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도로 보는 유토피아 상식도감 - 지도로 읽는다
쓰지하라 야스오 지음, 유성운 옮김 / 이다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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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아틀란티스 대륙과 무 대륙, 아서왕의 전설, 아담과 이브의 에덴동산과 동방의 지상낙원인 프레스터 존 왕국, 황금의 엘도라도 같은 것들은 영화나 게임, 소설 속의 단골 소재로 사용된다. 사람들은 과학과 기술을 맹신하면서도 한편으론 환상과 판타지의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흥미를 가진다. 주위의 환경이 힘들고 공허할수록 현실을 직시하려하기보단 판타지의 세계로 빠지게 된다는데 아마도 사람들이 판타지를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현실도피만의 이유는 아닐 것이다. 모험과 초자연 현상에 끌리는 인간의 성향 때문에 사람들은 끝없는 상상력으로 판타지의 세계를 만들어 내었고, 그런 호기심과 상상력은 문학, 예술, 종교, 철학, 과학에 이르기 까지 인류가 영위하고 쌓아온 문화 활동 전반에 깊게 자리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지에 대한 동경의 부산물로서 구전되어진 전설과 공상의 땅은 인류의 이상향, 유토피아란 이름으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지도로 읽는다 고지도로 보는 유토피아 상식도감]은 인간의 상상력으로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어왔던 유토피아와 전설의 땅의 탄생 배경과 의미를 되새겨보고, 지금의 지도 상에서 그 유토피아의 대략적인 위치를 찾아보는 재미있는 책이다. 전설의 땅과 낙원, 이상향은 어느 시대, 어느 문화권에서도 존재하고 있다. 유토피아는 공상에 의해 탄생하여 전설이란 이름으로 전해지는데 고대인들이 상상만으로 만들어낸 이야기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는 것은 전설의 땅과 낙원의 이야기가 구전되는 동안 왜곡되고 윤색되면서도 픽션과는 다르게 어느 정도의 사실을 뼈대를 유지하며 역사적인 이야기와 결합하여 전해졌기 때문에 옛날 사람들의 상상이 그저 상상의 이야기로 취급되어지지 않고 아직까지도 그것을 믿게 되는 것이다.


전설의 땅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잃어버린 땅 아틀란티스 제국일 것이다. 아틀란티스의 전설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쓴 책 대화편에 가장 먼저 등장한다. 대철학자 플라톤이 다루었다는 점 때문에 이 아틀란티스의 존재에 대한 논란은 더 커지는 것 같다. 플라톤은 아틀란티스를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건국했다고 말했는데 말하자면 신화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당시 시점에서도 아틀란티스는 오래전에 존재했던 대륙이었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전설 정도로 치부되었다고 한다. 스승인 소크라테스도 가공의 이야기라고 말을 했고, 단순히 플라톤의 철학적 이념을 예시로 들기 위해 만든 메타포 정도로 받아들여졌는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 19세기에 들어선 후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주목하며 아틀란티스가 실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그런 믿음을 가지게 된 이유는 오직 플라톤이 묘사한 그 내용이 너무나 사실적이라는 것뿐이다.


아틀란티스가 대서양에 존재했던 잃어버린 대륙이라면 태평양의 잃어버린 대륙으로 무대륙이 있다. 무대륙도 게임 같은 것에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데 무대륙이 소멸한 이유는 아틀란티스와 똑같다고 한다. 두 대륙은 모두 영원이 이어질 것처럼 발전하고 번영을 이루었으니 절정의 시기에 갑작스럽게 파멸이 찾아왔다. 대지진과 화산 분화로 지상의 모든 것이 부서지고, 바닷물이 유입되서 하루아침에 무대륙이 사라졌다는 전설. 무대륙은 사라졌지만 그 파편들이 태평양의 곳곳으로 흩어져서 마야의 피라미드나 이스터섬의 모아이상 같은 수수께끼의 유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실제 무대륙이 존재했다는 그 어떤 증거도 현재까지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토피아는 종교적으로도 언급되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에덴동산이다. 에덴동산은 구약에 나오는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이브가 신의 보호 아래 살았던 원조 낙원이다.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는데 에덴동산은 말 그대로 신화가 낳은 공상 속의 땅이다. 물론 처음에는 실존하지 않는 곳이라고 믿어졌으나 중세에 접어들면서 성경이 유일한 절대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며 성경 속의 유토피아도 실존하는 것이라고 믿어야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나의 성경이 거짓말을 할리가 없어. 구약에는 에덴동산의 위치가 구체적으로 서술되고 있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가지고 실제로 에덴동산을 찾아나서게 된다. 사람들은 에덴을 실제로 찾을 수는 없었지만 에덴을 테마로 하여 자신들이 상상하는 낙원의 모습을 회화, 시, 소설 등에 투영하여 그려나갔다. 


