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철학자 50
夢 프로젝트 지음, 박시진 옮김, 배일영 감수 / 삼양미디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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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 하면 삶과 유리되어 별 필요없는 것을 따지던 학문이라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도 있었지만, 조금 철이 들고 좋은 철학책을 만나면서부터는 철학에 뿌리를 두고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왕이면 아이가 생각이 많아지는 사춘기 때 철학과 접하면 좋을 것 같아 괜찮다 싶은 철학 관련 서적에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진로나 미래 구상도 철학의 기반 아래에서 닦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즉흥적으로 택한 전공이 적성과 맞지 않았던 경험을 나 스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는 미래 설계를 함에 있어 좀더 신중했으면 한다.

이 책의 역할은 철학하는 데 있어 시야를 밝게 트이게 한다거나 철학의 길을 깨달을 수 있게 하기보다는(그런 종류의 책은 따로 있다) 철학의 역사와 철학자들을 되짚어보면서 기반을 튼튼히 닦는 데 있다고 보여진다. 지은이가 '꿈프로젝트'로 나와 있어 의아했는데, 옮긴이가 일한통번역학과를 다녔다는 걸 보면 일본 사람들이 지은 책일 것이다. 소개되어 있는 50명의 철학자 가운데 일본인 철학자가 한 명인데 비해 우리 철학자로 이황과 이이, 원효대사가 나와 있으며, 내용 중 우리 실정을 예로 들어 설명해 놓은 구절이 있는 것은 출판사에서 적절히 가감한 까닭일 것이라 추측한다.

개개인의 철학자마다의 사상과 프로필을 4~6쪽에 걸쳐 설명하고 있어 그 사상을 깊이 이해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이 시대를 반영하며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전반적인 사항을 알 수 있다. 자연과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만물의 근원을 찾았던 물음에서부터 시작하여 변화되는 사회에 따라 그를 설명하는 철학사상이 발현되어 온 역사를 한눈에 보게 되는데, 한번에 많은 철학자들을 만나게 됨에 따른 사고의 피곤함이 따르긴 한다. 따라서, 흐름을 파악하는 독서 이후에 세부적인 부분은 훗날 발췌해서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풍부한 사진과 그림은 책을 보면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휴식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책에는 철학자의 사진은 물론이고 설명을 뒷받침해주기 위한 영화의 한 장면이나, 내용과 관련이 있는 그림들이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염세주의자이며 인간에게 비극을 향해 가는 의지가 있다고 한 쇼펜하우어를 설명하면서는, 염세주의 화가의 대표자인 모딜리아니의 그림이나 비극을 향해 치닫는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을 곁들여 철학과 미술을 연결하는 사고의 확장 효과를 느끼게 해주었다. 또한, 개인적 삶이 사상의 결론에 영향을 끼친 사례가 많은 것도 그들의 생애를 요약한 프로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많은 철학자들의 주장을 접하며, 자유롭게 생각하는 날개달린 사고야말로 인간의 위대한 힘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 누구도 막지 못할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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