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디즈니 애니메이션 70주년 특별 에디션 고급 벨벳 양장본)
루이스 캐럴 지음, 디즈니 그림, 공민희 옮김, 양윤정 해설 / 아르누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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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소설이지만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으로 더 유명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모두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속의 이미지들이다. 앨리스는 물론이고 체셔 고양이나, 모자장수, 3월토끼, 하얀토끼, 카드병사들까지 디즈니의 애니가 앨리스라는 이미지의 대표성을 가진다고 하겠다. 디즈니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기준이 되어버렸고 그만큼 디즈니표 앨리스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만화 속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대표 캐릭터가 되어 지금도 많은 곳에서 차용되고, 상품화되고 인기를 끌고 있다.


디즈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951년에 만들어졌으니 벌써 70년이나 된 애니메이션, 아니 만화영화이다. (예전 작품은 애니보단 만화영화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이 오래된 구닥다리 만화영화에 담겨있는 디지털이 구현하지 못하는 감수성과 질감은 보는 사람을 미친듯이 홀린다. 어쩌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그 만화영화가 주는 감성 때문에 앨리스에게 빠지게 되었을 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앨리스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된건 디즈니 만화영화의 영향이 매우 크다.


당시 이 만화영화는 흥행에서 실패한 저주받은 걸작이었다. 너무 내용이 모호하고 혼돈스러워서 아이들이나 가족들이 함께 보기엔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이후 열광적인 인기를 끌며 지금의 위치에까지 올라왔다. 내용이 혼돈스럽다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작이 가진 모호함과 혼돈을 잘 표현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 애초에 원작 자체가 그런 모순과 모호함으로 가득차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즈니는 이 작품을 만들 때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데 결과적으로 그 노력이 정말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 하겠다.


아무튼 디즈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나온지 올해로 꼭 70주년이 되었고 그것을 기념하여 [디즈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출판되었다. 70년 만에 전세계 최초로 소설과 애니메이션이 콜라보레이션되었다고 하니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도 있을 것 같다. 오히려 이전에는 디즈니의 캐릭터가 나오는 이런 책이 없었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니까 말이다. 일단 디즈니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내용은 원작과 똑같지 않고 후속작인 거울나라의 앨리스의 내용 일부와 캐릭터를 포함하고 있다. 말하자면 애니는 오리지널 소설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출판된 [디즈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리지날 원작을 따라간다. 즉 디즈니 만화영화를 소설화한 것이 아니라 원작 소설에 디즈니표 삽화가 들어가는 셈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을 때 가장 유명한 디즈니의 앨리스의 삽화가 들어가 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책을 읽는 것이 즐겁고 신난다. 책의 겉표지부터 당시의 오리지널 포스터라고 하니 시간의 깊이가 느껴지고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총 27컷의 영화 스틸컷과 앨리스 아트워크가 담겨 있는데 팬의 입장에서는 좀 더 많은 사진이 들어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소설의 내용에 해당하는 만화 영화의 장면이 오버랩되며 원작의 재미와 영화의 감동이 합쳐서 책을 읽는 것이 무척이나 즐겁고, 책장을 넘겨 다음 장에는 어떤 그림이 나올지 기대하게 되는 것이 너무 좋다.


앨리스 소설은 말장난이 심하고, 당시의 시대를 패러디하는 내용이 많은데 그래서 그런 내용들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지 더욱 재미있게 즐기고, 앨리스의 진맛을 느낄 수가 있다. 반대로 말하면 비영어권의 당시 시대상을 모르는 독자들은 전적으로 번역가의 해설에 의지할 수 밖에 없고, 얼마나 번역과 해설을 잘해놓았으냐에 따라 책의 완성도는 달라진다고 하겠다. 그래서 앨리스는 자꾸만 새롭게 번역본이 나오는 것 같은데 이번 책은 번역도 깔끔하고, 노래를 부르는 대사와 해설은 따로 컬러링을 하여 눈에 잘 들어오게 해놓아서 가독성도 좋다. 약간씩 다른 번역과 해설을 떠올리며 읽는 것도 비영어권 독자가 앨리스를 재미있게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라 하겠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하면 디즈니인데 그 앨리스 소설과 디즈니가 함께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건 무조건 소장각이고, 책을 펼칠 때마다 쏟아지는 디즈니 앨리스의 사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다. 표지도 양장본 하드cover라서 고급스럽고 책꽂이에 꽃아두니 좀 있어보이고, 그 자체로 데코레이션이 되는 느낌이다. 앨리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과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애정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무조건 소장각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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