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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 김현진의 B급 연애 탈출기
김현진 지음, 전지영 그림 / 레드박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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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의 칼럼 박스에서 가끔 만나던 이름 김현진.
주로 중년 이상의 남자들이 필자로 많이 나오는 칼럼의 자리에 떡하니 박혀 있는 젊은 여자의 얼굴에 눈이 갔고, 외모가 갖고 있는 반항적 이미지와 직업란에 표기되어 있는 '에세이스트'란 낱말이 날 사로잡았다. 에세이스트란 직업도 있구나...
몇 편의 글을 읽으며 고등학교를 박차고 나온 전력이 있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의식이 깨어있는 여성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봤을 때 좀 놀랐다. 아하, 이런 연애 이야기도 하는구나 싶었으니.

b급 연애만 해봤다는 저자는 주변과 자신의 연애담을 털어놓고 상담 역할까지 한다. 연애담이나 상담 이야기야 지금의 내 나이로서는 너무도 머나먼 저 언덕 너머 얘기라서 대충 읽었다.(아무리 사랑에 나이가 없다지만, 80년대의 감성을 갖고 있는 내가 받아들이기엔 좀 세대차이가 있는 이야기들인 관계로.) 책내용보다 먼저 머리 속에 각인된 건 이 아가씨가 얼굴과는 다르게 여우과가 아니라는 거였다. 386세대인 내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고시생들만 노리며 법과대학 근처를 전전하던 아이가 우리 과에 있었고, 또 다른 친구는 자신을 좋아하던 같은 과 남자아이를 만나 지금 도전하고 있는 5급 시험에 붙으면 사귀어주겠다고 말했었다. 그 소문을 듣고 친구들은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속보이는 소리를 대놓고 하는 행동이 당시에는 보편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혼으로 한단계 높은 신분을 차지하려는 여성들은 그때도 있었고 정서가 더욱 메마른 요즘에는 남녀를 막론하고 좀더 많아진 것으로 아는데, 김현진이란 저자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연애를 했고 그나마도 감정에 충실하다 끝이 좋지 않게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내게는 그 점이 예쁘게 보였다. 물론 a급 연애를 하고 싶었어도 그런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을 자신이 없다고는 했다. 그러나, 된장녀는 신분 상승을 할 만큼 고매한 인격과 자격이 되어 된장녀를 하는 것일까? 내가 보기엔 아니다. 자신의 가치가 높아서가 아니라, 그냥 속물이기 때문에 된장남, 된장녀가 되는 거다. 

책 내용은 저자를 언니로 부를 만한 나이대가 읽어야 올바른 평가를 할 듯하다. 내 기준에서의 책은 먼 나라 이야기라서, 책보다 저자의 연애관에 더 끌렸다. 앞으로도 신문을 통해 된장녀가 아니며 사회참여의식을 충만히 갖고 있는 당찬 20대 여성의 글을 관심있게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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