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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가에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자리잡고 있는 이 책을 보고는 어린나이에는 그저 평범한 "자기계발서"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고 그런 책이겠거니 하고 거들떠도 안봤는데, 내 나이 서른이 넘어서야 "작은 고전"이라 불리우는 이 책을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벅찬 감동과 전율을 느끼며 책장을 덮는다.
5살 "작은나무"인 저자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인디언-체로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따라 숲 속 오두막집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오두막에서 지낸 몇 년동안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 자연으로부터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하고, 깨닫게 된다. 이 책 한권에 삶의 지혜, 철학, 웃음, 감동, 행복, 교훈 그리고 눈물로 이루어져있다고 하면 과대포장일까? 아니 결코 그렇지 않다.
"포리스트 카터"의 자전적 성장소설로써 읽으면 읽을수록 말 그대로 "영혼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숲과 계곡에서 내가 뛰어노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사실적이고 서정적인 묘사!
읽을수록 가슴 벅찬 감동과 감격을 일깨워준다. 체로키인들의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
가진것 없고, 배우지 못하더라도 그 누구보다 현명하게 바르게 살아가는 그들에 대한 경외심에 진심으로 두 손 모아 박수를 올린다.
인디언 할아버지의 혜안에 절로 존경심이 우러나오는 부분들, 자연의 이치에 순종하고, 물욕과 탐욕에 빠진 백인들(사람들)과 대조적인 삶을 사는 할아버지
- 옥수수밭을 지키는 목적으로 사냥개 두마리를 키우는데, 한 마리는 젊은 녀석, 다른 한마리는 늙 은 녀석이단다. 할아버지가 두 녀석을 짝을 지어주는 이유는 나이가 들어도 자신이 여전히 가치 있는 존재라는 걸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란다.
-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걸 잘 새겨듣기 위해서 길을 걷다가도 발길을 멈추고 그 사람과 함께 이야기 해주신다
- 아무리 나이가 어린 손자일지언정, 그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한없는 믿음과 사랑으로 지켜봐주는 마음
할아버지는 비록 글도 모르고, 많이 배우시지도 않았지만 배운 이들보다 더 많은 걸 알고 계셨다.
인디언(체로키) 사람들이 세대를 이어오면서 전했던 삶의 지혜. (가르쳐들지 않아도 배우게 되는) 가르침들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 할아버지와 작은나무, 할머니, 그리고 그들의 친구들- 하다못해 나무들, 새들, 잎사귀들, 산딸기까지 이 책에서는 하찮고, 값어치 없는게 없다.
모두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
끝에 이르러 나무와 할아버지가 재회하는 장면, 윌로 존이 떠나는 장면,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영혼이 떠나는 모습에는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그러나 그 분들은 영혼의 마음만은 아직도 살아 계실것이다.
(욕심 부리면서 살아온 사람은 죽고나면 밤톨만한 영혼밖에 남아 있지 않게 된다. 다시 태어나도 밤톨만한 영혼만을 갖고 태어나 세상의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는 할아버지의 말씀)
분명 어딘가에서 우리에게 긍정적 기운을 전달해주시고 계실것이다. 그 분들은 다시 태어나셨을테니깐!
하루하루 달라지는 문명의 발달, 그로인한 자연파괴. 인간들의 이기적인 삶에서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모든 걸 가졌고, 누리고 산다고 해서 행복한 삶일까?
할아버지와 작은 나무 당신들을 만나서 진심으로 행복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내 영혼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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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커피통을 바닥에 내려놓고 책들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그 위에다 잘 놓았다.
나는 나대로 석유통을 내려놓았다. 왜냐하면다른 사람이 말을 걸어왔을 때, 나름의 예의를 표하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생겨들으려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할아버지가 누누이 가르쳐 주셨기 때문이다. 61쪽
할머니는 이해와 사랑은 당연히 같은 것이라고 하셨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랑하는 체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밤톨만한 영혼을 갖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106쪽
작은 나무야,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제 입으로 자기가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떠벌리는 사람한테는 조심하겠다는 뜻이지?
우리는 봄과 여름 동안에는 덫을 높지 않았다. 짝짓기와 싸움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동물들도 마찬가지라는게 할아버지의 설명이었다. 또 할아버지는 설령 짝짓기를 하고 난 다음이라 해도 사람들이 사냥을 계속하고 있으면, 그들은 새끼를 낳아 기를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결국 우리 인간도 굶어 죽고 말 것이라고 하셨다. 173~174쪽
나는 할머니에게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해드리고, 조심하지 않은 내 잘못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며, 심지어 방울뱀의 탓도 아니라고 하셨다.
또 이미 일어난 일을 놓고 잘잘못을 따져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183쪽
할아버지는, 남에게 무언가를 그냥 주기보다는 그것을 만드는 방법을 가츠쳐주는게 훨씬 좋은 일이다, 받는 사람이 제 힘으로 만드는 법을 배우면 앞으로는 필요할 때마다 만들면 되지만,
뭔가를 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으면 그 사람은 평생동안 남이 주는 것을 받기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사람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인격이 없어지고 자신의 인격을 도둑질당하는 셈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식으로 하면 그 사람에게 친절한 것이 도리어 불친절한 것이 되고 만다고 하셨다.
어떤 사람들은 계속해서 주는 것을 즐긴다. 그렇게 하면 받는 사람보다 자신이 잘났다는 허세와 우월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로 해야 할 일은 받는 사람의 자립심을 일깨울 수 있는 작은 뭔가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자신을 따라 잡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252~253쪽
와인 씨가 내게 연필 한 자루를 주셨다. 기다랗고 노란 연필이었다.
연필 깎는데도 요령이 있다. 연필심을 너무 가늘게 깍으면 안된다............
인색한 것과 절약하는 것은 다르다. 돈을 숭배하여 돈을 써야 할 때도 쓰지 않는 일부 부자들만큼이나쁜게 인색한 것이다. 그런 식으로 살면 돈이 그 사람의 신이 되기 때문에 그 사람은 인생에서 착한 일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써야 할 때 돈을 쓰면서도 낭비하지 않는 것은 절약하는 것이다. 260쪽
그러니까 할아버지는 사무실에서 나와 나를 만났을 때 내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계셨던 것이다. 다만 할아버지는 내가 다른 아이들과 같이 있고 싶어하는지........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지.............알수가 없었기 때문에 나에게 결정하게 만드셨던 것이다. 3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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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보기.
+인디언(체로키) 관련 서적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