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쌤의 예의 바른 영어 표현
구슬 지음 / 사람in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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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초중교 때 쯤 선생님이 한글의 우수성을 설파하며 말하시길 전세계 모든 언어 중 유일하게 한국어만 존경어가 있다. 다른 나라의 언어는 위아래가 없는데 한국어만이 예의와 격식을 차려서 말을 하는 동방예의지국이라고 강변했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느낌의 말이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 말이 사실인줄 알았는데 일본어를 공부해보니 일본어에도 존경 표현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일어에는 존경어가 있다지만 적어도 영어에는 우리식의 존경어 표현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어에서조차 존경의 표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어에서의 존경 표현은 한국어처럼 존댓말과 반말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서 흔히 존경표현이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영어에는 우리 식의 존댓말은 아니지만 예의와 격식을 차린 매너있는 표현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예의바른 영어 표현을 모른다면 그 사람의 인상이 나빠지고 인성에 대한 평가가 안 좋아질 것이다. TV에 나오는 외국인들이 어른에게 존경어 대신 반말을 해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이해하주지만 공식석상이나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 그런 말을 쓰면 아무리 외국인이라고 해도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우리는 발음이 좋거나 유창하게 말을 하면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영어를 잘하는 것은 발음이나 유창성보다 품격있고 예의바른 표현을 하는 것이 정말 영어를 잘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사실 영어에는 우리와 같은 존경표현이나 격식을 차리는 말이 있다는 인식 자체가 없다보니 그런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인식을 못하고 있으니 따로 공부를 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예의없는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꼭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국어와의 미묘한 늬앙스 차이나 문화적 차이 때문에 잘못 쓰고 있는 표현도 존재한다. 성인이 되서 외국어를 배우다보면 아무래도 한국어를 기반으로 해서 그것을 영어로 바꾸어 표현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에서 일종의 콩글리쉬처럼 잘못된 표현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한국이나 동양의 문화권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영어권의 사람들에게는 실례가 될수 있는 표현도 존재하므로 그런 언어와 문화의 차이 때문에 의도치 않게 예의에서 벗어나는 표현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 역시 말을 하는 당사자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므로 여간해선 잘못된 표현을 깨닫고 고치기 힘들다.


그 외에도 잘못된 표현은 아니지만 같은 의미라면 좀더 듣기 좋고, 말하기 좋은 표현으로 하는 것이 매너이자 영어를 잘하는 길일 것이다. 문법적으로 전혀 틀린 건 아니지만 상대가 들었을 때 기분 나빠할 수 있는 표현을 하기보단 이왕이면 듣는 사람을 배려해서 좀 더 예의있게 말을 하는 것이 당연히 좋다. 말투에 그 사람의 품격이 묻어나므로 좋은 말을 건냈을 때 상대방도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예의바르게 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동안 영어를 공부하면서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던, 혹은 있는 줄도 몰랐던 예의바른 영어를 알려준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물론이고 비즈니스 회화를 위해 영어를 공부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한국식 영어 표현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오해의 표현, 같은 표현이라도 좀 더 완곡하고 정중하게 표현하기, 상황에 따라 기분 나쁘게 들릴 수 있는 표현, 말의 품격을 높혀주는 비즈니스 매너 회화, 완전 격식을 차린 표현, 예의 없는 말인줄 알았는데 나쁜 의미가 아닌 반전 표현 등 다양한 테마로 예의바른 영어 표현을 알려주고 있다.


각각의 유닛은 틀렸거나 틀리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좋지 못한 표현들과 함께 제대로 된 표현을 함께 묶어서 소개하고 있다. 틀린 표현에는 (X)를 틀린 건 아니지만 더욱 세련된 표현으로 바꿀 수 있는 표현에는 (△)로 표시를 해두었다. 전체적인 설명을 통해 그동안 써온 표현 중에서 어떤 점이 잘못되었고, 그런 표현을 원어민이 들었을 때 어떻게 느낄지 늬앙스까지 전달해주고 있다. 또 해당 표현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대화 예시로 표현의 구체적으로 알아보며 해당 표현의 늬앙스와 사용법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또 QR코드로 대표 표현과 회화 예문을 음성파일로 들어볼 수도 있어서 정확한 발음을 따라하며 새도잉할 수 있게 구성되어진 것도 좋다.


