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미국의 역사
아루카 나츠키.유이 다이자부로 지음, 양영철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삼양미디어의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시리즈를 즐겁게 읽고 있는 팬의 입장에서, 이 책은 나의 예상을 살짝 비껴나갔다. 상식으로 알기엔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었기 때문에 편안하게 읽기보다는 학습의 자세로 읽어야 만족스러운 독서가 될 것 같다. 

맺음글까지 모두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각 장마다 저자가 다르다. 인터넷에서 책의 정보를 찾아보면 저자들은 모두 일본 대학의 교수들이다. 책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진 것은 교수들의 연구과제 논문처럼 느껴져서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책에는 장마다의 저자가 소개되어 있지 않고, 서문과 맺음글을 쓴 두 사람만을 지은이로 표기해 놓았다. 인터넷에서 본 정보가 맞는 것이라면 책에도 원 저자를 기재해 주었으면 한다.

각각의 소주제로 바라본 미국의 역사는 다소 산만한 면이 있지만, 알고 싶은 분야 중심으로 찾아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챕터는 미국의 대중문화를 다룬 '모든 미국인을 위해서'란 대목이다. 유럽에서의 이주민과 원주민이 접촉했을 당시부터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영화의 영향력이 확대된 이야기, 대불황과 금주법 시대의 문화, 전쟁 이후의 대량 생산화, 60년대의 반문화인 히피와 이피 문화 등 전반적인 문화의 역사 흐름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다. 70년대는 60년대에 비해 저항보다는 '대안'의 개념이 논의되었던 시기이며, 80년대는 치유와 신보수주의의 문화가 대립되는 모순된 현상이 나타난다. 90년대는 인터넷의 발달로 글로벌리즘이 싹트며 패스트푸드나 광우병에 대한 반발로 공업화에 대한 비판이 분출되고, 2000년대는 테러로 인해 애국적 색채와 보수화 현상이 보이는 것 이외에 뚜렷한 내용은 없는데, 시기적으로 더 훗날에야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바랐던 것은 최근의 논란거리인 쇠고기 문제를 비롯해서 우리의 역사와 국방의 문제에 있어 항상 뒤편으로부터 잡음이 들리는 미국이란 나라에 좀더 접근해보고 싶어서였다. 미국의 속성을 낱낱이 파헤쳐 놓은 글을 읽으며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여져가는 미국이란 나라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 내가 판단한 것이 정확하다는 종지부적 도장을 찍고 '그럴 줄 알았어'란 말과 함께 그 이미지를 그대로 굳히는 작업에 들어가려 했었다. 그러나, 미국의 역사를 구체적이고 실증적으로 해설해놓은 이 책은 그렇게까지 친절하진 못했다. 미국은 이러이러한 역사를 갖고 있다라는 것은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으나, 평가는 독자 몫이다. 우리의 처신을 바르게 하기 위해서 미국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필수이므로, 더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득 궁금하다. 독소조항이 많은 FTA의 체결을 앞에 두고 밀어붙이기를 하려는 정부는 현 시점에서의 친미가 미래에 미칠 영향을 계산해 보고는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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