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연대기 - 세상을 바꾼 작고도 거대한 화학의 역사 EBS CLASS ⓔ
장홍제 지음 / EBS BOOKS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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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라고 하면 학교 화학시간 때 배웠던 내용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대개 주기율표나 원자, 분자 관련된 것들 또는 산성 알카리성 실험하는 내용 같은 것들이다. 말하자면 학교에서 배우는 정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화학의 영역의 전부이다. 하지만 책을 보면 화학이란 분야는 생각 이상으로 광범위하고 수많은 변주가 이루어져서 분석화학, 무기화학, 물리화학, 유기화학, 의약화학, 양자화학, 섬유화학, 생화학, 나노화학 등 계속 새로운 기술, 새로운 영역과 결합하여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학은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 화학이란 실체가 있는 물건을 다루는 학문으로 우리 주위의 실체가 있는 모든 물건이 화학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기술의 발전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고, 우리의 생활에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를 소재라고 하는데 첨단기술로 복잡한 신소재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지만 결국 모든 소재들의 기본적인 요소는 원소, 원자이다. 여기에서 모든 것이 출발하는데 여기서부터 벌써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다. 


[화학 연대기]에서는 화학이라는 학문의 탄생에서부터 화학의 기초가 되는 원소설과 원자설에 대한 개념, 근대 화학으로 넘어가게 되는 계기가 된 연금술, 그리고 이후 화학이 발전해온 발자취를 순차적으로 따라가며 화학의 변화와 앞으로의 가능성까지 화학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본다. 보통 학교에서 화학을 배울 땐 아무 체계없이 중요한 이슈들만 떼어내어 배우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각각의 영역과 개념, 기술들 사이에 놓여있는 상호영향관계라던가 인과관계, 그리고 그 역사적 의미 등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보지 못하고 오직 그 이론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렇게 됨으로써 화학에 대한 지식은 단편적이고 제한적이 될 수 밖에 없는데 화학이 발전해 온 순서대로 그 역사를 따라오며 이해하다보니 개념이나 기술이 나오게 된 배경이나 당위성 들이 좀 더 쉽게 이해가 되고, 전체적인 맥락을 잡기에도 좋다.


화학이란 학문 자체가 쉽지만은 않다보니 솔직히 책도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전문적인 화학 이론이나 과학적 개념보다는 인문학적인 내용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의외로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전반부는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들도 나오고, 적지만 상식적으로 알만한 내용들이 조금은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본격적인 연구내용이나 신개념, 첨단기술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조금은 생소한 것도 있고 어렵고 복잡한 것도 나온다. 특히 양자화학 파트는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진다. 반면 평소 많이 접하지 못했던 연금술 파트는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다. 연금술은 철하적 전통과 실용적 지식이 융합된 과정에서 두 가지의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탄생했다. 금을 합성하고, 의료적인 약을 만드는 것과 육체로부터 영혼을 추구하는 일이었다. 연금술이 이런 서로 다른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한 것은 물질의 근원을 네 가지 원소의 정신저 가치로 구분했기 때문이었다. 


흔히 연금술이라고 하면 죽은 생명을 살려내고, 금을 만드는 물질적이고 탐욕적이며 미신적인 학문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물질에 대한 고대인의 관점과 근현대 화학을 연결하는 중요한 학문이라고 한다. 연금술은 어느 한 지역에서만의 유행이 아니라 세계적 흐름이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이집트를 중심으로 기원전 200년 무렵에 등장한 연금술을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이라고 하는데 다른 지역보다 체계적이었다고 한다. 금을 만들어내는 미신적 기법은 결국 물질 근원의 변환이 핵심이었다. 그래서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은 금 합성과약 제조를 연구하는 근간이 되었고, 그로 인해 용해, 융해, 혼합, 증류와 같은 다양한 화학적 기술이 꽃을 피웠다. 


