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 화학이 있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일상 속에 숨겨진 화학
케이트 비버도프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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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분야는 전반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용어와 규칙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특히 화학이 더 어렵다고 저자는 말한다. 생물학이나 물리 같은 다른 분야의 과학은 눈으로 직접 보여줄 수가 있어 직접 보고 직관적으로 이해시킬수나 있지만 화학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것들은 눈으로 보이지조차 않는다. 보이지도 않는 것을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도 힘든 그런 것들을 학교에서 배우고 앉았으니 많은 사람들이 화학을 싫어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저자도 인정하듯이) 화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그런 내용을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저자는 기본적인 화학을 이해하고만 있으면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생활하다 잠들 때까지의 시간동안 우리는 보는 모든 것에 숨겨진 화학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화학은 우리가 숨쉬고 만지고 마주하는 모든 것에 존재하고 이런 화학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많이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모든 것에 화학이 있다]는 고등학교 화학 수업에서 놓친 것을 알려주고 고등학교 시절 이해하지 못했던 화학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우리 주변 곳곳에 숨겨져 있는 화학이 우리 실생활 속에서 어떤 식으로 살아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 당신이 고등학교 화학 수업에서 놓친 것에서는 화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원자와 3차원 원자, 고체·액체·기체, 화학반응 등을 주제로 화학의 기초를 알려준다. 말 그대로 고등학교 화학 수업 시간에 배우는 화학의 기본이 되는 원리들로 수업 시간에 배웠다는 기억은 있지만 졸업한지가 오래되서 이제는 가물가물하건 그 당시에도 포기해버려서 아예 배움이 없건 어떤 이유로건 이제는 그 원리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화학의 기초를 아주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게 설명을 해놓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인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예시를 들어가며 비유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어서 조금 이해하기가 편하다. 가령 액체분자, 고체분자를 설명하면서 댄스 파티에서 액체분자는 플로어에서 옆으로 움직이며 팔을 흔들고, 고체분자는 구석탱이에서 발을 딱 붙이고 서 있고 기체는 퀵스텝을 밟는다는 식으로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식이다. 또 화학반응과 화학반응식을 케이크 만드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을 해서 확실히 이해가 잘 된다. 여기서는 아주 핵심적인 화학의 기본만 다루고 있어서 그렇게 비중이 많지 않으니 가볍게 읽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하면 되겠다.


물론 이런걸 왜 알아야 하냐고 할 수도 있을텐데 그런 사람들은 2부 여기, 저기, 모든 곳에 있는 화학으로 바로 넘어가도 좋겠다. 2부에서는 베이킹 속에 담겨진 화학의 원리, 술과 관계된 여러가지 화학 이야기, 운동할 때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 모닝커피가 우리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작용,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샴푸나 주방세제 등에 담긴 화학작용 등 교과서적인 이론에서 벗어나 우리 일상 속에서 화학의 원리와 개념을 찾아내어 화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화학 원리를 설명해준다.


똑같은 화학식이나 화학용어, 화학원리에 대한 설명이지만 어떤 상황으로 어떤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다르게 다가온다. 똑같은 개념이라도 교과서적이고 이론적인 문장으로 말하면 상당히 지루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데 동일한 개념을 조금만 설명 방식을 바꾸어서 이야기하니 이해하기도 쉽고 심리적 부담감이 상당히 사라진다는 점에서 어렵게만 느껴졌던 화학이라는 '학문'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아침식사를 위해 모닝커피를 끓이고 달걀을 익히는 일 속에도 화학이 숨어있는데 그 한가지 일에서도 꽤나 많은 화학 이론을 도출하여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커피를 만들거나 계란을 익히고,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샴푸로 머리를 감을 때 그 일들을 화학이라는 것과 연계해서 생각해본적은 당연히 없다. 그런데 이렇게 이런 일상의 모든 것에서 화학의 개념을 찾아내는 작업이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수업 시간에 나왔던 용어와 화학 개념들이 그대로 나오지만 그럼에도 딱히 공부라는 느낌은 들지 않고 나름 몰입해서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화학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느꼈는데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는 점에서 확실히 여타의 과학책과는 달랐다. 물론 중간중간 바로 이해가 안되거나 구글링을 통해 용어나 개념을 찾아봐야 하는 곳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상당히 쉬운편에 속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단순히 화학 이론만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책의 컨셉이 일상 속에 숨어있는 화학을 찾아낸다는 것인데 그렇게 찾아낸 화학의 개념과 이론을 반대로 일상에 적용해서 화학을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있어서 나름 유용하기도 하다. 뭐 그렇다고 아주 큰 정보나 상식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방 세제 고르는 법이나 기름 화재가 발생했을 시의 대처법, 술과 관련된 잡다한 상식이나 베이킹을 좀 더 맛있게 하는 법 따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화학을 공부해서 거기서 얻어진 지식을 일상생활에 적용한다는 재미는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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