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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꿈을 위해 공부에 미쳐라
김수지 지음 / 집사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조기유학, IMF로 인한 귀환, 민사고 입학, 조지타운 대학 입학을 거쳐 국제변호사로의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김수지 양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용기를 전하는 내용이다. 이전에 읽었던 책들은 주로 학생들의 어머니가 쓴 것이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공부해서 이정도의 성공을 거두었고, 아이와는 이런 갈등이 있었으나 극복해 나갔다는 등의 이야기, 즉 엄마와 아이의 합작 성공기 같은 내용이라 할 수 있었다. 반면에 수지는 의지가 대단하고 또 대단하다. 초등학생이었을 때부터 조기유학을 꿈꿔 부모를 설득하여 실행에 옮겼고, IMF로 강제 귀환을 당했을 때에는 방학이 지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자 몰래 출국을 단행한다. 초등학교때 세운 국제변호사라는 꿈을 포기하기가 싫었던 수지는 집안사정에 백기를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때가 중학생 시절이었으니, 집안사정을 배려할 만큼 성장하지 않은 탓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호주 방문으로 기정사실이 되어버린 유학 중단 후 다시 새로운 경로를 찾게 되는데, 그것은 민사고 입학이다. 국어와 국사 과목을 제외하고 모든 과목이 영어로 진행되는 그곳은 유학과 비교했을 때 저렴한 가격으로 질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소였다. 수지 양은 민사고를 특차전형으로 입학한 후 중위권 정도의 성적에 머무른다. 초등학교 때 이미 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고, 호주에서도 전국수학경시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막강한 실력으로도 민사고에서는 중위권의 성적에 머물렀다는 것은 수지뿐 아니라 책을 읽는 나도 좌절감에 휩싸이게 했다. 정말 똑똑하고 공부 잘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물론 그 아이들이 다 우리나라의 경쟁력이니 잘된 일이긴 하지만, 평범한 아이의 부모인 나는 마음이 움츠러든다. 사실 예전에는 학원에 안보내도 공부 잘하는 아이를 두어 나도 나름대로 아이에게 꿈이 많았지만, 우리 아이는 중학교 입학 후 수학 과목에서 난항을 겪고 있어 자신의 꿈을 수정해야 하는지 헛갈려 하고 있는 중이다.
수지는 조기유학을 가던 그때부터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하고 스스로 알아서 했다. 참 부러운 대목이다. 외고에 다니는 학생들 중에서도 예전의 습관을 못버리고 엄마에게 전화해 "엄마, 영어공부 끝냈는데, 이제 무슨 공부 해야 해?"라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던데, 엄마가 지도할 필요없이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는 태도는 너무나 대견하고 칭찬받을 만하다. 이렇게 미래를 오래전부터 설계해 왔기에, 남들이 선호하는 아이비리그보다 자신의 진로에 적당한 조지타운대를 선택할 수 있었다. 꿈이 너무도 명확하여 과시용의 간판이 필요없는 수지는 국제변호사라는 꿈의 실현을 위해 여행, 인턴, 국토 횡단 등의 다경험을 쌓으며 열심히 공부 중이다. 누가 봐도 수지의 꿈은 이루어지고야 말 것이다. 굳센 의지에 의지를 받쳐주는 행동력까지 갖고 있으니.
아이도 이 책을 꽤 감명깊게 읽은 모양인지 책을 읽고 나서 며칠동안 수지학생 얘기를 했다. 유감스럽게도 당장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진 않지만, 아이가 책을 읽고 배운 강한 의지력을 조만간 발휘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