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한 자전거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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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
윤준호 외 지음 / 지성사 / 2009년 7월

약 6~7년 전, 어머니께서 구청 행사에 갔다가 mtb 자전거를 경품으로 받아오셨다. 나는 그것을 다시 근처 자전거포에서 하얀 여성용 자전거로 바꿨다. 가게 주인은 비싼 자전거대신 조금 싼 자전거를 내주니 좋았고, 내 입장에서도 왠지 부담스러운 mtb보다는 타기 편한 자전거가 좋았기에 서로 좋은 거래였다. 그리고는 집앞 골목길에서 자전거 타기를 연습해 이삼일 만에 타는 법을 마스터하고, 한동안 주말이면 자전거를 타기 편한 곳으로 끌고 가 몸에 착착 붙는 두발 자전거의 감촉을 즐겼다. 그러나, 요즘은 현관 밖 복도에 몇 년째 방치 중이다. 동네가 약간 경사가 진 까닭에 언덕길 주행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곧게 좍 뻗은 평지의 자전거 도로가 집 앞에 펼쳐져 있다면 환상일 텐데. 그렇다면 은행, 병원, 수퍼마켓 등 웬만한 볼일은 자전거를 이용해 보다 빠르게 해치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자전거를 사랑하는 아홉 명의 글 모음집이다. 자전거에 대한 추억, 고찰, 에피소드 등 다양한 아홉 색깔의 글들은 각기 개성이 있어 자전거의 면면을 두루두루 알려준다. 몇 차례의 자전거 콘서트로 자전거에 대한 관심을 확장시킨 윤준호, 자전거의 도난사건을 심도있게 다룬 반이정,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를 이용해 짐을 운반해주는 자전거 메신저 지음, 자전거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카투니스트답게 만화로 표현한 임익종 등 내용은 각양각색이나, 자전거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만큼은 순위를 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

자전거에 대한 추억을 쓴 차우진의 글을 읽어보니, 경주가 자전거를 이용하여 구경하기에 매우 좋은 도시인가보다. 경주는 2년 전에 봄과 여름에 걸쳐 두 번 연속으로 찾아간 적이 있었지만, 자전거를 이용해 관광할 생각은 차마 해보지 못했었다. 하긴 도시계획 하에 건설된 도시처럼 깔끔하게 뻗은 도로들을 기억할수록 경주 자전거 관광의 만족도가 꽤 클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바퀴가 큰 내 옛날식 자전거보다 미니밸로를 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경주에서 그런 여유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파리 유학생인 서도은이 쓴 글을 통해서는 파리의 공용 자전거 시스템인 '벨리브'를 알게 되었다. 대여 자전거인 셈이지만, 자전거의 외양이 현대적이고 멋지다.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자전거를 쉽게 대여할 수 있도록 해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고 있는 제도를 보니, '내가 타니까 너도 타라'식의 캠페인보다 얼마나 실질적이고 편리한 자전거 인구 늘리기 대책인가! 일단 그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시내 곳곳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편하게끔 정비하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전거 이용 인구는 많아질 것이다. 4대강 근처 말고, 동네 주변과 시내 길 말이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