꼭 격식을 차리기 위한 영어표현에 국한되지 않고 앞서도 말했던 것처럼 한국어와 영어의 늬앙스 차이나 문화적 차이로 인한 잘못 사용하고 있는 영어표현들을 바로잡을 수 있어서 잘못 사용하고 있는 콩글리쉬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제대로 된 표현으로 문법에도 맞고, 매너에 어긋나지 않는 네이티브 고급 영어를 배울 수 있어서 영어 공부에 크게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일상의 표현들이라 일반회화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고, 공식석상이나 비즈니스 때 사용되는 표현들까지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어서 활용도가 높다. 이런 컨셉의 영어교재는 접해본 기억이 없는데 아주 유용하고, 실용적이라서 추천할만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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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잡학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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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시리즈는 최근 트랜드인 소위 지대넓얕, 즉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위한 책이다. 팟캐스트 방송을 좀 들어봤다 하면 이 책의 광고를 들어봤을텐데 여러가지 테마로 어디가서 대화하는 도중 아는 척 하기 좋은 다양한 지식을 알려준다. 과거에는 전문적이고 깊은 지식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보단 얕지만 폭넓은 지식을 선호한다. 좁지만 깊은 지식보단 넓고 얕은 지식이 일상의 대화에선 유용하고, 많은 잡다한 지식이 있으면 어떤 대화에서도 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식을 많이 알고 있으면 대화를 할 때 한번씩 쓱 던져주면 잘난 척하기 딱 좋다. 그리고 이런 책을 통해 상식이 늘어나면 지적 대화를 할 수도 있고, 그 자체로 책을 읽는 지적 유희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익하다.


이번 책의 테마는 영어다. 영어 뿐만 아니라 모든 언어는 결국 단어, 어휘 싸움이다. 하지만 무작정 단어를 외우려 하다가는 암기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외우는 것이 힘들어져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단어를 무작정 외우려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말한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단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뜻을 이해하고 거기서 파생된 단어들을 연계해서 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외우기가 아니라 이해하기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영어의 어원을 이해하고 단어의 유래와 파생 단어를 익히면 어휘 실력이 팍팍 늘어나게 된다. 어원이라는 뿌리를 알고 있으면 거기서 파생된 단어들이 가지를 쳐가며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어원을 통해 대략적인 의미를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책은 총 10개의 챕터 구성되어 있는데 자연환경과 민족,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정치·경제와 군사·외교, 문화·예술과 종교, 과학 기술과 산업 등과 같이 챕터별로 주제가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동·식물 및 신화에서 유래된 단어, 영국과 미국 사람들의 사람 이름과 도시 이름짓는 법까지 재미있고 흥미로은 주제들로 풍부한 어휘력을 갖추게 도와준다. 그런데 어원을 따라가다보면 고대영어, 라틴어, 게르만어, 각종 조어 같은 생소한 언어들이 막 튀어나오는데 실제 사용하지도 않는 이런 어원들을 외우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무래도 그 어원의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어원에서 어떤 영단어가 생겨났는지, 그 단어에서 파생된 표현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한번에 묶어서 이해하는 형식으로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언어와 문화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문화가 언어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언어가 문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문화는 지식, 신앙, 예술, 도덕, 법률, 관습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언어에는 해당 나라의 문화가 담겨 있어서 언어를 공부하면 자연스레 영어권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가 있고, 반대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 되겠다. 이런 젼차로 이 책에서는 영어의 원어를 소개하면서 그 어원이 탄생한 문화적 배경을 상세히 설명해놓고 있다. 즉, 책에서 중요한 것은 라틴어로 된 어원이 아니라 단어가 탄생된 문화적 배경일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영어 단어 하나 외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그들의 정서와 문화를 알게 되는 것이 더 큰 수확인 것 같다.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 중 가을만이 fall과 autumn 두 가지인 이유는 무엇인지, 게르만 민족이 나지를 먹지 않는 이유,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 된 사연, 대한의사협회의 로고의 비밀, 이메일 주소의 골뱅이 @의 의미, 지랄충이란 의미의 지터박(jitterbug)의 원뜻 등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는 인문학적 잡학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어 어원을 통해 영단어 공부도 되고, 영어권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도 있으며, 재미있는 다양한 인문학 지식까지 얻을 수 있는 알아두면 딱 좋은 영어잡학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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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 인터뷰와 일러스트로 고전 쉽게 읽기 고전을 인터뷰하다 1
최유리 지음, 나인완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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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분석서 중 최고로 꼽힌다.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은 적국인 일본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인식하에 일본에 대한 이해를 위해 루스 베네딕트에게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분석을 의뢰하여 그 연구 결과로 만들어진 개념서이다. 일본인이나 일본 문화에 관심 좀 있다 하는 사람이라면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을 한번쯤 읽어봤을텐데 쓰여진지 오래된 감은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일본을 분석한 루스 베네딕트의 통찰은 매우 높아서 일본인과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데는 상당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철저하게 미국인의 시각에서 일본을 보고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우리의 입장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오리엔탈리즘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또 2차 세계대전 때 쓰여진 글이라 현재 일본인의 정서와는 많이 다른 부분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이 어렵게 느껴지고 가독성도 떨어진다고 말해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대학교 때 책을 읽었지만 내용이 그다지 기억이 안 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쉬운 책은 아닌 것 같다.


