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 최대의 과학수사 X파일
이종호 지음 / 글로연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조선 시대에도 과학적 수사가 존재했을까? 과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당시였지만, 의외로 탄탄한 고증 하에 시체의 검시를 하거나 은비녀와 약초 등의 사용으로 과학수사에 버금가는 수사방법을 사용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억울한 희생자를 예방하려는 의도에서 증거가 없으면 범인이 아니라는 전제를 깔아 인권을 중시한 면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요즘의 삼심제와 비교되는 삼복제가 이미 실시되고 있던 사실도 인상적이다. 사형을 당할 이는 반드시 세 번을 심리하는 삼복제를 실시하여 억울한 희생자를 예방하고자 했던 것이다. 조선 전 시대를 거쳐 시행된 것은 아니었지만, 혹시라도 억울한 누명을 쓰는 이가 없게끔 배려하는 의도로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던 제도였다. 헌종때 천연두가 돌아 어수선한 상황에서 삼복제를 하지 말자는 상소가 올라오자, 헌종은 역병으로 삼복제를 실시하지 않는다면 이후로도 홍수나 산불 등의 핑계로 삼복제를 정착시킬 수 없음을 예로 들어 그대로 시행하라고 명했다 한다. 행정 수행의 어려움보다 백성을 생각한 임금의 마음이 잘 나타난 대목이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왕의 인척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감싸안기의 행태를 보였으며, 양반 사대부의 범죄와 비교해서 부녀자의 범죄에 대하여 특별히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어 더 무거운 형량을 매겼다. 남성은 첩을 두면서도 여성에게는 정절을 강요했던 사회였던 만큼, 비슷한 죄에 대한 처벌 또한 공정하지 못하였음이 그대로 보여진다.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다모'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실제로 다모는 의녀들이 수행 중에 점수가 나쁠 경우 격하되었던 신분이었던 만큼 드라마에서처럼 활발한 활동을 펼쳤을 것 같진 않다. 의녀의 신분 역시 관비 출신이 많아 사회적으로 대접받지 못하였으나, 남녀유별에 따라 진맥조차 낯선 남자에게 받을 수 없었던 조선의 현실 속에서 여성들이 전문성이 있는 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장금은 의녀 중에서도 매우 특별한 존재로 의술을 인정받아 중종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로 역사서에 그 이름이 자주 등장했던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선의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코난 도일이 셀레스테 호의 선원 실종사건을 소설로 펴내면서 의사에서 소설가로 탈바꿈을 하게 된 사건이나, 인체 자연연소에 관한 서양의 흥미로운 사례들도 나와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조선시대의 법전과 형벌제도에 대한 지식을 키울 수 있으면서도, 이야기식으로 씌어져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