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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로 가는 역사탐구교실 6 - 현대사, 사회 탐구 총서
이정범 외 지음, 사회탐구총서 편찬위원회 엮음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시절이 하도 수상하다보니 뉴라이트 교과서까지 등장하여 경제만 ok면 만사 ok라는 논리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동학혁명을 깎아내리고 일제의 식민지배때 조선인 지주와 농민들의 생활이 향상되었다는 희귀한 논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뒤에는 그에 적극 동의하는 정치인까지 있는 지경이다. 설마설마 하면서도 우리 아이들이 친일파들의 자기변명에 불과한 논리를 진실로 받아들이게 되는 날이 오진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상위 5% 현대사는 이런 걱정과는 전혀 거리가 먼 책이다. 역사탐구교실 시리즈 내에 독립운동사가 따로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의 독립과 민주주의를 소중히 생각하는 관점에서 현대사를 바라보았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범위는 '광복과 분단'이라는 단원부터 시작하여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제주도 4.3 사건, 친일파 청산, 6.25, 4.19를 거쳐 1987년의 민주항쟁과 남북정상회담까지이다.
현대사를 읽으면서 안타까움과 울화통이 동반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김구 선생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허리를 댕강 자르고 만 38선, 제주 4.3 사건에서의 억울한 죽음, 친일파들이 미군정 하에서 다시한번 세력을 잡아 부귀영화를 이어간 일, 그리하여 친나치파들을 엄벌한 프랑스처럼 과거 청산을 하지 못했던 일, 6.25가 남긴 상처, 5.16 군사정변,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의 소중한 희생 등 몇십년 사이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4.19 혁명의 역사가 자랑스럽고, 와이셔츠 부대가 멋졌던 6월 민주항쟁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책을 읽으니, 우리 현대사가 걸어온 길이 하나의 길로 쭉 뻗어나가는 것처럼 정리가 된다.
소단원마다 나와있는 '쉬는시간 교양충전'이란 코너에서는 '일본어의 잔재가 남아있는 우리말'이나 '광복후 일본인의 재산은 어떻게 되었을까?', '다른 나라의 과거사 청산'처럼 중요한 사건에 다시금 초점을 맞추어 다루고 있어 역사의 상식과 배경지식을 쑥쑥 늘릴 수 있다. 또한, '씨줄날줄 세계사'에서는 제 3세계나 동유럽 국가들, 소련의 멸망, 티벳과 몽골 등의 역사를 세계의 변화하는 역사 흐름 속에서 살펴보도록 되어 있다.
부모세대들에게 현대사의 후반부는 직접 삶 속에서 체험한 순간들이 많아 그만큼 더 친숙하고 추억이 많은 부분이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고려, 조선사만큼이나 생경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사회상이나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요즘과 닮아 있어 오래 된 역사보다는 친숙함을 느끼리라고 본다.
현대의 역사를 알아야 요즘의 돌아가는 상황도 파악할 수 있으니,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지는 것은 현재를 잘 살기 위함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읽으면서 우리 현대사의 아픔과 부끄러운 점, 자랑스러운 점 모두를 감싸안으며, 어리지만 단단한 마음으로 현대사를 꿰뚫는 시각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