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순 영문법 도감 - 의미단위 순서로 나열하기만 해도 영어가 되는
타치노 아키라 지음 / 더북에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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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이 영어 공부를 하면서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어순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무래도 영어는 한국어와는 어순이 다르다보니 그에 따른 문법 체계와 시스템도 완전히 달라서 처음에는 그것에 익숙해지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영어 회화가 어려운 이유도 한국인들은 영어로 문장을 만들 때 우선 한국어 어순의 문장을 떠올린 후 그것을 영어적인 어순의 문법체계로 치환하여 영어 문장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다보니 그 과정이 복잡해지고 어렵게 느껴지고 오류도 많이 생기게 된다. 반대로 독해를 할 때에도 일단 영어적 문법을 읽고 그것을 한국어의 문법체계로 변환한 후 해석을 하려고 하다보니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건 비영어권의, 특히 한국처럼 영어와는 전혀 다른 문법체계를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어려움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한국어는 어순이 달라져도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는 없다. 문법적으로 어색할 수는 있어도 틀린 문장은 아니다. 물론 그 뜻도 통한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 말을 하면서 어순에 대해 그리 크게 신경을 쓰지도 않고, 중요하다고 인식하지 못하지만 영어는 어순이 달라지면 의미도 달라져버리므로 더욱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 부분이 영어를 배울 때 어렵게 느껴지게 되는 첫번째 이유라고 한다. 두분째로는 우리는 주어를 생략하고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어에서는 원칙적으로 주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식으로 생각하고 말을 한다면 의미가 통하지 않게 되어 버린다. 역시 우리말과는 다른 형식이라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다. 마지막으로 의미가 아니라 단어를 번역하여 나열하는 형식으로 문장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말을 단순히 영단어로 치환시켜놓으면 의미가 달라지게 된다.


첫번째는 어순, 두번째는 주어, 세번째는 의미의 이유로 영어 초심자들은 많은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그런데 반대로 이 세가지 이유를 하나로 묶어 주어를 의식한 어순과 의미를 파악하면 제대로 된 영어를 말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 된다. 책에서는 소위 '의미순'이라는 이론으로 이 세가지 포인트를 파악하고자 하는데 책에서 말하는 '의미순'이라는 개념은 낱개의 독립된 단어가 아니라 의사소통에 필요한 정보의 단위를 의미의 덩어리로 구분하고 그것을 영어의 문장 구조에 따라 나열한 것을 뜻한다. 의미순이라는 것은 의사소통을 할 때 기본이 되는 육하원칙, 즉 5W1H에 하나씩 대응하여 '누가, 하다·이다, 누구·무엇, 어디, 언제, 어떻게, 왜'라는 의미의 단위의 순서를 말한다. 이 순서에 따라 영어 문장을 만들면 어떤 어려운 영어 문장도 만들 수 있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누가, 하다·이다, 누구·무엇, 어디, 언제] 이 다섯 요소가 기본형이고 [어떻게, 왜]는 선택 사항인데 형식에 따라 기본형의 5가지 요소가 전부 사용되지 않기도 하지만 어쨌건 영어 문장은 기본적으로 이 의미 순서에 따라 진행된다. 앞서도 말했지만 한국어는 어순이 그리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영어의 경우는 어순이 매우 중요한데 기본은 5W1H에 대응하여 진행이 되므로 이 전체적인 순서만 잘 기억하고 여기 익숙해지면 비교적 쉽게 문장을 이해할 수도 있고, 문장을 만드는 것도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누가, 하다·이다, 누구·무엇, 어디, 언제]라는 이 기본 순서를 나타내는 틀이 계속 등장하고 이 문법박스 안을 채워넣는 훈련을 하게 된다. 말하자면 이 문법박스를 도감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영어를 어느정도 하는 사람이라면 특별히 정리를 하고 말고 할 것도 없는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기본적인 영어의 구조를 잘 모르고 어려워하는 사람에겐 이 의미순으로 문장을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이 영어의 형식과 구조를 이해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영어로 문장을 만들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어떤 어순, 어떤 형태로 말을 해야할지 모르고, 시제를 바꾼다거나 문형을 바꿀 때도 어떤 부분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몰라서 버벅거리게 되는데 이 의미순 맵에 따라 형식을 이해하고 있으니 이 부분을 이렇게 바꾸면 되겠다던지 이 부분에 이런 말을 넣으면 되겠다는 전체 이미지가 머리 속에 그려져서 문장을 읽고 해석하거나, 영어문장을 만들 때 상당히 편하다. 그리고 한국어식으로 생각하면서 틀린 문장을 만드는 오류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또 영어 공부를 하면서 시제가 어떻고, 진행형 완료형이 어떻고, 현재분사 과거분사가 어떻고 배우기는 잔뜩 배우는데 그게 뭐라는 것만 알려주고 문장 속의 어디에 들어가고 어떻게 쓰이는지 큰 틀에서 알려주지는 않는 경우가 많아서 지금 내가 공부를 하면서도 뭘 공부하는지 모르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미순 맵을 머리 속에 넣어두면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이 영어 문장의 어느 자리에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연상되서 영어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할 떄 큰 틀에서 형식이나 구조 같은 것을 파악하고 나서 세부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보통의 영어 교재들은 그냥 바로 하나씩 부분부분을 알려주는 식이라서 공부를 하면서도 지금 뭘 배우고 있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이 의미순 맵이라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되고 너무 만족스럽다.