그러나 금을 합성하는데 성공한 사람은 없었고 연금술은 변질되기 시작한다.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의 성격이 변한 것은 단순히 금을 합성해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종교적인 이유에서다. 그 무렵 거대한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이 발생하는데 클레오파트라가 몰락하면서 이집트 통치권이 로마 제국으로 복속되었고, 예수가 출현하여 로마 제국의 변방인 팔레스타인 지역에 가르침을 전파한 것이다. 이 로마시대부터는 종교나 철학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대신 실용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의학이 발달하게 되었는데 의학은 연금술과 그 뿌리가 같다. 또 로마 시대 때의 가장 중요한 편찰물인 최초의 백과사전인 '박물지'도 만들어지면서 지식과 학문이 달달할 수 있있던 여건은 갖추어졌지만 기독교과 결합한 로마의 지배 계급은 연금술을 금지할 것을 명령했다. 이로 인해 헬레니즘과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은 로마 제국 시대에 완전하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


탄소 원자 한 개의 직경은 약 0.134나노미터다. 머리카락 한 가닥의 직경이 50~100마이크로미터임을 감안하면 원자는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의 물질일 것이다. 그렇게 작은 탄소 원자들이 화학결합을 통해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하고, 석탄 덩어리가 되기도 한다. 화학자들의 관심은 거대한 물질을 이루는 본질적이면서도 특이한 영역으로 옮겨갔는데 여기서 나노화학이 시작된다. 나노는 난쟁이를 뜻하는 나노스에서 유래했는데 육안으로는 관찰할 수 없지만 화학적 측면에서 가장 의미있는 세계이다. 화학적으로 더는 나뉘지 않는 물질의 기본 구성 단위가 원자인데 원자의 결합과 물질의 형성을 근간으로 삼는 화학에서 최소 단위는 원자 크기 밑으로 내려갈 수 없다. 즉, 화학적으로 물질과 반응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가 나노인데 전자현미경의 발명으로 나노화학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나노화학은 전체적인 화학, 과학 분야와 완벽하게 융합된 상태로 의약화학, 에너지와 같은 첨단응용 화학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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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대답들 - 10가지 주제로 본 철학사
케빈 페리 지음, 이원석 옮김, 사이먼 크리츨리 서문 / 북캠퍼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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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철학책은 이름난 철학자별로 그들의 사상을 소개하거나 혹은 철학사의 연대기별로 철학자나 철학사상을 나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철학이 어떻고, 중세철학의 특징은 어떻다느니 17세기 철학자는 누구가 있느냐는 식의 구성이거나 테스형은 뭐라고 말을 했고,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핵심은 무엇이며, 칸트와 니체의 이론을 현재 우리의 생활에 대입하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식으로만 철학을 배워왔다. 보통 어느 한 시대의 철학을 소개할 땐 당시의 주류 학파나 많은 영향을 미친 이론 위주로 설명을 하게 되므로 어떤 특정한 한 가지 주제별로 설명하기보단 주류 이론과 관련된 전체적인 개념으로 설명하기 마련이다. 그런 식의 연구는 시대별 대표적인 철학자들은 누구이며, 그들의 사상이 무엇인지 계보도 조금은 알 수 있지만 반대로 어떤 하나의 주제가 철학사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해석되어 왔는지를 알기는 어렵다. 그런 식으로 뒤집어서 보려면 우선 기본적으로 각 철학자들의 사상을 시대별, 인문벼로 줄줄 꿰고 있어야 하고 그것을 역으로 하나의 명제 아래 정렬시켜야 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철학에 정통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철학의 대답들]은 10가지 주제별로 하나의 주제에 대해 소크라테스, 플라톤 같은 고대 철학자부터 앨빈 플랜팅가, 알랭 드 보통 등의 현대의 네임드 철학자들까지 철학사의 연대기별로 관련된 철학 개념들을 정리해본다. 삶, 인간, 지식, 언어, 예술, 시간, 자유 의지, 사랑, 신, 죽음 등의 가장 철학적이며 근원적인 10가지 주제에 80명의 철학자들의 사유를 통해 철학의 핵심과 흐름을 살피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보통은 시대별로 대표 철학사상과 철학자들을 정리하다보니 이 책처럼 하나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시대의 변화에 따른 철학적 가치와 해석의 변화를 이해하는 시도는 잘 없었기 때문에 작은 변화지만 굉장히 색다르게 느껴진다. 이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인데 주제별로 각 철학자들의 여러 사상을 소개하고 있어서 이전의 철학자들의 생각과 어떻게 다르며 그런 차이점은 어디에 기인한 것인지, 각자 무엇을 전제로 철학적 사유를 하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비교할 수 있어서 서로의 주장 속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볼 수도 있고, 여러 다양한 관점으로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다.


