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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공동체를 향한 운동 - 공산주의 선언 ㅣ 나의 고전 읽기 11
박찬종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0월
평점 :
마르크스는 봉건제가 무너지면서 영주대신 부를 누리게 되는 또다른 계급 부르주아가 태동하는 시기에 노동자들의 처참한 가난을 목도하고 엥겔스와 함께 공산주의 선언을 작성하고 발표한다.
그러나, 마치 마르크스의 이론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처럼 혁명이 일어났던 러시아는 레닌의 사후 스탈린이라는 독재자를 만나면서 공산주의의 초기 이론으로부터 변질되고, 끝내 공산주의는 성공하지 못한다. 이런 현상을 보면, 국가라는 과도기를 거쳐 계급이 사라진 새로운 공동체로 나아간다는 공산주의 이론은 단지 희망사항으로만 보인다.
책의 저자가 언급했던 ‘반지의 제왕’ 이야기처럼, 반지를 악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반지를 얻는 순간, 세상을 지배하려는 야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사람의 본성인지도 모르겠다. 독재자는 자본주의 하에서도, 공산주의 하에서도 있어왔듯이 멀고먼 옛날 청동기 시대부터 존재해 온 지배와 피지배계급, 강자가 되려는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어떤 논리를 갖다 붙여 놓아도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하는 길은 묘연해 보이기만 한다.
이 시점에서, 공산국가들은 사라졌지만 공산주의는 계속된다는 저자의 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현재 좋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세계화’란 낱말 뒤편에는 자본의 세계화라는 경계해야 할 현상이 숨어 있다. 자본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돈이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진출하여 오로지 수익을 내는 것에만 집중한다. 이러한 거대 자본주의에 대한 곳곳의 저항은 투기자본의 횡포를 막기 위한 ‘아탁’과 같은 단체처럼 구체화되고 있다.
자본주의의 폐해가 계속되는 한, 공산주의 혹은 또다른 이론이 등장해서라도 현실의 모순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의 목표는 이윤이 아니라 전세계인의 평등과 자유, 인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들의 운동을 ‘아래로부터의’ 세계화 혹은 ‘대안’ 세계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공산주의의 모습이 아닐까? 자본주의 국가라는 공동체로부터 배제되고 착취받는 사람들이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국제적 연대를 통해 세계를 변화시킬 것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에서 말이다.(p23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