영화나 소설, 게임 등에서 숱하게 만나왔던 동서양의 전설 속의 유토피아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그 전설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처음 사람들이 상상하던 모습과 시간이 흐르며 점차 살이 붙고, 왜곡되며 바뀌어진 낙원의 모습은 어떤지, 그리고 문화, 예술, 종교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와 어떻게 결합하여 구전되어져 왔는지를 알아보며 유토피아에 대한 흥미로운 상식들을 알아볼 수 있어서 무척 재미있다. 애초에 사람들이 유토피아를 상상한 이유가 흥미롭고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인데 그런 것에 부합하듯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지도를 통해 위치를 확인하며 전설의 공간을 접하니 조금 더 현실감이 느껴지며 흥미로움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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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만화 인류사 대모험 - 한눈에 보는 인류 진화의 역사 3분 만화 세계사
사이레이 지음, 이서연 옮김 / 정민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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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유인원에서 진화해 왔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인류의 조상이라는 것이 보편적으로 배우게 되는 진화에 대한 지식이다. 그러나 전지전능한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는 종교적인 탄생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 인간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나 인류의 조상이 물속에서 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주장을 들어보면 나름대로의 설득력은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다윈의 진화론이 일반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진화론을 믿고는 있지만 정확히 인류의 진화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명칭도 어려운 호모 뭐시기부터 네아네르탈인이나 크로마뇽 같은 조상들의 서열도 구분하기 어렵고, 어떤 형태로 진화를 해왔는지도 잘 모른다.


나는 어디서 왔고, 인간의 조상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인류는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갈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는 사람에게 [3분 만화 인류사 대모험]은 쉽고 재미있는 답을 제시해준다. [3분 만화  세계사]를 쓴 작가의 신작으로 이번 인류사 대모험 역시 만화라는 장르를 차용하여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어려운 인류사에 편하게 접근하여 공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진화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면 세계사적인 관점으로 인류가 어디에서 출발해서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진화했는지와 같은 연표에 기인한 순차적인 진행과정을 외우는 것을 떠올리는데 여기서는 단순히 순서 외우기가 아니라 인류의 진화에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대한 재미있는 답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궁금증을 유발하고, 최신 화석 발굴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금까지 밝혀진 인류 진화의 비밀을 공개한다.


인류 최초의 인류라고 하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이고 루시라는 별칭이 붙은 화석이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보다 120만년이나 앞선 아르디피테쿠스가 이미 1994년에 발견되었다는데 난 왜 몰랐을까? 아르디피테쿠스는 땅에서 생활한 최초의 유인원이란 뜻이라는데 만약 이것보다 더 앞선 화석이 또 발견되면 어떡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출토된 아르디피테쿠스 중 한구에 [아디]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아디의 두뇌 크기는 지금의 침팬지 수준이고, 치아는 작아서 채식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르디피테쿠스의 사진을 봐도 사람의 형태라기보다는 말그대로 원숭이의 형태에 더 가까운데 골반뼈를 보면 직립보행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럼 왜 아르디피테쿠스는 직립보행을 하게 되었을까에 대한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저자는 숲이 퇴화해서 나무가 적어지고 초원지대가 늘어나면서 할 수 없이 나무에서 내려와 생활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자연환경이 진화를 가속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리고 4족보행보다 직립보행을 하면 에너지가 1/4로 줄어들기 때문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이는데 유리했고, 직립을 하면 시야가 확보되어 멀리까지 볼 수 있어 나무위로 도망치는 시간을 벌 수 있어서 자기방어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상식처럼 알려진 내용이지만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손이 자유로워지고 자연히 도구를 만드는데 최적화된 신체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손을 많이 쓰면서 머리도 점차 좋아지게 되면서 조금씩 진화가 되가는 것이다.


