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지옥
마츠바라 준코 지음, 신찬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회 #장수지옥



책을 선택한 이유

나의 최대의 고민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이다. 이런 고민을 하다보면 또 "어떻게 죽어야 할까?" 잘 죽는게 무엇일까? 명예롭게 죽는거? 돈을 많이 축적해서 죽는 것? 아니면 병이 없이 죽는 것..혹시나 내가 먼저 이 세상에 떠난다면 반대로 배우자가 먼저 떠난다면? 이런 끔찍한 생각조차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주제에 들어온다.

나이가 들면 당연히 노화가 되고 이런 노화로 인하여 우리 인체는 여기저기 고장이 나면서 그 고장의 시기를 지나쳐 치료하거나 치명적인 고장의 원인으로 한번도 꿈꾸지 않았던 누군가에게 의존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까지 갈 수 있다. 그런 삶은 과연 원하던 삶일까? 그렇게 생명의 끈을 비참하게 잡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존엄하게 죽을 수는 없을까?이런 질문들이 머리 속을 복잡하게 할 때가 있었다. 그러던 중 "장수 지옥"이라는 무시무시한 제목의 이 책이 눈에 띄었고, 지금 일본의 상황은 어떤지, 일본의 사회문제를 몇년뒤에 답습할 우리 나라는 어떤지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 죽음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할 때 이번에 읽었던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책을 다 읽은 후

이 책의 저자는 오래 살기 싫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자의든 타의든 사람을 오래 살려주는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평균 수명은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수명은 연명 치료를 통해 침대 위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수명이였다.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위루관으로 영양분을 공급받아 하루종일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삶이 아니다. 너무나 비참하고 차라리 조금 일찍이라도 좋은 기억과 추억을 간직하고 가는게 더 좋은 죽음 같아 보였다. 그래서 차라리 인간답지 못하게 사는니 인간답게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이책의 마지막에는 '좋은 죽음' 에 대한 10가지의 지침을 알려주고 있다. 어떻게 하면 잘 죽을지도 한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이다.

책을 읽는 동안 공감가는 문구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 자신을 잃는 게 바로 죽음을 의미한다 -P27

[나의공감]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삶이라는 것은 내 스스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한다. 병상에 누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삶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혹시나 다시 회복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면 이겨내려고 하겠지만, 그 가능성마져 미비하고 치료의 목적이 단지 생명의 연장이라고 하면 이는 본인에게 큰 고통이고 가족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런 삶을 원치 않는다. 이건 바로 자신을 잃는 것이고 곧 정신적 죽음이다.


어머니의 마지막 2년은 어땠을까?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물었다. ..."뼈와 가죽뿐이에요." 미치코 씨는 망설임 없이 바로 답했다.

[나의 공감] 연명 치료는 굳이 사람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 일까? 뼈와 가죽만 남은 자신의 모습을 보면어 과연 어떤 생각이 드는 것일까? 위루관으로 전해오는 음식물로 숨만 붙어 있다면 그건 살아야할 이유가 될까? 수만은 질문들이 나의 머리에서 맴돌았다. 아무래도 이런 연명 치료는 인간 존중의 차원에서 그만해야한다. 이건 인격 모독이고 사람을 사람답게 지켜주지 못하는 행위이다.

여담이지만 장의사에 따르면 연명치료를 받가가 죽은 사람은 자연사한 사람보다 무겁다고 한다. 연명치료로 인해 몸속에 수액이나 영양분 등 수분이 차기 때문이다. 또 연명치료를 받은 주검은 얼굴 표정도 험악해서 가족이 봐도 놀랄 정도라고 한다.

[나의 공감]연명치료를 한 사람들이 돌아가신 후의 모습 또한 살아서 연명 치료를 받으실 때보다 더욱 더 비참해지는 듯 하다. 놓고 싶은 생명줄을 억지로 잡은 결과인 듯 하다. 특히 연명 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표정이 험악해진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생을 마감하시는 그 순간 표정이 험악해지실까?과연 누구를 위한 연명치료이고 무엇을 기대한 연명치료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절실하다.

고령자가 임종기를 맞이하면 음식물 섭취가 여의치 않다는 사실을 당연시하고, (중략) 국민들 사이에 연명은 비윤리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요. 연명치료가 오히려 노인 학대라는 주장도 있고요.

[나의 공감]외국의 사례는 사람의 탄생과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노년이 되어 침대 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욕구가 더 강해서 그렇다고 한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죽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에 가족들은 죽음을 최대한 늦추려고 연명치료를 실시한다. 하지만 이 연명치료가 환자 뿐만이 아니라 가족에게 정신적, 육체적 그리고 금전적으로 큰 고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죽음은 이별이기에 큰 슬픔이지만, 노화로 인해서 더이상의 식생활이 혼자서 불가능한 상태에서는 보내드리는 것이 환자를 위한 일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고독사'는 이상적인 죽음

[나의 공감] 저자는 고독사는 이상적인 죽음이라고 한다. 이 문구에 반감이 들었지만, 책을 읽어보니 한편으로 공감도 갔다. 고독사하는 사람들은 연명 치료까지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만약 노화로 인하여 각종 질병에 노출이 되어 있는 가족 구성원이 옆에 다른 가족이 있었다면, 응급차를 불렀을 것이고 병원에서는 연명치료를 무조건 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기도 삽관, 위루관 시술 등등 침대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고독사를 가장 이상적인 죽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안락사법이 세계 최초로 성립된 것도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국민성이 배경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생명에 대한 도덕적 관념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우선이다.

[나의 공감] 개인적인 생각에는 특히 유교적 관념이 생명에 대한 도덕적 관념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 같다. 삶과 죽음은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죽음에 대한 시각도 이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질병과 개인 위생으로 평균 수명이 50세 미만이였던 옛날에는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이였지만, 지금은 문화적으로 개인적으로 생각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냥 입에 풀칠하고 사느니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웰빙의 시대이다. 그리고 여기의 연장선에서 바 웰 다잉이 시대가 되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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