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
자신의 이름 석자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엄마들의 고군분투 에세이다.
[100자서평]
엄마라는 말만 들으면 눈가가 묵직해진다. 이유가 무엇일까? 엄마는 우리 가정에서 가장 희생이 많았던 한 사람이라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은 아이가 태어나면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경력이 단절된 경우는 잃어버린 자신의 이름을 찾는 기간이 더욱 길어 질 것이다. 이는 점점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느낌이 강하다.
사랑해서 결혼하고, 아이를 계획하지만 출산과 육아의 기회비용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남성중심의 사회 문화 속에서 여성의 희생은 당연하다고, 어쩔 수 없다고 손 놓고 지켜보는 듯 하다. 그리고 도와준다는 핑계로 남자들은 아내의 희생에 혜택을 누리는 듯 하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여성의 육아휴직으로 인원의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럼 어느 누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러니깐 여자를 안뽑지"라는 말을 들을 때면, '내 아내에 대해서도 저렇게 말을 했겠지'라는 생각에 아내에게 미안하다. 어쩌면 지금 육아휴직을 한 아내가 회사에서 휴직 전에 나보다 더 인정받았고, 사회 생활을 통해서 더 높은 성취감을 얻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집에서 둘째는 보면서 육아휴직을 해야할 사람은 아내가 아니라 바로 내가 되어야 한다.
이 책에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릴 뻔 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지킨 10명의 여성이 있다.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한 직장에서 20년동안 버틴 엄마와, 육아를 위해 이직만 6번 다니고, 어떤 엄마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회사에서는 찾을 수 없다며, 창업을 하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여성도 있었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모습으로 일과 육아를 함께 하는 여성들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육아를 전담하거나 육아로 인하여 자신의 경력을 바꾸거나 단절이 되는 사례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 아직 많은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매일 고군분투하면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지키고자하는 엄마라는 여성을 응원한다.
[본문]
한 직장에서 20년, '존버'하는 이혜선
이혜선님은 육아를 이렇게 표현했다.
"제 양 다리에 모래 주머니가 묶여 있었던 것 같아요. 모래 주머니가 묶여 있으면 달릴 수 없잖아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이 모래 주머니가 된다고 생각하니 가슴 아프지만 어쩌면 여성에 입장에선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혜선님은 일-육아의 병행을 위해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씩 나를 돌아볼 시간을 꾸준히 갖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책과 글쓰기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한다. 어쩜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선 스트레스를 해소 할 자신만의 방법을 구축하는 것이 꼭 필요하단 생각이 들게 되는 인터뷰였다.

6년간의 경력공백 속에서도 커리어의 끈을 놓지 않은 최유진님
승무원으로 첫 커리어를 시작하고, 호텔러로 일하다 맞이한 임신과 육아, 그리고 퇴사
출중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지만, 엄마라는 옷을 입으면 그 좋던 커리어도 결국 아무것도 아닌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육아 휴직동안 회계사 공부를 하는 등의 끊임 없는 노력에도 결국 육아를 병행해야하는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최유진님은 마음을 내려 놓고 자신만의 속도로 아이와 함께 커리어를 쌓고 계신 듯 했다. 어쩌면 일과 육아의 병행은 자신의 삶을 방향과 속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서 무엇이 자신에게 더 중요한 삶의 자세인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인터뷰였다.
5년간의 공백을 딛고, 경력을 살려서 일하는 안자영님
안자영님은 좋은 사람과의 인연으로 끊겼던 경력을 다시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주변의 도움 또한 경력을 계속 유지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였다. 육아를 엄마 혼자만 포기하면 다 괜찮다라는 생각보다는 남편과의 공동육아 그리고 주변의 도움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무조건 엄마'라는 개념도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은 나 역시 공감한다.