책에는 재미있는 가설들도 많이 나오는데 그중 인상적인 것이 수생 유인원에 대한 내용이다. 흔히 말하는 인류의 조상이라고 하는 유인원은 지금의 인류의 모습과 너무나 다른데 이렇게 다른 모습, 다른 여러가지 차이점을 가지게 된 것이 그 유인원이 한 때 물속에서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관점인데 이것을 [수생 유인원 가설]이라고 한다. 바닷물이 차올라 동아프리카가 가라앉게 되자 거기에 살고 있던 유인원들이 어쩔 수 없이 바다로 나가 헤엄을 쳐서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는데 긴 시간동안 물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수생 유인원으로 진화했고 그것이 유인원과 지금의 현생 인류 사이의 미싱링크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물에서 생활하기 좋게 털이 빠지고, 몸이 유선형으로 바뀌고, 물속에서 직립보행을 배우고 뭐 그렇게 했다는 가설인데 한때 많은 사람들에게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그런 가설이 과학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증명이 되었지만 재미있는 가설이다.


요즘 중국이 동북공정, 김치공정, 한복공정 등을 일으키며 역사왜곡을 밥먹듯이 하고 있는데 그래서 중국인이 쓴 책을 읽을 때면 괜히 그런 것들이 신경 쓰인다. 이 책도 저자가 중국인이라서 인류사의 이야기를 하는 중에 괜히 중국제일주의 같은 이상한 내용이 나오지는 않을지 책을 읽으면서 좀 신경이 쓰였는데 그런 내용은 많이 보이지 않아서 프로불편러인 내 심기가 불편해지지는 않았다. 특히 베이징 원인 파트를 읽을 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역사왜곡, 중화찬양에 대한 내용이 나오지는 않는지 단속을 하며 읽었는데 그렇게까지 레드카드를 줄만한 내용은 없어서 좋았다. 오히려 책을 읽고 나서 베이징 원인에 대한 내용이 팩트와 다르거나 왜곡하여 언급하고 있지는 않은지 크로스체크를 해봤는데 그다지 잘못 쓰여졌거나 중국의 입장에 유리하게 쓰여진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인류사적으로 사실만을 적은 것 같았다. 워낙 중국애들이 이상한 걸로 사고를 치니 이런 책을 읽을 때도 신경이 쓰이는데 이 책은 OK이다.


일단 만화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고, 만화에 크게 드립이나 개그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있는 것은 아니라서 개그 만화의 형식은 아니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복잡할 수도 있는 내용을 쉽고 가볍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무래도 만화다보니 직관적으로 설명을 이해할 수 있고, 지루하지가 않으니 아이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딱딱한 인류사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앞서도 소개한 수생 유인원 가설이나 외계인설 같은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스러운 내용도 나오고, 이기적 유전자와 남녀 역할 변화라는 과학적, 사회학적으로 읽어볼만한 내용도 담고 있어서 여러가지로 다양한 상식을 늘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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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디즈니 애니메이션 70주년 특별 에디션 고급 벨벳 양장본)
루이스 캐럴 지음, 디즈니 그림, 공민희 옮김, 양윤정 해설 / 아르누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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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소설이지만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으로 더 유명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모두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속의 이미지들이다. 앨리스는 물론이고 체셔 고양이나, 모자장수, 3월토끼, 하얀토끼, 카드병사들까지 디즈니의 애니가 앨리스라는 이미지의 대표성을 가진다고 하겠다. 디즈니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기준이 되어버렸고 그만큼 디즈니표 앨리스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만화 속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대표 캐릭터가 되어 지금도 많은 곳에서 차용되고, 상품화되고 인기를 끌고 있다.


디즈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951년에 만들어졌으니 벌써 70년이나 된 애니메이션, 아니 만화영화이다. (예전 작품은 애니보단 만화영화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이 오래된 구닥다리 만화영화에 담겨있는 디지털이 구현하지 못하는 감수성과 질감은 보는 사람을 미친듯이 홀린다. 어쩌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그 만화영화가 주는 감성 때문에 앨리스에게 빠지게 되었을 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앨리스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된건 디즈니 만화영화의 영향이 매우 크다.


