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의 사랑>을 리뷰해주세요
헤세의 사랑 -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헤르만 헤세 : 사랑, 예술 그리고 인생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이재원 옮김 / 그책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헤세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나 발표해던 글에서 발췌한 사랑과 행복, 음악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줄 정도의 짧은 글에서부터 몇 쪽에 걸친 내용까지 길이는 다양하나, 원본 중에서 일부분을 실었다는 공통점은 같다. 큰 작품 안에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따로 떨어져 나와 있는 내용이므로, 전후사정을 모른 상태로 접해야 하는 것이 아쉽긴 하다.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류의 책을 일부러 즐기고 찾았던 때도 있긴 했는데, 아마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짧은 문장 하나를 곱씹어보면서 의미를 유추하고 친구에게 전하는 편지에 인용하던 풋풋한 시절이었다. 지금보다는 감성이 훨씬 풍부한 때여서인지 마음에 와닿는 문장 하나를 갖고도 많은 사연을 뽑아낼 수 있었다.

오래 전에 읽었던 '데미안'이란 소설이 그랬던 것처럼 헤세의 글은 사색을 필요로 하는 섬세한 글이다.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읽기 위해선 속독은 금물이며 문장 하나하나를 정성껏 읽어야 작품의 진국을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헤세가 전하는 사랑과 행복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역시 선한 내용이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서 어긋나지 않는다. 가만히 음미해보면 모두 고개가 끄덕여질 아름다운 문장들이다. 

- 사랑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사랑이 우리가 고통과 인내에서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게르트루트> 중에서 - 

- 인간은 행복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 차 있지만 행복을 오랫동안 견디지는 못합니다. <1946년의 신년 인사> 중에서 -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느끼고 예술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사랑에 대한 깊은 조예를 품고 있는 헤세의 생각은 그가 남긴 편지글의 여기저기에 남아 전수되고 있다. 편지의 생활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많은 편지글들은 요즘처럼 특별한 볼일이 있어야 편지를 보내는 삭막한 세상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세상을 바라보는 함축된 의미를 담아 헤세라는 인물을 나타내준다. 걱정거리를 안고 사는 현대에서 헤세의 글은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느낌을 줄 수도 있겠으나, 굳이 그의 활동무대였던 190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기지 않더라도 모두가 각자의 인생을 뒤돌아보면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헤세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사랑과 행복을 추구했던 그 순간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회상이 주는 편안함을 이 책으로 만날 수 있다면 그 또한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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