각 장의 앞에 시대에 따라 주류 학파나 철학 사조별로 해당되는 주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연표가 나와있어서 소크라테스 이전의 고대 철학자들부터 중세, 근대 그리고 현대의 여러 철학사조에 이르기까지의 변화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한 가지 주제마다 8명의 시대별 철학자들을 소환해서 철학자의 일생과 철학적 사상과 이론, 배경 등을 간략하게 알아보는데 핵심적인 내용만 축약해서 소개하고 있어서 내용이 너무 깊어지거나 복잡하지 않은 선에서 정리하고 있다. 주제마다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각각 시대별로 한명씩의 철학자들을 강제할당하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고대의 철학자들 대신 근현대의 철학자 위주로만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80명의 철학자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한 명의 철학자는 하나의 주제 내에서만 다루어지기 때문에 다른 주제와 관련하여 어떤 철학적 사유를 했는지는 자세하게 다루어지지 않아서 아쉽게 느껴진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랑을 에로스, 아가페, 필리아, 스트로게의 종류로 구분했다. 각각 성적인 사랑, 신과 사람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가족 사랑을 뜻한다. 이후 플라톤은 성적 사랑을 초월적 미에 대한 사랑과 연결하고 고유한 기능이 최상으로 발현된 상태를 선의 이데아라고 말했다. 즉, 미는 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독교가 주류가 되자 기독교에서는 최고 사랑이 신에게 돌아가려는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후 낭만주의 시대에는 예술가와 철학자들은 열정적이고 좌저된 사랑을 강조했다. 그야말로 사랑에 대한 낭만적인 해석이다. 이때의 사랑의 핵심은 정열이었다. 그러나 비관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쇼펜하우어는 사랑은 단순히 아이를 낳기 위한 본능적 욕구로 생각하였다. 사랑은 생존을 위한 충동이며 때로는 고통과 좌절에 직면한다고 생각했다. 현대 사회로 넘어오면서 사랑은 느낌 이상의 무언가로 사회적이고 감정적인 상호 의존의 표현이라고 생각하였고, 신실존주의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서 사랑은 자신의 정체성을 중요하게 형성시켜 주는 타자와의 친밀감이라고 말했다. 21세기에는 겸손한 사랑이 미덕으로 말해진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의 확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우리의 감정적, 동기적 자원들에 공을 들여 성숙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사랑이라는 하나의 테마에 대해서도 시대에 따라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떠한 가치로 인식하는지는 전부 다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철학적 가치에 대해 비교해보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다. 다만 앞서 말한대로 각 시대별로 한 명 이상의 철학자들을 강제 할당하여 시대별 사유를 모두 보는 것이 아니라서 세부적인 철학적 이론과 시대적 배경설명이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한 명의 철학자는 하나의 테마에 대해서만 소개되고 있으므로 다른 테마에서는 그 철학자의 사상을 들을 수가 없는 것도 역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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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는 낯선 사람이 산다 - 심리학 거장들과 함께하는 마음 수업
강현식 지음 / 스몰빅인사이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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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처럼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도 없다. 때론 내 마음이 어떤지 모를 때도 있고,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인데 나중에 후회하며 그런 선택을 했던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평소에는 하지 않을 말을 하고 놀라고, 하지 않던 행동을 하고는 자신도 당황하는 일도 많이 있다. 느닷없이 슬픔에 빠지거나, 스스로도 주체못할 분노에 휩싸이는 때도 있다. 나도 내 자신이 이해가 안되고, 왜 이러는 건지 모를 때가 참 많은데 그럴 때면 내 안에 낯선 사람이 사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모르는 내 마음은 자주 나를 지배한다. 나도 모르는 나는 나의 생각과 감정,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럴 때면 내 마음에 살고 있는 낯선 사람과 마주해서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 내 안의 사람과 마주하는 것이 불편해서 외면하면 그 낯선 사람에게 내 마음의 통제권을 완전히 내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내 안의 나와 대면하는 것은 굉장히 불편하다. 불편한 감정 이전에 어떻게 내 안이 낯선 사람과 대면하고 이해해야 하는 건지조차 잘 알지 못한다. 이런 상태라면 내 안의 나에 대해 아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내 마음에는 낯선 사람이 산다]는 프로이트, 칼융, 쿠르트 레빈, 프레데릭 스키너 등 네임드 심리학자 10명의 이론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내 마음 속에 살고 있는 낯선 나에 대해 알아본다. 내면의 낯선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 존재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위해 마음 속 사람에 대해 이론적으로 분석해보는 과정을 거친다. 