그중에서도 책이 오래되었다는 점이 책을 읽는데 가장 큰 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2차세계 대전에 그 당시 일본을 기준으로 쓰여진 책이다. 책은 70년이나 이전의 쇼와시대의 일본을 분석한 내용인데 일본은 이미 헤이세이를 지나 지금은 새로운 레이와시대에 이르렀다. 당장 한국만 해도 전후 세대와 지금 밀레니얼 세대와의 정서와 문화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데 당시의 가치관으로 지금의 한국인을 규정하는 것은 불가하다. 마찬가지로 70년 전의 일본과 지금의 일본은 온전히 같을 수는 없으므로 그런 시간에 따른 변화를 비교하며 일본인과 일본문화를 이해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또, 당시 루스 베네딕트가 책에 언급했던 시대적 배경들도 가급적 현대적 시각에 맞게 보정할 수만 있다면 글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이 책은 앞서 열거한 국화와 칼이 가진 문제점들을 보완한 해설서이다. 미국인의 관점이 아닌 우리의 시점으로 살짝 관점을 바꾸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시대보정을 거쳐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국화와 칼을 풀어서 해설하고 있다. 특히 만화로 되어 있어서 어려운 내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고, 책이 출간된 이후인 1948년으로 타임슬립하여 루스 베네딕트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루스 베네딕트의 입을 빌어 책의 내용을 설명하는 재미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인터뷰 내용은 마치 카톡으로 대화하듯 카톡 대화창의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길고 어려운 문어체의 설명문이 아니라 간략한 대화형식의 구어체라서 가독성이 매우 높다.