챕터1에서는 책에서 강조하는 '의미순'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챕터2는 영어의 5형식 및 여러 문장 형식과 구조를 의미순 맵을 활용하여 알아본다. 챕터3은 동사부터 시작하여 기본시제, 조동사, 진행·완료형, 수동태 등 여러 문법 사항을 역시 의미순 맵에 기준하여 알아본다. 챕터4는 문장을 만들기 위한 품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책은 모두 의미순의 문법박스를 제시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형식과 구조를 이해하고 박스 안을 채워넣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영문법도감이라길래 영문법을 어떻게 도감으로 설명한다는 것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책을 보니 그게 어떤 의미인지 확실하게 알겠고, 이해하기도 쉽고 문장 구조를 파악하기에도 매우 편리해서 상당히 놀랐다. 설명하는 내용이 너무 쉽고 어렵지가 않아서 영어를 포기했던 영포자들도 크게 부담감 없이 보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영포자를 위한 쉬운 기초 영문법이란 책들을 이것저것 봤지만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녀석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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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상용한자 무작정 따라하기 1 - 일본어 한자 읽기, 암기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
권경배 지음 / 길벗이지톡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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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 공부를 할 때 항상 한자가 발목을 잡았는데 외우고나면 금방 잊어먹기 일쑤여서 상용한자조차 제대로 암기하지 못하고 있네요. 그런데 단순 암기가 아니라 우선순위와 스토리텔링방식으로 한자의 원리를 해설해서 기초 상용한자를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게 해주니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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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화학이 있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일상 속에 숨겨진 화학
케이트 비버도프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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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분야는 전반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용어와 규칙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특히 화학이 더 어렵다고 저자는 말한다. 생물학이나 물리 같은 다른 분야의 과학은 눈으로 직접 보여줄 수가 있어 직접 보고 직관적으로 이해시킬수나 있지만 화학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것들은 눈으로 보이지조차 않는다. 보이지도 않는 것을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도 힘든 그런 것들을 학교에서 배우고 앉았으니 많은 사람들이 화학을 싫어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저자도 인정하듯이) 화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그런 내용을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저자는 기본적인 화학을 이해하고만 있으면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생활하다 잠들 때까지의 시간동안 우리는 보는 모든 것에 숨겨진 화학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화학은 우리가 숨쉬고 만지고 마주하는 모든 것에 존재하고 이런 화학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많이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모든 것에 화학이 있다]는 고등학교 화학 수업에서 놓친 것을 알려주고 고등학교 시절 이해하지 못했던 화학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우리 주변 곳곳에 숨겨져 있는 화학이 우리 실생활 속에서 어떤 식으로 살아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 당신이 고등학교 화학 수업에서 놓친 것에서는 화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원자와 3차원 원자, 고체·액체·기체, 화학반응 등을 주제로 화학의 기초를 알려준다. 말 그대로 고등학교 화학 수업 시간에 배우는 화학의 기본이 되는 원리들로 수업 시간에 배웠다는 기억은 있지만 졸업한지가 오래되서 이제는 가물가물하건 그 당시에도 포기해버려서 아예 배움이 없건 어떤 이유로건 이제는 그 원리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화학의 기초를 아주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게 설명을 해놓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인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예시를 들어가며 비유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어서 조금 이해하기가 편하다. 가령 액체분자, 고체분자를 설명하면서 댄스 파티에서 액체분자는 플로어에서 옆으로 움직이며 팔을 흔들고, 고체분자는 구석탱이에서 발을 딱 붙이고 서 있고 기체는 퀵스텝을 밟는다는 식으로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식이다. 또 화학반응과 화학반응식을 케이크 만드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을 해서 확실히 이해가 잘 된다. 여기서는 아주 핵심적인 화학의 기본만 다루고 있어서 그렇게 비중이 많지 않으니 가볍게 읽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하면 되겠다.


