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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잡학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시리즈는 최근 트랜드인 소위 지대넓얕, 즉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위한 책이다. 팟캐스트 방송을 좀 들어봤다 하면 이 책의 광고를 들어봤을텐데 여러가지 테마로 어디가서 대화하는 도중 아는 척 하기 좋은 다양한 지식을 알려준다. 과거에는 전문적이고 깊은 지식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보단 얕지만 폭넓은 지식을 선호한다. 좁지만 깊은 지식보단 넓고 얕은 지식이 일상의 대화에선 유용하고, 많은 잡다한 지식이 있으면 어떤 대화에서도 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식을 많이 알고 있으면 대화를 할 때 한번씩 쓱 던져주면 잘난 척하기 딱 좋다. 그리고 이런 책을 통해 상식이 늘어나면 지적 대화를 할 수도 있고, 그 자체로 책을 읽는 지적 유희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익하다.
이번 책의 테마는 영어다. 영어 뿐만 아니라 모든 언어는 결국 단어, 어휘 싸움이다. 하지만 무작정 단어를 외우려 하다가는 암기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외우는 것이 힘들어져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단어를 무작정 외우려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말한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단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뜻을 이해하고 거기서 파생된 단어들을 연계해서 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외우기가 아니라 이해하기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영어의 어원을 이해하고 단어의 유래와 파생 단어를 익히면 어휘 실력이 팍팍 늘어나게 된다. 어원이라는 뿌리를 알고 있으면 거기서 파생된 단어들이 가지를 쳐가며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어원을 통해 대략적인 의미를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책은 총 10개의 챕터 구성되어 있는데 자연환경과 민족,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정치·경제와 군사·외교, 문화·예술과 종교, 과학 기술과 산업 등과 같이 챕터별로 주제가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동·식물 및 신화에서 유래된 단어, 영국과 미국 사람들의 사람 이름과 도시 이름짓는 법까지 재미있고 흥미로은 주제들로 풍부한 어휘력을 갖추게 도와준다. 그런데 어원을 따라가다보면 고대영어, 라틴어, 게르만어, 각종 조어 같은 생소한 언어들이 막 튀어나오는데 실제 사용하지도 않는 이런 어원들을 외우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무래도 그 어원의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어원에서 어떤 영단어가 생겨났는지, 그 단어에서 파생된 표현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한번에 묶어서 이해하는 형식으로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언어와 문화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문화가 언어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언어가 문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문화는 지식, 신앙, 예술, 도덕, 법률, 관습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언어에는 해당 나라의 문화가 담겨 있어서 언어를 공부하면 자연스레 영어권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가 있고, 반대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 되겠다. 이런 젼차로 이 책에서는 영어의 원어를 소개하면서 그 어원이 탄생한 문화적 배경을 상세히 설명해놓고 있다. 즉, 책에서 중요한 것은 라틴어로 된 어원이 아니라 단어가 탄생된 문화적 배경일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영어 단어 하나 외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그들의 정서와 문화를 알게 되는 것이 더 큰 수확인 것 같다.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 중 가을만이 fall과 autumn 두 가지인 이유는 무엇인지, 게르만 민족이 나지를 먹지 않는 이유,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 된 사연, 대한의사협회의 로고의 비밀, 이메일 주소의 골뱅이 @의 의미, 지랄충이란 의미의 지터박(jitterbug)의 원뜻 등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는 인문학적 잡학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어 어원을 통해 영단어 공부도 되고, 영어권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도 있으며, 재미있는 다양한 인문학 지식까지 얻을 수 있는 알아두면 딱 좋은 영어잡학사전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