책에 나오는 10명의 철학자는 단순히 유명하게 때문에 선택된 것이 아니라 이들이 실제로 내면의 자아에 대한 이론을 만들고 실험을 했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이론과 실험을 자세하게 소개하기보단 철학적 개념을 쉽게 정리해 놓고 그 이론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인간의 무의식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을 통해 자신이 아는 마음 즉, 의식보다 모르는 마음인 무의식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의 상식과는 정반대의 의견이다. 프로이트 이전에도 무의식에 대한 개념이 있어왔지만 프로이트로 인해 빛을 보게 되었는데 프로이트는 마음의 대부분은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이란 주장과 함께 무의식이 성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우리의 마음은 성과 관련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인간의 성욕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프로이트는 갓난아기부터 성인까지 모든 인간을 성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했다. 실제 프로이트가 최면치료를 했던 많은 사람들은 내면의 성적 추동으로 히스테릭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고 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마음과 행동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의식이 아니라 이와 반대인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알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프로이트가 말한 정신분석의 치료 목표는 무의식의 의식화이다. 우리가 모르는 무의식을 우리가 인지하는 것인데 자신의 마음에 자신이 모르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에서 발견한 감정과 생각을 마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것은 의외로 고통스러운 경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고통받을 용기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면 칼융은 무의식이 중심이고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무의식은 삶의 근복적인 에너지며, 개인의 삶과 인류 전체를 끌어가는 엄청난 힘이라고 봤다. 그래서 칼융은 자신의 삶을 무의식의 자기실현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기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자신의 열등한 모습인 그림자와 화해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을 악이라고 규정하는데 칼융은 그렇게 싫어하는 모습이 바로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자신의 민낯을 보는 것 같기 때문에 싫어한다는 식이다. 칼융은 어렵더라도 자신이 싫어하는 모습이 자신이 속에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한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화해를 해야 자신이 변하고 달라질 수 있다. 나의 어둡고 열등하고 숨기고 싶은 모습도 나라고 인정하고 그것과 화해를 하고 나면 비로소 마음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진짜 자기를 만나게 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칼융은 마음이 힘들고 어렵다는 건 마음을 돌보라는 신호라고 말한다. 정신장애는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생기는 일종의 비감염성 질환이라고 한다. 즉, 정신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의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기 자신의 몸을 잘 돌봐야 한단 것이다. 만약 우울함과 불안 등 다양한 형태의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면 자기 자신의 마음을 돌봐야 한다는 신호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보통 인생은 2030 때 결정된다고 생각하는데 칼융은 진짜 삶과 행복은 중년 이후 시작된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외부 세상에 관심을 가진다. 현재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자신을 바꾸어가는데 중년이 되어야 내면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마음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젊을 때는 마음이 힘들어도 마음을 환경에 맞추려 하거나 외부 요인에 관심을 기울이는데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마음을 돌보고, 자아실현을 하는 것이 진짜 삶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흔히 한국에선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자신의 강하고 굳은 의지만 있다면 성격이나 성향도 바꿀 수 있다고들 생각한다. 그래서 반대로 변화하지 못하는 경우엔 약한 의지 탓을 한다. 의지가 약하니 못하는 거다, 노력하지 않아서 안 되는거다는 식이다. 하지만 쿠르트 레빈은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쿠르트 레빈 이전에는 행동이 개인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지만 레빈 이후 개인의 환경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주장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레빈은 여러 실험으로 사람의 마음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어떤 상황에 있는지, 누구와 있는지, 어떤 분위기에 있는지 등 개인이 처한 환경은 마음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데 이런 건 따로 실험을 통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느껴봤을 것이다.


