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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우식당 - 그곳은 우리를 눈 감게 만든다. 그는 분명, 특이한 사람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장진우 지음 / 8.0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장진우 그는 전문셰프가 아닌 피리를 전공한 사진 좋아하고 음악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이런저런 예술적 기질과 자유 영혼을 가진 유쾌한 사람이다.
자신의 서재 공간에서 친한 지인들과 같이 밥 먹다가 시작된 원테이블 '장진우식당'
친구의 친구, 지인의 지인... 그렇게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한 테이블에 앉아 서로를 새롭게 알아가며 함께 밥 먹고 더불어 다시 친구가 되고 지인이 되고.
어느새 모르는 누군가도 소문을 듣고 찾아와 밥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공간이 상업적 공간으로 바뀌게 되었다.
오는 누군가에게 계속 공짜로 밥을 줄수는 없는 상황이니까^^
식당 간판도 없단다.
장진우가 하는... 장진우네 식당 가자 하다보니 그냥 '장진우식당'이 되었다.
의도하지 않게 식당이 된곳.
정해진 메뉴 없이 그날 그날 주인이 내놓는 메뉴를 한 테이블에서 함께 한 사람들이 같이 먹는다.
그리고 서로 마음맞아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의기투합해서 컨셉이 잡히고 새로운 식당이 하나씩 늘어났다.
참 쉽게 시작한다.
약속도 없이 찾아와 무작정 장사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분들이 참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특정한 가게에 항시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런 분들이 만나기 어려워졌다며 그동안 그가 가게를 시작하던 이야기들을 정리해 놓기도 했다.
이제껏 시작한 가게들중 단 한곳만 문을 닫았는데 그곳도 장사가 안되서가 아닌 컨셉이 맞지 않아 운영의 재미가 없어서란다.
시작도 단순하게 하더니 그만두는 이유도 단순하다.
그의 이야기속에는 무수한 사람들이 있다.
그에게는 사람이 재산이다.
서로 마음이 맞고 이야기가 통하고 함께 의기투합할수 있고 만나면 즐겁고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아서 계속 관계가 이어지는 사람들.
참 행복한 사람이다.
물론 처음에 무언가를 시작할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이 있었기에 제2, 제3이 가능했겠지만 무엇보다 그가 가진 주위 사람들이 귀하고 그의 타고난 재능과 끼가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그의 재능과 끼는 좀 부럽지만 ... 뭐 그의 인맥들이 너무나 빵빵하긴 하지만 나도 주위에 이렇게 저렇게 만나서 인연이 된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 있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인맥들이 크게 늘지는 않지만 날 염려해주고 나보다 더 열심히 곁에서 으쌰으쌰 기움을 보태고 자신의 재능을 시간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다.
그도 그의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정말 아끼는 마음과 따뜻한 시선들을 책 속에서 무수하게 느낄수 있다.
직원들, 지인들, 손님들을 대하는 그의 기본적인 마음에 배려가 있고 정이 있고 속 깊은 따스함이 있다.
자기 이야기만 하는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외국의 식당에 가서 느꼈던 이야기, 손님들 이야기,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 요리에 대한, 문화와 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책이 술술 잘 읽힌다.
책 사이사이에는 그가 내놓는 레시피들도 눈길을 끈다.
꽤 많이 실려있는 사진들도 느낌있게 다가온다.
글 문체에서도 그를 느끼게 하는 리듬같은게 있다.
툭툭 던지는것 같으면서도 친근하게 이야기를 옆에서 들려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그는 장사를 하려고 작정하고 시작하지 않았고 하나 둘 새로운 가게들을 시작하면서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이어지면서 그는 어느새 10년 안에 우리나라의 전국적 문화 콘텐츠 개발을 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시작은 이태원에서 시작해 주변으로 하나씩 늘려갔지만 지금은 전국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구 영남대 앞 타코집이 그 시작이다.
다양한 가게들 중 같은 컨셉은 없다.
이름도 다르고 컨셉도 다르고 메뉴들도 다르다.
요리.재즈.공연이 어우러지는 곳, 빵과 과일 타르트 등이 있는 디저트 가게, 지역소주와 제철안주를 구비한 곳, 프렌치 로멘틱 레스토랑, 돌문어와 오리의 한창차림을 내는 집 등등 연결성이 없어 보이는 다 제각각의 느낌이 있는 가게들이다.
앞으로 또 어느곳에서 어떤 컨셉으로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어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될지 궁금하다.
이 가게들 분위기가 어떨까? 찾아가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한다.
그래서 그의 가게들은 어느날 불쑥 찾아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있는 장소가 되고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의 어릴적 별명은 '장뻥'이었단다.
그가 뭐를 말하면 다 안된다고 하고 뻥치지 말라고 했다고.
그런데 그가 말했던 '뻥'?? 들이 다 현실이 되었단다.
그는 꿈을 꾸고 그걸 현실에서 멋지게 이루어낸 행복한 사람이다.
그가 그의 일을 좋아하고 즐겁게 이루어내는 모습들이 담겨있는 책 속에서 그가 참 행복해 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참 부럽다.
나도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결과를 이루어가고 그 결과가 성공적인 결실을 이루어 또 다른 꿈을 꾸고 이루어가는 행복속에 살고 싶다.
그래서 그의 즐거운 분위기를 느끼며 기운이 내게도 스며들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