책은 루스 베네딕트가 책을 집필하게 된 배경과 연구 개요 등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당시는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직접 일본으로 갈 수는 없었으므로 미국에 있는 일본인을 인터뷰 하는 것으로 연구를 했다고 한다. 오랜 관습에서 형성된 사고방식과 풍속 등에서 일본인만의 상징과 관점을 찾아낸 것이다. 흔히 뭔가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그 속으로 들어가라는 말을 하는데 오히려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으로 객관성을 유지하며 연구할 수도 있는 것 같다. 루스 베네딕트가 말하는 일본인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극단적인 양면성이라고 하는데 그 이중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속마음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인 혼네와 다테마에라는 것이다. 루스 베네딕트는 책에서 이런 이중성의 개념에 집중하는데 이 테마를 하나의 챕터로 빼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책 전반에 걸쳐 모든 테마에서 이런 이중성을 찾아내고 있다. 평화의 상징인 국화와 전쟁을 상징하는 칼을 함께 묶어서 책의 타이틀로 쓴 것도 평화를 추구하면서도 칼을 숭상하는 일본인의 이상한 이중성을 한마디로 잘 표현한 상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중성 외에도 서열문화, 명예와 수치심, 보은과 의리, 자기수양과 인격형성 같은 일본 특유의 문화와 일본인의 정서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설명하는데 같은 동양권 국가이고 타민족보다 일본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인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일본의 정서는 도무지 이해하기도 힘들고, 공감되지도 않는 것이 많다. 이 책이 꽤나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어쩌면 책 자체가 어려운게 아니라 일본인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워서 책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동안 모르고 있던 일본인의 독특한 정서와 특성을 쉬운 문체와 일러스트로 알게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어려운 원작의 내용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국화와 칼을 읽어보고 싶지만 쉽지 않은 내용에 포기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다시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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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중식의 유혹
신디킴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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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짜장, 짬뽕, 탕수육이 떠오르는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해서 가족외식으로 인기다. 과거에는 특별한 날에 먹는 특식이었지만 요즘은 아주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며 배달음식의 대명사처럼 느껴져서 우리에게는 굉장히 친숙하다. 그런데 짜장과 짬뽕은 오리지널 중식도 아닐 뿐더러 중국요리는 그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짜장, 짬뽕만으로 중국 음식을 논할 수도 없다. 하지만 짜장이 비록 오리지널 중식은 아니지만 중국 음식이 한국의 음식 문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측면에서 해석하면 중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하다.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있고, 정치, 문화적으로도 밀접하게 연결되어져 있어서 중국 음식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한식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음식 문화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요즘엔 양꼬치나 마라탕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런 음식은 한국에서는 인지도도 높지 않았고, 중국에 가서나 먹는 음식 정도의 위치였는데 2010년대 들어서 중국인의 국내 유입이 많아졌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중식당도 늘어나며 한국인에게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 마라탕은 매운맛의 열풍을 타고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며 지금은 중식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 같다. 또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중국 음식들이 한국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이런 흐름은 짜장, 짬뽕이라는 기존의 중식 개념을 벗어난 중국 현지에서 유행하는 중국 음식이 우리 삶속에 더욱 밀접하게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일상으로 더욱 깊게 들어온 중국 음식과 그 음식에 담긴 문화를 알아보며 중국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과 중식의 기원을 알아본다. 서양의 음식과는 확연히 다른 중국 음식만의 특징과 조리법, 재료들을 살펴보면 중식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책에서는 중국의 특별한 식문화, 다양한 중국 요리, 식재료의 총 3가지의 테마로 중식에 대해 알아보고 중국의 음식과 관련된 전통 문화와 그 속에 담긴 중국인의 정서도 함께 살펴본다. 또 수많은 중국요리의 종류와 중식에 이용되는 다양한 식재료까지 중식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재미를 제공한다. 세 가지 테마로 나누어 놓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중식문화를 중국의 역사, 사회, 문화, 전통, 사상 등에서 맥락을 찾아보는 통일된 맥락을 가진다.


중국은 넓은 땅덩이만큼 지역별로 독특한 풍속과 식문화를 가지는데 그 차이는 한국의 경상도와 전라도의 차이보다 훨씬 크다. 식문화는 지역적 특징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었는데 남북방의 정서를 알면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 음식은 남북방의 지역적 차이 외에도 계급간의 차이에서 오는 식문화의 차이도 크다. 음식문화만큼 계급 차이를 잘 표현하는 것도 없다고 하는데 황실, 귀족을 위한 음식은 맛과 영양을 챙기는 것 이외에도 부와 명예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민초들에게 음식은 배를 채우는 것이 목적이다. 황제를 위한 식사인 만한전석은 중국 음식 문화의 최고봉이라고 한다. 화려한 궁중요리 못지 않는 귀족들의 식문화인 관푸차이는 요즘의 고급 비지니스 중식당에서 나오는 요리들의 원형이라고 한다. 반대로 서민들은 맵고 짜고 신맛이 강한 자극적인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마라탕도 부두 노동자들이 여러 재료를 한 그릇에 담아 자극적인 매운맛으로 잡냄새를 감춰서 먹었던 음식이었고 취두부, 삭힌 오리알 등은 원래는 상한 건데 버리기 아까워서 먹게 된 음식이라고 한다. 어느 나라나 서민들은 처절하게 살아온 것이다.


취두부는 한국의 홍어나 청국장과 같은 느낌의 음식이다. 삭힌(혹은 상한) 음식으로 역한 냄새를 풍기는 음식이지만 입안에 들어가면 구수한 감칠맛으로 중독성을 가지게 된다. 앞서도 말했지만 처음에는 상한 음식을 버리기 아까워서 먹으면서 자리를 잡은 것인데 식문화가 발전한 지금도 악취 요리는 지역의 문화적 상징이 되어 전해진다고 한다. 삭힌 음식 중 갑인 취두부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데 지역에 따라 조금씩 형태가 다르다고 한다. 사오싱, 창사, 베이징 취두부가 유명한데 만드는 법은 약간씩 다르지만 역한 냄새는 똑같다고 한다. 이 구린내가 역하게 날수록 더욱 맛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두부 요리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취두부일텐데 중국은 두부의 탄생지답게 다양한 두부 요리가 있다. 가공법에 따라 분류해도 종류가 백여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다른 음식처럼 북방두부 난방두부로도 나뉘는데 종류 뿐만 아니라 요리법도 남북에 따라 달라진다. 화이난 지역에선 요리법이 4백여가지에 이른다고 하니 중국인의 요리 아이디어는 실로 무궁무진하다고 하겠다. 두부는 모든 조리법을 적용할 수 있고 어떤 식재료와도 어울리기 때문에 4백가지의 요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으면서도 4백가지 정도나 되면 요리 간에 차별성은 크게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두부는 이제 세계적으로 슈퍼푸드로 인정받고 있다.