모든 행동에는 변화를 추구하는 힘인 추진력과 기존의 행동을 고수하고 변화에 저항하는 힘인 억제력이 영향을 미친다. 현재 나타나는 행동은 두 힘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 위치한다. 우리는 추진력만을 생각하지 억제력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즉, 추진력만 있으면 자신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는 이 힘이 균형상태에 있기 때문에 크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변화하려는 노력을 하기 위한 추진력을 나타내면 덩달아 억제력도 강하게 작용하게 된다. 사람들은 이 두 가지 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 이것을 이해하고 있어야 변화를 가로막는 억제력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3단계의 과정이 필요한데 먼저 그동안 고수해온 신념과 가치관을 포기하고, 두번째는 실제로 행동하고, 세번째로 과거로 회귀하지 않기 위해 변화가 지속가능하게 새로운 신념과 행동이 정착되어야 한다. 각 단계별로 환경의 변화와 억제력의 반작용을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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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라는 나라 영어에 대하여
이창봉 지음 / 사람in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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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언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생각과 문화, 역사가 들어가 있다. 오랜 시간 그 지역에 모여사는 그들만의 생활과 문화적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언어로 발전하고 특색을 가지게 된 것이기 때문에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구사하기 위해서는 네이티브들의 문화와 생활, 역사,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기계적으로 단어와 표현을 외우고 사용하면 기본적인 대화는 통하겠지만 정말 찐영어를 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배경, 사회 문화적 요소 등에 대한 이해와 고찰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선 단순히 문법과 단어를 알려주는 일이 많아서 그런 역사적 배경, 사회 문화적 요소 들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화적인 이해라는 측면에서는 일반적인 교재보다 오히려 미드 프렌즈를 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설명이나 부가적인 해설이 없이 드라마만 보는 것은 그리 효과적이지도 않고, 체계적이지도 못하다. 이 책은 그런 아쉬움을 해결해준다. [미국이라는 나라 영어에 대하여]는 영어에 담겨있는 미국인들의 생각과 문화, 역사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하고, 한국어·한국 문화와의 비판적 비교와 성찰을 통해 심층적인 언어문화 학습의 장이 되도록 꾸민 칼럼이다. 특히 은유 표현들에 들어가있는 일상 문화의 모습과 가치관 그리고 사회문화적 정체성을 찾아보고 집중적으로 미국과 미국의 사회, 문화, 역사 그리고 영어에 대한 상관관계를 살펴보게 된다.