물론 이런걸 왜 알아야 하냐고 할 수도 있을텐데 그런 사람들은 2부 여기, 저기, 모든 곳에 있는 화학으로 바로 넘어가도 좋겠다. 2부에서는 베이킹 속에 담겨진 화학의 원리, 술과 관계된 여러가지 화학 이야기, 운동할 때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 모닝커피가 우리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작용,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샴푸나 주방세제 등에 담긴 화학작용 등 교과서적인 이론에서 벗어나 우리 일상 속에서 화학의 원리와 개념을 찾아내어 화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화학 원리를 설명해준다.


똑같은 화학식이나 화학용어, 화학원리에 대한 설명이지만 어떤 상황으로 어떤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다르게 다가온다. 똑같은 개념이라도 교과서적이고 이론적인 문장으로 말하면 상당히 지루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데 동일한 개념을 조금만 설명 방식을 바꾸어서 이야기하니 이해하기도 쉽고 심리적 부담감이 상당히 사라진다는 점에서 어렵게만 느껴졌던 화학이라는 '학문'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아침식사를 위해 모닝커피를 끓이고 달걀을 익히는 일 속에도 화학이 숨어있는데 그 한가지 일에서도 꽤나 많은 화학 이론을 도출하여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커피를 만들거나 계란을 익히고,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샴푸로 머리를 감을 때 그 일들을 화학이라는 것과 연계해서 생각해본적은 당연히 없다. 그런데 이렇게 이런 일상의 모든 것에서 화학의 개념을 찾아내는 작업이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수업 시간에 나왔던 용어와 화학 개념들이 그대로 나오지만 그럼에도 딱히 공부라는 느낌은 들지 않고 나름 몰입해서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화학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느꼈는데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는 점에서 확실히 여타의 과학책과는 달랐다. 물론 중간중간 바로 이해가 안되거나 구글링을 통해 용어나 개념을 찾아봐야 하는 곳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상당히 쉬운편에 속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단순히 화학 이론만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책의 컨셉이 일상 속에 숨어있는 화학을 찾아낸다는 것인데 그렇게 찾아낸 화학의 개념과 이론을 반대로 일상에 적용해서 화학을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있어서 나름 유용하기도 하다. 뭐 그렇다고 아주 큰 정보나 상식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방 세제 고르는 법이나 기름 화재가 발생했을 시의 대처법, 술과 관련된 잡다한 상식이나 베이킹을 좀 더 맛있게 하는 법 따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화학을 공부해서 거기서 얻어진 지식을 일상생활에 적용한다는 재미는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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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화학이 있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일상 속에 숨겨진 화학
케이트 비버도프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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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화학적 개념과 원리를 찾아내서 설명해주니 쉽게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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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를 한 번도 안 읽어볼 수는 없잖아 - 열 번은 읽은 듯한 빠삭함! 한 번도 안 읽어볼 수는 없잖아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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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초한지를 모를 수가 없다. 초한지는 한나라가 만들어지는 이야기고 삼국지는 초한지에서 통일된 한나라가 다시 사분오열되어 서로 싸우는 군웅할거의 시대를 다루고 있어 시대적으로 초한지가 삼국지 이전의 이야기라서 삼국지연의를 읽다보면 삼국지 등장인물들이 초한지의 인물들을 수도 없이 인용하기 때문에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라면 초한지 속의 이름을 모를 수가 없다. 한편으로는 삼국지를 읽다가 그런 이름이 나올때면 과연 그들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초한지를 통해 직접 확인하고 싶어지는게 인지상정이라 지금까지 몇번인가 초한지를 읽어보려고 도전해봤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중도포기하고 말았다.


우선 초한지 역시 삼국지만큼 양이 상당히 방대하다. 삼국지도 읽으려고 시도했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알려졌는데 초한지 역시 너무 방대한 양에 시작하기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나마 삼국지의 경우는 게임이나 영화 등을 통해 많이 접하다보니 등장인물도 비교적 잘 알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다가가기가 쉬운데 초한지는 그렇지가 못하다.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시대상황이 어떤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빼곡하게 적힌 텍스트를 통해 마치 공부하듯이 등장인물과 배경 등을 파악하며 내용을 이해해나가는 것은 꽤나 지루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읽으려는 시도는 해봤지만 완독은 하지 못했었다.


