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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감.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도구이다. 생존의 문제뿐 만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너무나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는 오감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걸까?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을 제외하고 겉으로 인지할 수 있는 것만을 오감이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인해 즉흥적이고 자극적인 외부조건에만 기계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건 아닐까?’ , ‘조금의 훈련을 통해 좀 더 풍부하게 주위의 사물 뿐 만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느끼고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방법은 예술(미술)일 수도 있지 않을까?‘ 미술이라는 것이 오감을 통해 느낀 평범한 모습들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해석해 묘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힘으로써 우리의 오감을 더욱 발달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는 그럴 수 있는 기회를 놓쳤으며 놓치고 있다. 첫 번째, 학창시절에 미술이라는 과목은 거의 모든 선생, 학생들의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혹 수업을 하더라도 미술에 대한 이해-전체적인 역사를 통해 그 흐름을 파악하기, 그림을 감상 또는 즐길 수 있는 방법-보다는 맥락 없는 화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 흐름이 없는 기법에 대한 설명 그리고 그림 그리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오감을 사용할 기회를 제대로 제공해 주지 못했다.
두 번째는 학창시절 이후 나와 같은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림과 접할 기회를 가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예술이라는 것은 금전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에 위치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여가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매체에서 나오는 미술관 장면을 보면 다들 멋진 옷에, 비싼 악세 사리를 하고 등장하는 모습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더욱 예술은 나와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개인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술을 접다한다는 것이 또 다른 공부라는 생각, 사는 것과 별개라는 생각 등이 자연스럽게 몸에 베여있어 예술이라는 것은 딴 세상 것인 것으로 인식한다.
다시 말해, 개인적인 시간적 투자, 물질적 투자를 해야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오감의 자극을 통해 삶을 좀 더 풍요롭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좋은 안내서이다. 가독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가 즐기는 미술 방법이 제시되어 있어 나의 생각과 그들의 생각을 비교해 보고 배워나갈 수 있다.
인생을 즐기자. 오감의 발달을 통해 마음의 풍요, 생각의 풍요, 정서의 풍요를 즐기자. 그러다보면 물질적으로 부족하더라도 좀 더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