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베이킹 시크릿 클래스
marimo 지음, 조수연 옮김 / 싸이프레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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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결과물의 완성도가 일정하게 나올 수 있는 온도의 비법을 배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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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 아트북 : 현대 픽셀 아트의 세계
그래픽사 편집부 엮음, 이제호 옮김 / 아르누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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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는 8비트의 세계였다. 전자오락실부터 가정용 게임기까지 8비트의 그래픽이 만들어낸 세상은 20세기 소년소녀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다가 16비트의 화려함을 묵도했을 때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금의 기술로 봤을 땐 그래픽이 깨지고 낮은 화질의 저급한 화면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작은 픽셀이 빚어내는 사각의 세계가 가진 독특한 매력과 감성이 분명 있다. 어쩌면 그것은 20세기를 거쳐오며 그 시대의 낭만과 동시대적인 경험을 실시간으로 체험한 20세기 소년소녀들만이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그렇기에 21세기에 살고 있는 지금도 그때의 감성을 담고 있는 픽셀 아트에 빠지게 된다. 어쩌면 그런 향수 때문인지 이미 철지난 픽셀을 사용한 그림 소위 픽셀 아트라는 것이 탄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거에는 컴퓨터의 표시 성능의 한계로 컴퓨터로 구현해낼 수 있는 이미지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고 지금의 CG가 만들어내는 현실의 풍경 이미지처럼은 만들지 못 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제한된 기술로 구현된 풍경 이미지는 보는 사람들의 상상력에 의해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이 채워지며 현실의 풍경이 머리 속 혹은 상상력의 영역에서 완성되게 된다. 즉, 초기의 픽셀 이미지는 그래픽상으로 직접 현실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대신 그것을 떠올리게 하고 연상시키는 형식으로 그림을 완성시켰던 것이다. 이런 이미지 연상이라는 부분이 픽셀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직관적이기보단 감각적이고 그런 부분이 예술의 영역과 잘 어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단순하고 조잡하기까지 했던 픽셀 그래픽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발전과 함께 보다 작은 단위의 도트를 표현하게 되고, 점차 색상이 다양해지고 심지어 색의 명도에 변화를 주는 것까지도 가능해지면서 더 이상 기술적 제약 하에서 등장한 저해상도 그림이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에는 거의 실제 사진과 다름없는 수준의 그래픽으로 현실의 풍경을 표현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과거의 픽셀 그림이 제작되고 수용되고 있고 이 도트 그림들은 꽤나 인기도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이는 굳이 일부러 그런 형식을 선택하여 제작하고 있고, 그런 형식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뜻도 되겠다.


저자는 픽셀 아트가 인기를 끄고 있는 첫번째 이유로 도트 그림이 주는 특유의 친근감을 꼽고 있다. 이런 도트 형식은 비단 픽셀 아트의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나노블록 같은 블록 완구와 십자수 같은 영역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명쾌하면서도 단순한 조형은 친해지기가 쉬워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 이유로 레트로의 영향을 꼽고 있다.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올드한 느낌이 나는 저해상도 그림을 소비하게 되었다는데 반대로 나처럼 그 비트의 세계를 바로 거쳐오며 그것의 흥망성쇠를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는 추억까지 더해져서 그야말로 향수를 자극하는 어떤 그리운 맛이 느껴지므로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21세기 초반만 해도 픽셀로 된 아이콘이나 gif애니메이션 같은 것을 온라인 상에서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었다. 당시의 픽셀 아이콘이나 그림이 상당히 작고 단순하게 하나의 캐릭터를 그려내는 정도였다면 지금의 도트 그림 소위 픽셀 아트는 아이콘이나 개별적인 캐릭터를 넘어서 마치 회화와 같은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재탄생하였다. 과거의 도트 그림 형식에 최신의 기술력을 접목하여 예전의 도트 그림보다는 조금 더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는데 반대로 말하면 일부러 과거의 그림의 느낌이 나도록 도트로 열화시켜 표현했다고 하는게 맞겠다.


