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통행권에 복권을 붙이면 정말 좋겠네 - 유쾌한 인생 반전을 가져다주는 생각습관
희망메이커.박원순.전유성.박준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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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생각이 모이고 모여 우리가 사는 사회가 보다 살만한 곳으로 바뀌어나가는 모습을 볼 때, 매우 뿌듯함을 느낀다. 바른 생각과 꿈을 꾸어나가며 밝은 사회를 만드는 사람들의 존재감은 소수이더라도 그 힘은 크다. '희망제작소'라는 곳 역시 원하는 대로 세상을 디자인하여 우리 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박원순씨의 명함에는 'social designer'란 직함이 찍혀 있다고 한다. 사회를 디자인한다는 의미가 멋지다.

책의 앞쪽에 있는 두 장의 큰 그림을 들여다보니 이 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뭔지 알겠다. 앞장의 그림과 뒷장의 그림은 얼핏 보면 똑같지만, 자세히 보면 뒷장의 그림에서는 책의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었던, 놀이공원에서 전동휠체어 대여해주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말하는 내비게이션, 어두운 심야광역버스에 불 밝히기와 같은 제안들이 현실화되어 그려졌음을 볼 수 있다.

전유성씨와 박준형씨는 책의 곳곳에 감초처럼 나와 여러 제안을 한다.
전유성씨는 메모를 잘 활용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문득 생각이 났는데 옆에 종이가 없으면 방바닥에라도 메모를 해놓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 사람들이 무심코 여기고 지나갈 만한 일들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발산한다. '농산물 운반차에 현수막을'과 같은 아이디어는 괜찮게 다가왔다. 상품이 좋다고 알아서 사주는 시대가 아니며, 마케팅이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는 세상에 장소를 가리지 않고 광고란 꼭 필요한 법이니까.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광고를'과 같은 아이디어도 좋았다.
박준형씨의 '세금을 잘 내게 하는 방법, 선행권'이나 '저소득층도 문화를 즐길 권리가 있다', '용서의 날'과 같은 아이디어도 긍정적으로 다가온 아이템이다.

여러 사람의 제안으로 불편함이 해소된 경우도 있다.
은행의 자동화기기로 출금전 수수료가 공지되는 시스템 은 누군가의 제안으로 금융감독원을 움직여 은행들이 사전에 수수료를 알려주는 시스템으로 보완하게끔 만들었다. 주민등록증도 예전엔 주민등록지 동사무소에서만 발급이 가능하여, 증을 분실했을 때 주민등록지에서 먼 곳에 거주하고 있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것도 앞으로는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게끔 바뀐다고 하니 그것 역시 누군가의 제안 덕분이다.

아직 실행이 되지 않은 제안 중에서도 좋은 의견이 많았는데, 먼저 우산 탈수기가 개발되어 나왔으면 좋겠다. 비가 올 때마다 관공서 등에서 나눠주는 우산 비닐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을 보고 사실 찜찜했었다. 외국에 이미 우산 탈수기란 것이 있다는데, 우리 기술로 만들지 못할 리가 없다. 화장실의 가방걸이도 좋은 의견이다. 공공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려다가 마땅히 가방을 놓을 데가 없어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다면, 가방걸이와 같은 작은 것 하나로 편리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또한, 독일의 훈데르트 바서 학교의 사진을 보면서 화장실의 팻말조차 특별한 그 곳과 획일적인 사각 형태의 개성을 찾아볼 수 없는 공간인 우리 학교의 모습을 비교하게 되었다. 외국의 개성을 살린 놀이터와 우리 나라의 놀이터의 비교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몇 장의 사진은 사진 이상의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사진들이 교육정책을 입안할 때 영향력을 발휘하여, 우리 사회가 변화해 나가는 초석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가 사는 사회이다. 사회를 보다 편하게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과 제안이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기적이거나 특수 단체를 위한 것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제안이어야 하겠다. 작은 제안과 실천이 모여 사회를 변화시키는 큰 물결에 모두가 동참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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