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의 물리학 - 사소한 일상이 물리가 되는 즐거움
이기진 글.그림 / 시공사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에서 물리학은 항상 존재한다. 화학도 물리학에서 시작되었으니 빨래를 할때 물의 양이 일정한데 세재를 많이 넣는다고 빨래가 더 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처럼 말이다. 다들 아는 내용이지만 물에 녹는 세재의 양은 정해져 있으니 굳이 많은 양을 넣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학창 시절 배웠던 물리학은 차의 속력을 계산하거나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커브를 돌때 전복되지 않으려면 경사각을 얼마를 설정해야 하는지 등이었다. 사실 물리학과 같은 자연과학 만으로는 실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학을 거쳐 하나의 제품으로 탄생했을때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물리학의 든든한 배경이 없다면 증기기관도 전기도 발명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인문학보다는 상대적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공학에 밀려 자연과학도 취업에 대한 이슈로 인기가 시들하다. 인기가 없는 이유중에 하나가 공대를 다니게 되면 1년을 과제에 시달리며 어려운 공학을 공부하고 계산기를 항상 휴대하고 다닌다. 시험문제도 같은 한국어로 적여 있지만 전혀 유추가 불가능한 어려운 수식들도 가득차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공학의 기본이 되는 수학이나 물리학을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어렵기 때문에 공부하기 싫어하고 또 졸업하고 취업을 해서 직장을 갖게 되어도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도면 그리거나 어려운 계산 공식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물론 경제학과같은 인문학이라고 해도 쉬운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인지 물리학에 대한 책들의 제목을 보면 쉽게 배우는, 영화에서 보는 등 아주 쉽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독자들을 유인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양자역학이니 상대성 원리 등에 대해 논한다면 지적인 대화를 할때 뭔가 아는 척은 할 수 있지만 술자리에서 왕따를 당할수가 있다. 그래서 물리학 관련 베스트 셀러들은 일상에서 만날 수 았는 소소한 물리학 이야기들로 풀어나간다. 경제학이나 심리학도 마찬가지이지만 물리학도 자연현상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므로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다. 하지만 반대로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에 대해서만 늘어놓아도 책 한권 분량은 너끈히 채울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일상 생활에서 빠질 수가 없으니 말이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류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거나 아파서 병원에 누워있으면서 나침판의 원리를 터득했다는 아인슈타인처럼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 설명이 가능하다. 물리학이 어렵지 않다고 설득하면서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고 하는 이면에는 어려운 이야기는 쏙 빼고 쉬운 이야기만 들려주겠다는 계산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어짜피 물리학의 범위는 워낙 광범위 하므로 수업시간에 배운 어려운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할 얘기는 충분하니까 말이다.


  저자도 그런 점에 치중을 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매 스토리마다 등장하는 로보트의 쓸데없는 이야기와 박사의 이야기는 왜 실었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사족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니면 쉬운 물리학 이야기만 실으려고 했는데 지면이 모자랄까봐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핑계로 실었는지도 모를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지식들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딜레마도 있다. 가령 비가 오는데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지하철 역까지 뛰는게 나을까? 아니면 차라리 걷는게 나을까? 혹자들은 같은 거리를 갔다면 뛰는 것이랑 걷는 것이랑 비를 맞는 양은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하나의 가정이 존재한다. 내리는 비의 양이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다.장마철인 요즘 쏟아지는 비의 양은 매순간 다르다. 스콜처럼 순식간에 지나가기도 하고 지겹도록 오래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동일한 양의 비가 내리지는 않는다. 그리고 정말 뛰는 것이 나은지 걷는 것이 나은지는 확실하지 않다. 책에서 말한대로 바닥에 있는 물이 튈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0% 물리학 만으로는 답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점에 대해서 보다 명확하게 답을 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리학은 봉이 아니고 그렇다고 만능도 아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