당시 이 만화영화는 흥행에서 실패한 저주받은 걸작이었다. 너무 내용이 모호하고 혼돈스러워서 아이들이나 가족들이 함께 보기엔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이후 열광적인 인기를 끌며 지금의 위치에까지 올라왔다. 내용이 혼돈스럽다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작이 가진 모호함과 혼돈을 잘 표현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 애초에 원작 자체가 그런 모순과 모호함으로 가득차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즈니는 이 작품을 만들 때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데 결과적으로 그 노력이 정말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 하겠다.


아무튼 디즈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나온지 올해로 꼭 70주년이 되었고 그것을 기념하여 [디즈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출판되었다. 70년 만에 전세계 최초로 소설과 애니메이션이 콜라보레이션되었다고 하니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도 있을 것 같다. 오히려 이전에는 디즈니의 캐릭터가 나오는 이런 책이 없었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니까 말이다. 일단 디즈니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내용은 원작과 똑같지 않고 후속작인 거울나라의 앨리스의 내용 일부와 캐릭터를 포함하고 있다. 말하자면 애니는 오리지널 소설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출판된 [디즈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리지날 원작을 따라간다. 즉 디즈니 만화영화를 소설화한 것이 아니라 원작 소설에 디즈니표 삽화가 들어가는 셈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을 때 가장 유명한 디즈니의 앨리스의 삽화가 들어가 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책을 읽는 것이 즐겁고 신난다. 책의 겉표지부터 당시의 오리지널 포스터라고 하니 시간의 깊이가 느껴지고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총 27컷의 영화 스틸컷과 앨리스 아트워크가 담겨 있는데 팬의 입장에서는 좀 더 많은 사진이 들어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소설의 내용에 해당하는 만화 영화의 장면이 오버랩되며 원작의 재미와 영화의 감동이 합쳐서 책을 읽는 것이 무척이나 즐겁고, 책장을 넘겨 다음 장에는 어떤 그림이 나올지 기대하게 되는 것이 너무 좋다.


앨리스 소설은 말장난이 심하고, 당시의 시대를 패러디하는 내용이 많은데 그래서 그런 내용들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지 더욱 재미있게 즐기고, 앨리스의 진맛을 느낄 수가 있다. 반대로 말하면 비영어권의 당시 시대상을 모르는 독자들은 전적으로 번역가의 해설에 의지할 수 밖에 없고, 얼마나 번역과 해설을 잘해놓았으냐에 따라 책의 완성도는 달라진다고 하겠다. 그래서 앨리스는 자꾸만 새롭게 번역본이 나오는 것 같은데 이번 책은 번역도 깔끔하고, 노래를 부르는 대사와 해설은 따로 컬러링을 하여 눈에 잘 들어오게 해놓아서 가독성도 좋다. 약간씩 다른 번역과 해설을 떠올리며 읽는 것도 비영어권 독자가 앨리스를 재미있게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라 하겠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하면 디즈니인데 그 앨리스 소설과 디즈니가 함께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건 무조건 소장각이고, 책을 펼칠 때마다 쏟아지는 디즈니 앨리스의 사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다. 표지도 양장본 하드cover라서 고급스럽고 책꽂이에 꽃아두니 좀 있어보이고, 그 자체로 데코레이션이 되는 느낌이다. 앨리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과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애정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무조건 소장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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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전사, 마법사, 연인 - 어른이 되지 못한 남성들을 위한 심리 수업
로버트 무어.더글러스 질레트 지음, 이선화 옮김 / 파람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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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소년은 여러 형태의 통과의례나 성년의식을 거치고 난후 성인이 된다. 원시시대 때는 성년의식이 비교적 심플하고 직접적인 형태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대로 오면서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사이비 의식'이 성숙한 성년의식을 대체하면서 진정한 성장을 하지 못한 가짜 어른, 어른이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가짜 어른이란 타인과 자신에게 가학적인 가부장적 남성을 의미한다. 잘못된 통과의례로 인해 소년들은 비뚤게 행동하고, 반문화적 성향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성인 남성의 심리는 대체적으로 생산적인 형태로 성장하지만 사이비 의식으로 진정한 남자가 되지 못한 이들은 가학적이면서 동시에 피학적인 파괴적이고 상처를 주는 형태로 성장하게 된다.


