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이베이 안그라픽스의 ‘A’ 시리즈
오가와 나호 지음, 박지민 옮김 / 안그라픽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타이베이 혹은 타이완보다 대만이라는 이름이 우리에게는 더 친숙할 것이다. 그 전에 중국과 수교를 하기 전까지는 자유중국이라고 불렀었다. 그렇면서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어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냉전이 한창이던 80년대만해도 해외 여행이 쉽지 않았기에 대만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았다. 이제는 거의 전세계 대부분을 여행할 수 있게 되어 상대적으로 대만에 여행하는 확률이 줄어 들었다. 또한 한중 수교를 하게 되면서 대만과 1주일만에 수교를 단절해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으니 대만과 원수가 되지 않은 것만해도 다행인지 모르겠다. 청일 전쟁에 대한 패배로 잠시나마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었기에 일본의 문화가 많이 남아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TV를 통해 본 대만의 어떤 건물은 일본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우리가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나라마다 다 비슷해보이면서도 조금씩 다른 점을 알 수 있듯이 한국, 중국, 일본의 거리를 보면 우리가 속한 아시아권이라 정확히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기에 일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 여행도 다니고 또 한국에 온 일본인 들에게 악의적이지 않은 것처럼 대만 사람들도 일본에 대해서는 그렇게 적대적이지는 않나보다. 그리고 아직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친절하다고 하니...우리가 일본 여행을 자주 가는 이유 중 하나가 친절함과 바가지 없는 서비스 때문아니겠는가.


  나도 작가처럼 해외여행을 하면서 관광지만 다니는 것이 아닌 그 지역의 일상에 대해 접하는 것을 상당히 좋아한다. 현지에서 이발도 해보고 마트나 시장 구경을 다니면서 현지 인들이 구입하는 물건들을 구경하고 아이들 장난감을 골라보기도 한다. 그 곳에 가면 TV에서는 미처 볼 수 없었던 상품들과 상인들을 만나고 또 현지 문화에 대해 체험도 해본다. 일본인이 쓴 책이라 우리의 정서와 조금 맞지 않는 부분도 더러 있으며 특히 여행 가방 꾸미는 것을 처음 보면서 흥미롭기도 하였고  번거롭게 저런것을 어떻게 챙기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들을 기록한 것 같으면서도 부지런히 관찰한 내용도 많이 담겨있다. 특히 음주 문화에 대해 소개하면서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하는데...그렇고 보니 중국 식당에서도 점심 먹으면서 맥주 한잔씩 하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 아마도 국물있는 음식을 먹기 때문에 그렇지 않겠는가 싶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점심 식사하면서 가볍게 맥주 한잔 정도는 했는데 말이다. 그런데 같은 국물있는 음식을 즐겨먹는 일본에서도 식사하기 전에 맥주를 시원하게 한잔 마신다는 것은 의외다. 생각해보면 그래서 일본 맥주가 종류도 많고 유명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와 대만에서의 전철에서의 예절이 다르다고 하는데 우리와도 역시 다르다. 우리는 어찌보면 두 나라에서 허용되는 것이 모두 가능한 그런 문화 아니겠는가? 에스컬레이터도 일본과 대만에서는 바쁜 사람을 위해 한쪽을 비워둔다는데 역시 인구밀도가 높아 우리나라처럼 성격 급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까? 근데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따라서 에스컬레이터 한줄 서기 하다가 잘못되었다면서 다시 중앙의 노란선 죄다 지우고 한줄 서기 운동도 폐지하고 있는데 말이다. 책은 한권이며 대만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작가가 일본인인 덕분에 대만과 일본 두 나라의 문화에 대해 동시에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중 하나가 식도락이다. 여행을 하면서 현지의 음식들도 접해보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인터넷에서 맛집을 검색해서 먹으러 가곤 하는데 사실 나는 그닥 추천하고 싶지도 또 따라하고 싶지도 않다. 맛집이라고 알고 찾아갔는데 내 입맛에 맞지 않다거나 자칫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기 때문이다. 편의점에 가더라도 코카콜라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도 있지만 현지에서만 파는 음료수나 과자들이 있다. 그런 음식들을 접해보는 것도 나는 좋아한다. 작가가 재미있는 음식 이야기라고 한 것 처럼 말이다. 음식들 하나하나에도 스토리가 담겨 있고 또 각 나라마다 식사에 대한 예절도 다르니 알아두면 분명 쓸모가 있는 지식들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많이 걸어다니기 때문에 피곤하다. 때때로 시차에 대한 적응도 필요하고 낯선 음식이나 잠자리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래도 같은 동양권이라 휴식하는 방법은 일본, 한국과 대만은 크게 다르지 않나보다. 마시지를 받고 스파에서 여유있게 휴식을 즐기다보면 여행하면서 쌓였던 피로가 눈녹듯 사라지지는 않지만 상당히 편해지는 것이다. 물론 다시 돌아왔을때도 여독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진정한 여행이란 낯선 것에 대한 도전과 여유로운 휴식이 아니겠는가 싶다. 책을 통해 대만에 대해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수년내에 대만 여행을 하게 될때 반드시 참고하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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