책은 총 10장으로 되어 있는데 그리스도교 신앙, 물질주의와 자본주의, 미국의 폭력성과 공격성, 자동차와 자립정신, 의복 문화와 패션, 음식 문화, 음주 문화, 주거 문화, 교통과 여행, 법치주의와 범죄 문제 등 미국인과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국과 미국 영어를 풀어간다. 영어의 은유적 표현의 문장을 다루고 있어서 물론 그 자체로도 영어 공부가 되지만 여기서는 그것보다는 그 표현 속에 깃들어 있는 여러가지 맥락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책의 진짜 목표이다. 지금의 미국인들이 인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은유적인 표현은 어디서 왔으며, 어떤 문화의 근간에 기반을 두고 그런 표현들이 형성되었는지를 알면 미국과 영어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테마에 관련된 여러 표현들을 알려주고 있어서 맥락을 잡기에 유리하다.


You bet : 물론이지

영화를 보면 자주 들을 수 있는 표현인데, 너가 돈을 걸어도 될 만큼 확실하게 믿어도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라스베이거스 등의 거대한 카지노 문화가 활성화 된 미국에선 오랫동안 일상생활에서 여러가지 형태의 도박을 즐기고 있어서 돈을 거는 문화에 익숙하다고 한다. 그래서 어디에 돈을 거는 행위는 그것의 가치와 미래의 잠재성을 확실하게 믿는다는 뜻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bucks : 벅스

이건 우리나라 사람들도 굉장히 많이 쓰는 표현으로 달러의 다른 표현이다. 영화를 보면 달러보다 벅스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 걸 볼 수 있는데 원래 벅스는 사슴과의 동물을 뜻한다고 한다. 18세기 초 미국 식민 시대 때 이 동물이 성행해서 사냥꾼들이 다량의 벅 스킨을 거래하면서 자연스럽게 돈이라는 개념이 발달했고, 벅 스킨 갯수가 곧 돈이되는 시스템 속에서  달러를 의미하는 말로 대체되었던 것이다.


You will oay for this : 너 두고 봐

자막으로는 보통 댓가를 치를거다 라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자본주의 문화의 영향으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작은 복수의 감정도 돈의 은유를 취하고 있다. 저자는 상대방이 자신을 조롱하고 창피를 준 경우에도 화난 표정으로 복수의 감정을 담아서  pay for라고 쓴다는 것이 흥미롭다는데 놀림 당하면 화내는 건 우리도 비슷한 감정이 있지 않나?


bottom line : 가장 중요한 것

이 표현은 wwe 레슬링을 보면 곧잘 들을 수 있다. 결론은~ 이런 느낌으로 많이 해석을 하는 모양인데 정확하게는 회계 문서의 맨 밑바닥 선을 뜻하는 것으로 최종 결산 합계를 뜻하는 말인데 자본주의에 익숙한 미국인들은 회계 문서를 익숙하게 접해왔고 자연스럽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smoking gun : 스모킹 건, 결정적이고 확실한 증거

뉴스에 정말 자주 나오는 표현으로 스모킹 건이라는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사용하고 있어서 그 의미는 다들 알지만 유래는 알지 못할 것이다. 미국 역사 초기부터 총기가 연루된 살인 사건이 많았고 방금 발사된 연기나는 총을 가지고 있는 것만큼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ran out of gas : 체력이 바닥나다

우리는 가솔린을 기름이라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가스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기름은 엔진 오일을 말한다. 영화를 보면 가끔 기름이 떨어진 상황에서 가스가 떨어졌다고 직역하여 자막표시 되는데 우리는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라 굉장히 어색하다. gas가 응용되어 체력이 떨어졌을 때 가스가 떨어졌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우리도 체력이 엥꼬났다 라고 말하는 것과 유사한 표현인 것 같다.


기존에 알고 있던 표현들도 있고, 생소한 표현들도 있었는데 벅스 처럼 실제로 자주 사용하고 있던 말도 유래는 모르고 사용했었는데 그 유래를 이해하고 나니 왜 그런 식의 표현이 나왔는지 미국의 역사나 문화와 연계하여 이해하게 된다. 알고보면 확실히 미국의 역사적, 문화적, 생활습관적인 표현이라는 걸 알게 되고, 간단한 하나의 표현에서도 미국인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어떤 것은 한국에도 비슷한 늬앙스의 표현이 있어서 전세계 공통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있어서 그런 것을 찾아보는 재미도 좋다. 영어와 함께 미국인과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이해가 깊어진 것 같아서 매우 유용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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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라는 나라 영어에 대하여
이창봉 지음 / 사람in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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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언어란 네이티브들의 역사와 사회, 생활, 생각이 담겨있고 문화적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데 그런 역사적 배경, 문화적 요소 등에 대한 이해와 고찰이 함께 이루어지면 미국과 미국인의 말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것만 따로 다루는 책은 잘 없는데 매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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