이연복 중화 쉐프가 중국 현지에서 짜장면을 만들어 파는 방송에서 본건데 중국인들은 찬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한 여름에도 따뜻한 물을 마신다는데 물 뿐만 아니라 맥주나 콜라도 미지근하게 마신다고 한다. 더운물을 마시는 습관은 차를 마시는 문화에서 시작한 것인데 뜨거운 물에 우려서 마시는 차를 마시다보니 자연스럽게 더운물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1930년대 대규모 역병이 돌아서 수만 명이 사망했는데 감염병을 예방하는데도 끓인 물이 효과적이었으므로 더운물 마시기 운동을 정부 차원에서 실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뜨거운 물을 마셔봤자 코로나, 흑사병 등 온갖 전염병이 발생하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나보다.

중국만의 독특한 식문화와 역사, 문화, 사회적 맥락으로 식문화의 유례를 알아보고 다양한 중국음식과 식재료의 세계를 살펴보며 중식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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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에우제니오 카르미 그림, 김운찬 옮김 / 꿈꾸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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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로 유명한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자이자 소설가, 철학자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은 오래전에 장미의 이름을 읽은 것이 전부로 지금은 그 내용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나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은 소설이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물론 책 자체가 나빠서 그랬다기보다는 글이 워낙 어렵고 난해해서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에코의 책은 어렵다는 등식이 머리 속에 입력되어버렸고, 움베르토 에코의 글은 읽기도 전에 지레 포기해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는 우화 형식이라 전혀 어렵지도 않고 마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쉽고 직설적이다. [폭탄과 장군,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뉴 행성의 난쟁이들]의 세 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는데 이 세 소설을 움베르토 에코의 동화 3부작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진짜 아이들을 위한 동화였던 것이다. 처음 두 이야기는 66년에, 마지막 뉴 행성의 난쟁이들은 92년에 쓰여졌는데 쓰여진 시기를 생각해보니 당시의 시대상황이 잘 반영된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폭탄과 장군
세상의 모든 것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엄마도, 여자도, 우유도, 공기도, 불도 모든 것이 원자로 되어 있다. 우리 모두가 원자다. 원자는 함께 사이좋게 지내면 아무 문제도 없고 조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지만 원자 하나가 부서지게 되면 그 조각이 다른 원자를 떄리고 결국 큰 폭발이 일어난다. 원자가 죽는 것이다. 나쁜 장군은 전쟁을 일으킬 생각으로 부자들의 지원으로 원자폭탄을 계속 창고에 모은다. 부자들은 장군에게 전쟁을 시작하라고 압력을 넣고, 장군은 유명해지기 위해 기어이 전쟁을 일으켰다. 도시마다 핵폭탄을 하나씩 떨어트렸는데 원자폭탄이 터지면 지구의 동물과 식물이 죽을 것을 슬퍼한 원자들이 전날 밤 폭탄 안에서 빠져나와 지하실로 숨어들었기 때문에 폭탄은 터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기뻐하며 폭탄이 없어야 행복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모두가 행복해졌다.


세상 만물은 원자로 되어 있고 우리의 몸도 원자로 구성되어져 있다. 그리고 핵폭탄도 원자로 되어 있다. 똑같은 근원을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행복과 기쁨을 느끼는 인간이 될 수도 있고, 지구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폭탄이 되기도 한다. 마치 주방장의 칼과 강도의 칼처럼 사용하는 사람의 마인드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런 의미보다는 원자 하나하나가 인간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은 마치 원자처럼 지구를 구성하고 있고, 함께 사이좋게 지낸다면 조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다. 하지만 누구 하나가 나쁜 마음을 먹고 다른 원자-다른 사람-다른 나라를 때리면 결국에는 큰 전쟁이 일어나고 지구는 폭발하고 말 것이다.