[초한지를 한 번도 안 읽어볼 수는 없잖아]는 어려워서 중간에 읽기를 포기했거나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시작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초한지의 내용을 한권으로 요약하여 완독할 수 있게 만들어놓은 책이다. 게다가 텍스트가 아닌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겠다. 방대한 내용을 한권으로 요약하는 과정에서 지루한 부분은 다 빼버리고 굵직굵직한 핵심적인 사건과 상황들만 골라서 큰 흐름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므로 일단 지루하지 않고 재미가 있다.


보통 초한지 소설은 삼국지보다는 분량이 적지만 그래도 꽤 양이 많은데 그것을 한권으로 줄이다보니 상당히 편집이 많이 되어있다. 지루하게 느껴질만한 곳은 다 빼버리고, 그 중에서도 스토리 상 중요한 부분과 재미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초한지의 큰 흐름을 따라가며 전체적인 맥락을 잡을 수 있게 구성되어져 있다. 총 8장으로 한우와 유방이라는 걸출한 영웅이 등장하여 서로 자웅을 겨루다가 결국 천하를 통일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큰 틀에서 맥락을 잡아갈 수 있기 때문에 초한지의 전체적인 내용을 쭉 이해한다는 측면에서는 간략하게 잘 정리가 되어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내용을 요약하는 과정에서 삼국지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류의 소설에서 가장 흥미있고 재미있는 파트인 전쟁을 벌이는 부분이 어쩔 수 없이 빠질 수 밖에 없는데 그런 것은 좀 아쉽기는 하다.


만화의 구성은 기본적인 3행 9프레임으로 통일되어 있어서 안정적이고 깔끔하다. 그림체는 좀 못 그린 웹툰 같은 스타일이고, 배경 같은 건 없이 캐릭터 그림과 말풍선만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간략한 구성이다. 만화 자체의 그림체를 보고 즐기는 책이 아니라 방대하고 긴 내용의 초한지를 간략하게 전달하는 게 목적이므로 오히려 배경이 복잡하게 그려져 있고, 그림이 빼곡하면 간략하게 읽는다는 컨셉에 위반되므로 이런 점에서는 이런 간략한 그림체가 컨셉에 더 어울린다고 하겠다. 작화가 일본 단행본 만화처럼 멋스럽지 않다 뿐이지 만화로서의 기능은 충분히 하고 정보 전달에도 적합하므로 이게 단점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이렇게 웹툰 같은 느낌의 만화로 구성해놓았다는 것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웹툰처럼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가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만화는 여러가지 드립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밈이나 짤을 패러디 하기도 하고, 카톡 화면을 가져오는 등 현대적인 느낌까지 섞어가며 재미있게 그려놓았다. 방대한 분량을 한 권이 책으로 전달하고, 그나마도 만화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필연적으로 설명이 극도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그런 것을 효과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 것이 이미 기존에 잘 알려진 캐릭터나 이야기 등을 가져와서 초한지 스토리에 대입하는 것으로 설명을 보충하는 것이다.


그래서 온라인 밈이나 드립, 패러디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훨씬 재미도 있고, 캐릭터나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 그런 점이 부족해서 좀 아쉽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보다 드립이나 패러디, 인터넷 밈 같은 것이 그렇게 빵빵 터지지도 않고 크게 재미도 없다는 것 역시 좀 아쉬운 부분이다. 비록 개그적으로는 크게 재미는 없지만 유명한 짤이나 밈을 사용함으로써 짤과 밈이 가지는 맥락이 추가되어 상황에 대한 이해는 조금 더 잘 되는 효과는 있다. 그리고 각 장이 시작되기 전에 시대별로 바뀌는 각 등장인물들의 관계도를 보여주며 이해를 도와준다. 의외로 인물관계도가 내용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또 알아두면 쓸데있는 초한지 잡학사전이 나오는데 내용이 압축되면서 더불어 부족해진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나 여러가지 뒷 이야기를 써놓아서 이해를 돕는다. 초한지의 내용이 궁금하지만 방대한 양이 부담스러워서 아직 도전하지 못했거나 도중에 그만둬서 완독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가볍게 초한지에 입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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