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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로 가는 화학교실 1 - 기초 화학(상) ㅣ 상위 5% 총서 3
신학수 외 지음, 이루다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상위 5%로 가는~'이란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이 책은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등의 상위권 고등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하향 평준화 교육에 반대하는 입장이라서, 상위권을 위한 이런 책의 발간은 매우 반가운 소식으로 들린다. 학교의 과학 수업이 과학 영재들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의 등장은 아이들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한 방편이 되리라고 본다. 과학을 매우 좋아하는 과목으로 꼽는 아이들에게는 이 책 시리즈가 갖고 싶은 목록으로 손꼽힐 것 같다.
상위 5% 과학총서는 총 30권으로 물리, 화학, 수학, 생물, 지구과학, 첨단과학을 다룬다. 화학은 이 중에서도 5권의 분량을 차지하는데, 이번 책은 화학의 첫 번째 단계인 기초화학 1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아이가 과학이 아닌 인문계통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면, '상위 5% 역사와 문화총서' 30권이 발간 예정이라니 기대해 볼 만하다.
총 14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물질의 세 가지 상태, 기체와 샤를의 법칙, 압력과 보일의 법칙, 밀도, 질량, 부피, 용액, 혼합물의 분리, 분자 등의 내용을 다룬다. 하나의 단원에 들어가기 전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과학 교과서 중 어떤 단원과 관련되어 있는 내용인지 기재가 되어 있어, 중학교 입학후 학교 진도에 맞춰 관련된 단원을 찾아 복습하기에 좋다. 일반 학교 수업만을 한 초등학생의 입장에서는 배우지 않은 내용도 있어 다소 어려워 보이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만, 특별히 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있고 따로 공부를 한 아이들이라면 문제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진과 재미있는 그림이 딱딱한 분위기를 탈피하며, 'you know what?'이란 코너에서는 공부한 화학지식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설명하는 내용을 소개해 주어 화학이 우리 생활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님을 알게 한다.
어렵게 얘기하려면 한없이 어려워질 수 있는 내용을, 책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고체-->액체-->기체 상태로 갈수록 주변의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을 알코올이 증발하는 경우, 여름철 마당에 물을 뿌렸을 경우 시원해지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오렌지 농장에 추위가 닥쳐와 나무가 얼 위험이 있으면 물을 뿌려주는 것과, 에스키모들이 추울 때 이글루의 얼음벽에 물을 뿌리는 것을 예로 든다. 물이 얼면서 주위로 열을 방출하여 나무가 어는 것을 막아주고 이글루 내부의 온도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인상깊게 배울 수 있다.
뚜껑이 안열리는 병이나 겹쳐진 채 빠지지 않는 컵의 해결법은 아래쪽을 뜨거운 물에 담가 두는 것이다. 안쪽의 공기 부피가 늘어나면서 뚜껑 또는 위의 컵을 밀어내는 효과가 있어 쉽게 해결된다는 것 역시 생활 속에서 화학을 배우는 법이다.
그 외에도 과거 연금술이나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일화, 잠수함의 원리, 바다 속에 꽤 많은 양의 금이 있지만 과학자들이 금 캐내기에 실패한 이유 등 흥미로운 얘기들이 가득하다.
책 뒤편에 '논술로 다시 읽는 기초화학'이란 부록이 있어, 과학을 주제로 논술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직접 해보며 감을 잡아볼 수도 있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탄성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여러 선생님들과 교수님들의 노력으로 좋은 책이 나온 만큼, 미래의 인재들이 이 책으로 공부하여 과학 한국의 시대를 앞당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