부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전쟁을 바라고, 장군은 유명해져서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 모두가 평화롭게 살고자 해도 나쁜 사람 몇몇이 옳지 못한 판단을 하면 조화는 깨지고, 그 파장은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미친다. 지구의 역사는 그렇게 움직여왔다. 소수의 정치가와 위정자가 자신의 삐뚤어진 신념과 잘못된 판단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사람들은 죽고, 지구는 파괴되었다. 그런 나쁜 장군과 나쁜 부자들이 생겨나는 것은 막을 수 없을지라도 폭탄에서 도망친 원자들처럼 원자 하나하나가 옳은 결정을 하고 나쁜 행동에 동조하지 않으면 그들의 악행을 막을 수가 있다.


2차대전 당시 독일의 평범한 군인인 아이히만은 유대인을 청소하라는 명령을 받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수많은 유대인을 희생시켰다. 전쟁이 끝난 후 붙잡혀 예루살렘 법정에 서게 됐을 때 아이히만은 자신은 군인으로 국가의 명령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명령에 복종했고, 복종은 군인의 미덕이라며 조금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교수형에 처해졌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악의 평범성'이라고 말했는데 군인으로 명령을 충실하게 따랐을 뿐이지만 그 행동이 결과적으로 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의 가치판단을 하지 못한 것이 죄였다. 아이히만이 폭탄에서 도망친 원자들처럼 유대인 학살 명령을 듣지 않았다면 그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는 뜻.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항상 자신이 행동이 옳은지 생각해야 하고, 당연하게 여기고 평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잘못은 아닌지 알기 위해 깨어있어야 한다.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날이 갈수록 지구의 인구가 늘어나서 지구가 좁아지자 지구인들은 화성을 정복하고 싶어했다. 여러 시도 끝에 용감한 사람들이 우주선에 타고 화성을 향해 날아갔는데 미국, 러시아, 중국의 세 나라에서 동시에 우주선이 출발했다. 이 3명의 우주인은 서로 싫어하고 반목했다. 그들이 서로를 싫어한 이유는 서로 말이 달랐기 때문이다. 말이 달라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 사람이 화성의 어둠 속에서 각자 엄마를 불렀는데 똑같은 느낌으로 엄마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졌다. 그러는 중에 화성인이 등장했는데 지구인과는 전혀 다른 괴이한 모습이었다. 지구인들은 화성인을 죽이려고 원자 분해기를 꺼내들지만 화성인도 지구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화합한다.


이 이야기가 쓰여졌을 무렵은 냉전시기로 미국과 소련이 우주경쟁을 하던 시기였다. [폭탄과 장군]도 냉전의 시대상을 담고 있고,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도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당시에는 중국은 아직 우주선이 없었을 텐데 중국을 끼워넣은 것은 움베리토 에코의 선견지명일까? 지구인 혹은 우주인들이 서로를 싫어하는 것은 서로 다른 언어로 말을 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그래서 서로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에서 투명인간이 된 남자가 칼을 휘두르는 불량배를 물리치지만 정작 주위 사람들은 불량배가 아니라 투명한 몸을 가진 남자를 공격하는데 사람은 자신과 다르다는 것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두려움은 적의로 표현된다.


세 명의 우주인이 처음으로 마음을 터놓게 되는 계기는 각자가 엄마를 부르면서 부터다. 엄마와 아빠를 부르는 호칭은 전 세계적으로 발음이 비슷한데 이는 사람들의 정서나 발음기관이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고, 생김이나 말은 달라도 인간이라는 큰 줄기에서 지구인들은 결국 다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외계인이 침공하면 힘을 합해야 한다는 고 노회찬 의원의 말처럼 서로 반목하던 세명의 우주인은 화성인이 나타나자 서로 단결 단합하여 화성인에 맞선다. 이질적이라는 이유로 적으로 지냈지만 더 이질적인 것이 나타나자 덜 이질적인 것과는 동료가 된다. 애초에 이질적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으로 그것이 상대를 미워할 이유가 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질적이고 나와 다르다는 개념은 철저하게 '내'가 주체가 되고, 나의 기준에서 상대를 정의하는 행위라 굉장히 이기적이고 주관적인 마인드인 셈이다.