성숙한 남자가 되기 위한 성년의식에는 성스러운 장소와 경험이 풍부한 연장자가 필요한데 현대사회에는 성숙한 남성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제대로 된 성년의식을 치르기가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래서 주변에 적절한 남성의 롤모델이나 성년의식을 실현할 사회적 단체나 조직이 없는 소년들은 마치 등이 떠밀려 어른이 되버린 것처럼 스스로 성인이 된다. 여기서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스스로 성인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른채 진정한 남성이 되는 것에 실패해버린다. 여기서 말하는 진정한 남성, 성숙하고 강한 남성이란 기존의 가부장제에서 흔히 말해지는 그런 남성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가부장제가 여성은 물론 남성도 상처입히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언급되는 남자다운 남자란 성숙함, 어른스러움에 방점이 찍힌다고 해야겠다.


저자는 성숙하지 못한 어른이 되는 원인인 롤모델의 부재나 의미있는 성년의식의 부재 같은 외적 결함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칼 융의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우선 모든 남자들은 심리 속 깊은 곳에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성숙한 남성을 추구하는 잠재적 성향이 내재되어 있는데 이러한 잠재 성향을 원형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원형은 집단 무의식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이 집단 무의식은 인류의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 내려온 본능적 패턴이다. 즉, 배우지 않아도 집단 무의식으로 전해진 성숙한 남자에 대한 모델이 사람들의 심리 속에 자신도 모르게 기본옵션으로 장착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외부의 결핍으로 그 기본옵션이 궤도를 벗어나면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가져오게 된다.


칼 융의 이론에 따르면 성인 남성 심리의 기본 구성요소는 [왕, 전사, 마법사, 연인]이라고 하는 네 가지 원형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아직 어린 미성숙한 남성의 기본 원형은 성장함에 따라 성숙한 남성의 원형으로 변화하는데 신성한 아이는 왕으로, 영웅은 전사로, 조숙한 아이는 마법사로, 어이디푸스적인 아이는 연인으로 성숙하게 된다. 물론 꼭 하나의 원형이 정형적된 순서로 하나의 루트를 따라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방식으로 각각의 성숙한 원형을 발전시키게 된다. 여기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미성숙하게 되면 각각 해당 원형의 능동적, 수동적인 측면이 발현해서 기능장애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을 그림자 유형이라 부른다. 책에서는 이것을 피라미드 모형으로 설명하는데 그림으로 설명하니 어떤 의미인지 조금 이해가 쉽게 된다.


두 가지의 원형이 합쳐졌을 때 어떤 그림자가가 나오는지 복잡한 조합의 원형을 보여주는 모형도 제시하고 있는데 책에서는 기본적으로 네 가지의 원형의 특징과 역사적 배경, 문화적 배경 등을 살펴보고, 올바른 성년의식의 부재로 인해 이 네 가지 원형의 과잉과 결핍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문화, 역사적인 여러 다양한 분야의 예시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이 원형의 밸런스를 맞추고 성숙한 남성의 원형적 힘에 접근하기 위한 기술들에 대해 배우게 된다. 올바른 통과의례를 거쳐 제대로 된 어른이 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크다. 내가 나이를 먹고도 성숙하지 못한 어른이로 된건 내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내 심층 심리에 숨어있는 남자의 원형을 톺아보고 어떤 부분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지를 확인하고 밸런스를 잡아서 성년의식의 부재와 같은 외적 결함을 고쳐서 성숙한 어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전적으로 내가 하기 나름이고 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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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전사, 마법사, 연인 - 어른이 되지 못한 남성들을 위한 심리 수업
로버트 무어.더글러스 질레트 지음, 이선화 옮김 / 파람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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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성년의식으로 제대로 된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이들에게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 칼융의 왕, 전사, 마법사, 연인 이론을 대입하여 자신의 현상황을 돌아보고 부재했던 성년의식을 다시 치르고 제대로 된 남자, 제대로 된 어른이 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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