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은행에 갔다가 직원의 권유로 아이 펀드에 가입하게 되었다. 매달 5만원씩의 소액을 적립하는 펀드였는데, 물론 그 전부터 아이 펀드 하나 만들어주면 경제관념도 익히고 돈이 쌓여가는 재미도 느낄 것이라는 생각에 하나 들고 싶던 마음이 있던 터였으니, 마침 그 직원의 권유는 한참 끌리고 있던 마음을 고삐매어 잡아당겨 준 격이었다. 그 펀드는 현재 주가 상승을 거치면서 꽤 쏠쏠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소액이라서 큰돈을 벌거나 하진 못하지만, 똑같은 방식으로 적금을 들었을 때에 비하면야 통장 들여다볼 재미가 절로 생기는 펀드이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 서서히 펀드에 관심을 갖게 되고 몇 개 상품에 가입을 하면서 이익도 보고 손해도 보는 일을 겪다 보니, 펀드에 대해 공부할 필요성을 정말 절실히,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관련 카페에 가입해서 정보를 얻는 방법도 좋고, 신문 기사를 철해놓는 것도 좋지만, 좀더 체계적으로 펀드의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있는 책이 필요했다. 최소한 가입을 하면서 기본적인 사항을 직원에게 묻지 않아도 될 정도를 갖추고 싶었고, 그동안 궁금해하던 선취나 후취의 개념을 확실히 하고 싶었으며, 환매시점이나 세금에 대한 것도 알고 싶었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들을 공부하기에 이 책은 그 목적을 충분히 충족시켜 주었다.
우선 적립식 펀드에 대한 기술이 잘 되어 있어, 은행 직원이 자꾸 적립식 펀드를 권유하던 순간을 되새기게 되었다. 지금에서야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라는 걸 알고 보니, 적립식 펀드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제까지는 주가지수가 꼭 상향으로만 가야 이익이 나는 줄 알았는데, 아래로 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곡선을 그리는 것이 더 수익이 많아진다는 것은 적립식 펀드만의 매력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장기주택마련펀드나 변액유니버셜 보험에 관한 내용과 환매 시점을 포착하기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평소 알고 싶던 것이어서 만족스럽게 다가왔다. 전체적으로 펀드의 초보자들이 읽기에 무리없는 내용이지만, 5장 '주식의 이해' 편에 나온 주가수익비율(PER)과 PBR에 대한 내용은 한번 읽어서 쉽게 와닿지는 않았다. 이 부분은 다시한번 정독을 해야 이해가 될 것 같다.
일반원론을 말하는 다른 경제관련 책보다 훨씬 만족스러웠고, 앞으로 새 펀드에 가입을 할 때나 환매 시점을 고민할 때 항상 옆에 두고 참고하려 한다. 직장인이거나 아니거나, 편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만한 책이다. 부록으로 실려있는 운용사별 베스트펀드 20도 상품의 특징을 비교하며 볼 수 있는 좋은 참고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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