화성인은 지구인과 생김이 완전 다르지만 동물을 사랑하고 눈물도 흘린다. 마음도 있고, 생각도 할 줄 안다. 제국주의 시절 유럽의 열강들은 아프리카나 아시아를 침공해서 땅을 빼앗고, 그곳 원주민을 죽이고, 노예로 만들었다. 유럽인들은 자신들과는 다른 모습의 흑인과 동양인을 마치 화성인 취급을 했을 것이다. 자신들보다 낮은 존재로 생각하고 하찮게 여겼다. 그런데 현재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으로 일을 하러 온 동남아나 중국 사람들을 아주 낮게 생각하며 예전 유럽인이 아프리카 사람들을 학대하듯 노예처럼 부리고 있다. 심지어 다문화 정책을 비난하고 그들을 배척한다. 웃기게도 미국이나 유럽계의 외국인에게는 한없이 개방적인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기 때문에 말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겠다


뉴 행성의 난쟁이들
오만한 황제는 새로운 땅을 발견하고 싶어서 지도를 펼쳐들었지만 지구엔 더 이상 새로 발견할 땅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문명을 전해줄 행성을 찾으러 우주 탐험가를 우주 공간으로 보낸다. 우주를 떠돌던 우주 탐험가는 너무나 맑고 깨끗한 행성인 '뉴'를 발견하고 그곳에 착륙하여 뉴 행성을 지배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난쟁이들에게 지구의 문명을 전해주기로 한다. 처음으로 전해준 지구 문명은 우주 망원경이었다. 우주 망원경으로 뉴 행성의 난쟁이들에게 지구를 구경시켜주는데 눈길이 닿는 모든 곳이 오염되고 병들어 있는 모습 뿐이었다. 난쟁이들은 지구로 가서 자신들의 문명으로 지구를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지구의 관료들은 그 제안을 거부한다.


기본적으로 이 이야기는 지구 환경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제국주의의 풍자도 더해져있다. 오만한 황제는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고 자신들의 문명을 전해주는 것을 황제라면 응당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발견할 땅이 없자 끝없는 우주로까지 보내서 식민지를 발견하라고 명령한다. 우주 탐험가는 뉴 행성의 난쟁이들에게 지구 문명을 전해주려할 때 난쟁이들이 불평을 한다며 불만스러워한다. 자신이 발견한 신대륙의 원주민들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문명보다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전해줘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이야기에서처럼 열강들은 철저하게 자신이 기준이 되어 자신들의 눈높이에서만 생각하려 한다.


꼭 침략이나 지배, 정복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로빈슨 크루소는 식인종 원주민을 구해주고 프라이데이라 이름 붙이고는 영어를 가르친다. 그들이 원주민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일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이다. 영화 [늑대와 춤을]에서 북군의 장교인 던바는 한적한 요새로 발령받아 가는데 그곳에서 수우족 인디언에게 동화되어 그들의 이름을 쓰고, 문화를 받아들인다. 그러자 군인들은 던바를 죽이려고 하는데 이렇게 열강들은 자신의 기준을 벗어나면 배척하고 죽이려고만 한다. 언제나 원주민은 열등한 존재이자, 계도해야할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정작 필요한 것은 문화를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호존중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우주 탐험가는 망원경을 통해 지구의 선진문명을 보여주는데 하나같이 부작용과 위험성이 가득한 문명이었다. 우주 탐험가가 훌륭한 문명이라고 자화자찬한 병원은 각족 문명의 발달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애초에 그런 부작용이 있는 문명이 없었다면 병원이 필요치도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문명의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지구를 황폐화 시키고, 병들게 하고 있다. 이렇게 인류가 지구를 피폐하게 만드는 시기를 인류세라고 하는데 발전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지구가 죽어가는 속도도 비례하여 급속도로 빨라지게 되었다. 그 결과 2020년에는 호주 산불, 시베리아 폭염, 한국의 최장장마, 코로나 등 각종 기상이변과 전염병 등이 계속 발생했는데 30년 전 움베르토 에코가 우려했던 상황이 본격적으로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다.


원자를 발명한 인류가 맞닥뜨린 핵전쟁의 위험성, 서로간의 차이를 품어 안지 못하고 편견에 빠져 서로 증오하고 반목하는 인간의 어리석음, 문명의 발달이 야기한 지구환경 파괴 등 앞으로 지구별에서 살아가야할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꼭 들려줘야 할, 그리고 깨우치고 반성해야 할 이야기들이고, 읽고 나서 생각해볼 것이 많은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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