얼 세대라고는 하지만 끝자락에 태어나기도 했고, 내가 속한 밀레니얼 세대도, 다른 세대와도 영 소통이 힘들고 어려운 것 같다. 그러다보면 또 나만 이런가 싶어 세대에 대한 궁금함들이 있었다. 제너레이션, 이 책을 통해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사유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 사전 서평단으로 읽게 되어서, ‘5장 밀레니얼 세대’ 부분이 가제본으로 되어 있는 책을 읽게 되었다. 내가 읽은 부분은 130여쪽이지만, 실제로 책은 548쪽의 방대한 양이다. 그야말로 세대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할 수 있겠다. 세대를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 책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말하기 이전 세대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현재 성인기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필요하다._164p

🐧 90년대~2000년대 초반을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학생들은 절망과 희망을 연달아 겪어냈다. IMF로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도, 밀레니엄에 대한 희망이 있었고, 촛불시위나 월드컵을 보면서 미래를 희망적으로 그려냈다. 부모세대보다 많은 것을 배웠고, 스펙이라는 단어가 중요해지면서 열심히 살아냈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들은 취업 앞에서 좌절을 경험하며, 끝없이 추락하는 청년들이 되었다.

🔖 이렇게 긍정적인 자기 인식은 미래의 삶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X세대에서 시작된 높은 기대감은 밀레니얼 세대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자신이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전문직에 종사할 거라고 믿는 고교 졸업반 학생의 수가 계속 늘어난 것이다._270p

🐧 꿈꿨던 현실과는 멀어지며 찾아온 실망감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 이 같은 실망감은 밀레니얼 세대의 정신건강이 대학 졸업자들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띄게 악화된 이유 역시 설명해줄 수 있다. 그들은 누구보다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었던 만큼 성인이 된 이후 자신의 삶에 대한 실망감도 가장 컸을 것이다. 해야 하는 모든 걸 성실하게 수행했지만 기대했던 모든 걸 손에 넣지는 못했기 때문이다._359p

🐧 그리고 이건 미국의 세대론에서만 다룰 수 있는 주제가 아닐까 싶다. ‘섹스? 홍수, 아니면 가뭄?’ 직진하는 제목이다. 감탄스럽다. 대한민국은 밀레니얼 세대가 40대가 되었는데도 ‘ㅅ’도 꺼낼 수 없다. 책에는 미국의 상황이라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세대론을 비교해 보며 읽는 재미가 있었고, 내가 살아온 인생을 되짚어볼 수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현재 성인기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필요하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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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새 방구석 탐조기 - 오늘은 괜찮은 날이라고 새가 말해주었습니다
방윤희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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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력감에 빠져 있던 저자가 새를 관찰하면서 경험했던 이야기. 책 소개가 흥미로웠다. 새를 관찰하며 회복을 경험한 내용이 궁금했다. 그렇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 365일 우리 집 창틀에 날아와, 무기력하던 내게 하루의 의미를 일깨워 준 새들 이야기예요. 기적과 신비는 먼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바로 옆에 있더라고요. 작은 몸집으로도 치열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매일 똑같은 하루를 지루해 하지 않고 살아가는 새들의 삶이 기적처럼 보이고 신비로웠습니다._22p

🐧 창틀에서 관찰한 새들의 일상은 우리의 일상과 다르지 않다. 새끼를 키워내고, 부지런히 먹고 싸고, 하루종일 그 조그만 날개를 부단히도 움직이며 바쁘게 움직인다. 이런 새들의 일상은 저자의 사랑스러운 마음과 작은 생명도 어여삐 여기는 마음들이 모여 이루어진다.

🔖 어린아이들이 입 주위에 밥풀을 묻히고 먹듯이, 어린 참새는 부리 주위에 대벌레 다리를 묻히고 다닌다. 같은 상황이니 분명 귀여워야 할 텐데 좀 호러 분위기가 난다._125p

🐧 책에는 저자가 직접 쓴 글 뿐 아니라 그림도 함께 있다. 읽다 보면 뽀짝한 새들이 튀어나오는데..세상에! 너무 귀엽다.. 부리며, 깃털이며 새를 표현해 낸 그림의 섬세함에 또 한번 감탄하며 읽었다.

🐧 사는 게 무기력하게 느껴져 집 안에서 꼼짝도 할 수 없을 때 작가는 새 관찰을 하기 시작하며 산책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작은 동물과의 시간보내기는 신중해야 한다. 뜻하지 않게 생태계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게다가! 새는 너무 귀여우니까!

🔖 멧비둘기를 몰아내기 위해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하게 눈 한번 마주친 것으로 빗장이 풀리는 느낌이다. 이렇게 귀여우면 안 되는데…_1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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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새 방구석 탐조기 - 오늘은 괜찮은 날이라고 새가 말해주었습니다
방윤희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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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틀에서 관찰한 새들의 일상은 우리의 일상과 다르지 않다. 새끼를 키워내고, 부지런히 먹고 싸고, 하루종일 그 조그만 날개를 부단히도 움직이며 바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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