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끝내는 세계사 - 암기하지 않아도 읽기만 해도 흐름이 잡히는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최미숙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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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책들의 제목을 차지하는 '한 권으로 끝내는~' 시리즈는 상당히 식상하여 이제는 한 권으로 끝낸다는 말을 믿지도 않는다. 한 권으로 끝낸다는 내용의 범위도 대단하여 세계사, 신화 등등 어마어마한 스케일에 도전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제목이 이번에는 '한 번에 끝내는'으로 시작한다. 세계사란 과목이 암기해야 할 내용도 많아서 학창시절에는 항상 외면받던 과목 중에 하나였다. 굳이 공부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세계사에 나오는 인물이나 지명의 경우 익숙하지 않아 외우거나 종이에 기록해가며 책을 읽어야 헷갈리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접했던 삼국지의 경우도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메모하거나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등장인물에 대해 수시로 찾아보면서 읽어야 했다. 세계사에 대해 공부할 때도 크게 우리나라, 중국, 흔히 서양이라 말하는 유럽, 인도와 페르시아의 역사 정도가 고작이었다. 문제는 각 지역별로 시대적 흐름은 알지만 엮어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초한지에 대해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초나라를 무너뜨리고 천하를 제패한 한나라가 고조선을 멸망시킨 한나라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물론 세계사 전반에 대해 이해를 하려면 세계사 관련 책의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주요 국가별 연대 표를 참조하면 되지만 몇 페이지로 요약해서 정리가 되어 있기에 흥미롭게 읽으며 이해한다기 보다 수험생이 되어서 다시 암기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학생이 아닌 이상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면 세계사의 큰 흐름 내지는 주요한 사건들에 대해 '왜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였을까?' 내지는 역사에 있어 만약이란 없지만 '만약에 이랬다면?'이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세계사에서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변화를 일의 킨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전쟁에 의해 문명은 발달하였다고 하지만 전쟁을 일의킨 원인과 전쟁이 빼앗아간 것과 안겨다 준 것들. 직접적인 전쟁의 피해자가 아니기에 오래전에 일어난 전쟁들에 대해 자유롭게 해석하고 판단을 하게 된다. 인류가 정착을 하게 되면서 전쟁이란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인류의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책에서는 위대한 변화들을 7가지 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도자, 경제, 종교, 지정학, 군사, 기후, 상품이라는 7가지 테마이지만 개인적으로 모두 전쟁과 관련이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위대한 지도자의 대부분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거나 전쟁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영웅이 상당히 많다. 부유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도 군사력이 경제력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만큼 전쟁을 부추기는 요인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이면에는 인간은 완벽하지 못하기에 신이라는 절대적인 존재에 의지해야 하기에 종교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유한한 자신의 삶을 무한으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종교라고 믿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책에서는 앞서 말한 7가지 테마에 대해 시대적 흐름이 아닌 작가가 정의한 중요한 사건이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내가 알고 있던 내용도 있고 새롭게 접한 내용도 많다. 300페이지도 안되는 분량의 책에 많은 내을 다룰 수는 없다. 자세한 역사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인 것이다.


  저자의 주요 저서를 보면 제목만 봐도 상당히 흥미롭다. 어차피 한 번에 세계사의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독자들에게 '이건 몰랐지.'라며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거나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에 대해 - 물론 역사 기록이라 나중에 다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지도 모르지만 - 알려준다. 한 번에 끝낸다는 것이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세계사의 흐름에 대해 끝내겠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럴수록 독자들은 점점 더 책의 내용에 빠져들게 된다. 책의 제목에 이끌리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펼치는 순간 빠져들도록 하는 묘한 매력을 설명할 방법은 없다. 내가 그 비법을 알고 있다면 이미 베스트셀러의 저자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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