직장을 다니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김우영님
김우영님은 직장을 다니면서 '밀키베이비'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함께 성공적으로 병행하고 계신다. 육아와 일의 병행도 힘든 일인데,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한다니 대단하다. 하지만, 이 현재상황이 있기까지 어려움은 분명 있었다. 육아로 인하여 경력을 중단했지만,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밀키베이비 웹툰을 시작했다고 하니, 육아의 경험을 잘 이용한 케이스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험으로 재취업까지 했다니 육아에 자신의 경력과 능력을 현명하게 이용하시는 듯 했다.
6번의 이직, 싱글맘 송지현님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안타깝게 읽은 부분이 바로 송지현님이다.
"정말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았어요. 내가 잠깐이라도 힘을 빼면 바로 떨어질 것 같은 느낌 있잖아요." 의 글귀를 읽는 순간, 너무 힘듦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듯 했다. 혼자서 아무리 버둥거려도 헤어 나올 수 없는 미래가 없는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라는 타이틀이 자꾸 자기 앞을 막아서는 너무나도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송지현님은 엄마들의 문제라 자책하지말고,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계속 목소리를 내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래야 세상이 바뀐다고 말이다. 그 목소리에 공감하고 함께 외쳐야 할 것이다.

국회에서 일하는 워킹맘 장명희님
"국회는 우리 사회를 바꿔가는 곳이기는 하지만, 변화에 혁신적으로 동참하는 곳은 아닌 것 같아요." 라고 말한다. 또한 장명희님은 우리가 일-육아를 병행하기 위한 제도를 개선코자 관련 법안을 찾아보셨다고 한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법안이 너무 잘 되어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이 별로 없다는 말이다. 법은 잘 되어 있는데 왜 시행이 되지 않을까? 아마 그데 대한 답은 장명희님이 말씀하신 국회부터 그 변화를 동참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얼마전 둘째의 출산으로 몇해전에 변경된 10일의 배우자 출산 휴가를 사용했다. 그리고 내가 없는 자리에서 어떤 부장님이 이렇게 말씀 하셨다고 한다. "법은 그렇고, 그걸 다 쓴다고?" 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맥이 빠진다. 법을 지켜라고 아이들에게 강조해서 말하지만, 정작 그걸 지키지 않는 표리부동의 어른들이다. '그건 그거고'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아마도 일과 육아의 양립의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자영업자 엄마 이민정님
이민정님은 임신으로 인하여 하고 싶은 다큐멘터리 작업을 그만두어야 했다. 그리고 그 때의 엄청나게 속상한 마음을 전해준다. 너무나도 하고 싶어하는 일을 포기해야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민정님은 자신에게 맞는 다른 커리어를 위해 창업을 하셨다. 그리고 육아와 함께 병행하면서 약간은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그 모습이 많은 엄마들에게 귀감이되고 응원이 될 것이다.
일과 육아의 균형을 지킬 수 있는 일을 찾는 박성혜님
박상혜님은 책을 좋아하는 엄마들과 함께 책방 창업을 했다고 한다. 각자의 결혼 전의 경험을 살려 업무를 분담하며 육아와 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한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온 결과가 지금 책방이라고 한다. 아이와 함께 하면서 지속가능하면서 자신의 이름 석자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한다.
스타트업 대표 조현주님
자신의 사업을 한다는 것은 어쩜 육아를 위한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투자금을 가지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일반 직장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현주님은 어쩌면 육아를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하나의 근무 형태를 선행해서 보여주는 것 같다. 1~2시간의 출퇴근 시간을 소모하는 것보다 비대면으로 자신의 육아 생활 패턴에 맞춰 집중력있게 일을 한다면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뜩 들게 했다.
타국에서의 육아맘의 삶, 정민지님
정민지님은 결혼 후 남편의 고향인 네델란드에 가서 임신과 육아를 하고 있다. 낯선 곳에서의 육아는 한국과는 조금 차이를 보인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보육료의 부담이 있어 아무래도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기서도 한국과 다를 바가 없이 엄마라는 존재는 세상 어디에서도 쉽지 않은 역할인 듯 하다. 다만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한국보다는 조금 더 성숙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의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