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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삼국지를 말하다 - 삼국지 인간형으로 보는 성격의 심리학
김태형 지음, 신대성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후한말의 영웅들을 MBTI라는 심리검사도구로 비추어보고 심리적 특성이 그 영웅들과 조직, 리더라는 위치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말하고 있다.
MBTI일반강사로서 사용한 도구에 대한 흥미도 높고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삼국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었기에 설렘과 기대감으로 이 책을 선택했고 책장을 덮은 지금 아주 재미있게 읽었노라 말하고 싶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만 그것도 가능한 자리에 앉아있을 때가 아니면 주로 안정된 곳에서 독서하기를 좋아하는데 이번엔 지하철에서는 서서, 심지어 버스에서까지 책을 놓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유비, 관우, 장비, 조조, 제갈공명에 포커스를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심리적 선호도를 측정하는 심리유형분석결과와 각각의 성장환경이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그로 인해 나타나는 삶의 형태가 그 유명한 영웅들의 인생을 어떻게 좌지우지했는지 재미나게 풀어가고 있다. 특히 정사와 야사, 소설과 역사를 넘나드는 사례들은 다시 삼국지를 읽고 싶다는 열망도 불러일으켰다. 소설 삼국지에서는 촉의 유비를 주인공으로 삼다보니 유비나 제갈공명을 높이 평가하는 표현이 많은데, 작가는 유비의 애정결핍과 무의식적 욕구에 대한 불충족이 결국 유비를 사망하게 하고 촉의 패인이 되었다거나 제갈공명의 자만심이 훌륭한 장수인 관우를 죽음으로 치닫게 했다는 등 소설의 시각과 대조적인 자세로 시종일관 심리적 건강성의 중요성을 언급한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책 중간 중간에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언급된 원소, 동탁, 손책, 유선, 방통 등 여러 인물에 대한 유형분석과 그들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일 것이다.
가장 건강한 심리상태를 지녔다고 분석한 관우에 대한 조조의 끝없는 애정에 대한 부분은 삼국지를 읽을 때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이라 더욱 재미있었고, 잘 모셔둔 삼국지에 내려앉은 세월의 먼지들을 톡톡 털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사실 심리유형검사는 자기진단식 검사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책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지 않아 잠시 부연하자면, MBTI라는 도구는 인간이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태어나면서 고유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그로인해 외부세계에 대한 태도, 정보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과정, 생활양식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이론을 근거로 삼고 있다. 따라서 왜곡되었을 지도 모를 역사적 인물에 대해 그의 환경과 언행 등만을 기준으로 쉽게 성격유형을 단정 짓기 쉬운 일은 아니다. 본인이 진심으로 선호하는 것과 달리 사회적 기준에 따라 자신의 유형을 자각하지 못하는 ‘가유형’의 형태도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각각의 인물에 대한 분석결과가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작가의 분석결과가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시각으로 그래서 스스로 각 인물의 심리유형을 유추해보며 책을 읽는 것도 더욱 즐겁게 이 책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좀 극단적으로 말해 남에게 머리만이 아니라 몸까지도 빌릴 수 있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건강한 마음만은 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리학적으로 볼 때, 승리한 리더 혹은 성공한 리더는 무엇보다도 건강한 마음을 가진 지도자라고 규정할 수 있다." - 283p -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건강한 마음의 중요성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근본적으로 심리유형은 수박을 좋아하는지 참외를 좋아하는지의 차이처럼 보다 선호하는 삶의 방식의 차이일 뿐이므로 어떤 유형이 더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모든 유형은 장단점이 있는데 자기 유형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나 개인의 콤플렉스를 극복하여 건강한 심리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말을 하려 했다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읽는 동안의 재미도 있고 뚜렷한 작가의 메세징이 보이는 솔직담백한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
심리학에 대해 많은 지식이 없더라도 삼국지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삼국지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목소리 역시 참으로 현대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라는 생각에 많은 지인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