열화시켰다는 표현을 썼지만 이 열화라는 것이 이미지의 품질이 낮다거나 그림의 질이 나쁘다는 의미로서 한 말은 아니다. 단순히 그림에 사용된 도트의 크기에 따른 픽셀의 표현이 하이비트 로우비트냐를 뜻하는 것일 뿐이다. 즉 똑같이 픽셀 아트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어떤 작품은 일부러 도트의 느낌이 많이 나게 단순화시키고, 어떤 작품은 요즘의 고화질의 이미지처럼 비교적 정교하게 그려낸 것도 있어서 그 바리에이션이 상당히 폭넓은 편이다. 하이비트에 미래적인 느낌이 날 수록 아방가르드하고 로우비트에 레트로 느낌이 날수록 노스탤지어의 느낌을 자아내기 때문에 목적에 따라 픽셀의 표현도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픽셀로 그려진 그림들을 나열하고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언급했던 것처럼 현재는 당당하게 대중문화의 한 갈래가 된 픽셀 아트에 대한 나름 진지한 고찰도 담고 있다. 도트의 매력은 무엇인지, 픽셀 아트가 사랑받는 이유나 지금에 와서 도트로 그려진 그림이 소구력을 가지게 된 이유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고 픽셀 아트의 역사와 발전과전 그리고 문화계의 동향을 주요 아티스트들의 작품과 코멘트를 통해 정리하고 있어서 마냥 그림만 보며 소비하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픽셀 아트에 대한 매력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책에는 이미 온라인 상에서 익히 많이 봤었던 유명한 픽셀 그림도 소개되고 있는데 보통 온라인 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픽셀 그림은 일본의 아티스트가 제작한 일본풍 그림이 많다. 그래서 역시 일본의 아티스트가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서구쪽의 아티스트도 많이 소개되고 있어서 픽셀 아트의 인기는 일본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미래 세계를 그린 아방가르드한 작품들보다는 게임화면 같은 그림이나 일상의 풍경을 담고 있는 사진 같은 그림들이 보고 있으면 편안해지고 아스라한 기분이 들면서 서정적인 느낌에 빠지게 된다. 활자는 굳이 읽지 않더라도 도트가 자아내는 아스라한 추억의 감정에 빠져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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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전략이다 RED
김유진 지음 / 도서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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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들은 힘든 일이 있으면 "확 사표내고 장사나 할까"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장사라는 것이 "장사나"라는 말로 가볍게 치환할 수 있을만큼 녹녹한 것이 아니다. 실제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란 방송은 사람들이 얼마나 장사를 쉽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생각없이 장사에 뛰어드는지 그래서 얼마나 많이 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맛만 있으면 오겠지, 매장을 예쁘게 꾸미기만 하면 오겠지, 먹는 장사는 안 망해. 온갖 안일한 생각으로 장사에 뛰어들었다가 폐업해놓고 최저임금인상 탓을 하는 것을 너무 많이 보아왔다. 전략없는 장사의 끝은 폐업이다. 살아남고 싶다면 전략을 장전해야 한다.


[장사는 전략이다 RED]는 방법은 모른채 패기와 환상만으로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 장사로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을 알려주는 자영업 교과서이다. 장사는 전략이다는 몇년 전 출간되어 수만명의 독자들이 실제로 그 실용성을 인증한 자타공인의 장사 교과서로 이미 스테디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장사는 전략이다 RED]는 일종의 개정판으로 새로운 내용들이 추가되어 재출시된 것이다. 저자는 요식업계의 컨설턴트로 이런 류의 책을 여러권 썼고, 방송에도 자주 출연하는 듯 하다. 그리고 따로 강의도 하는 모양인데 말하자면 이쪽으로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다.


일단 책의 제목은 장사라고 되어있지만 책에서 다루는 장사는 요식업, 음식업에 한정된다. 사실 사람들이 가장 '쉽게' 발을 들이는 분야가 요식업일텐데 그만큼 깊은 숙고 없이 창업했다가 빠르게 폐업하는 분야 역시 요식업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음식업 창업을 준비하거나 지금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을텐데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서비스나 행사 등을 다루는 파트는 꼭 음식업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다른 분야의 장사에도 적용이 가능한 내용이라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가게가 망하는데는 한가지만 잘못되도 망하지만 성공하려면 모든 요소가 다 갖추어져야만 한다. 즉,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다른 요소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폐업을 하게 된다. 여기서는 살아남는데 필요한 전략을 콘셉트 설계, 콘텐츠 설계, 가치 설계, 가치 강화, 고객 유인, 매장 운영라는 여섯가지 키워드로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보통 요식업에서 강조하는 기본요건은 Q.C.S관리로 제품, 청결, 서비스로 QCS관리 메뉴얼은 따로 배우거나 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그래서 이런 개념들을 머리 속에 두고 점포를 관리하게 된다.


하지만 QCS관리 메뉴얼은 그야말로 요식업을 하면서 가져야 할 기본 마인드일 뿐으로 이것이 성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장사로 성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QCS이외의 전략이 필요한데 보통은 그런 지식도 없고, 애초에 그런 것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는 직관적으로 이렇게 하면 되겠지, 저렇게 하면 좋겠지라는 생각으로 매장을 움직이게 되는데 그런 각자의 아이디어들을 한데모아 구체화시키고 일종의 메뉴얼화시켜서 장점을 발전시키고 단점은 보완한 것이 바로 장사는 전략이다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을 보면 콘셉트나 콘텐츠, 가치 등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까지 강조하고 있어서 이런 것도 생각해보지 않고 장사를 하고 있었나..라는 반성을 하게 만든다. 백종원이 방송에서 망한 가게의 사장들에게 자꾸 연구를 하라고 잔소리를 하던데 그 가게 사장들은 이렇게까지 깊게 생각을 해보지도 않았겠지만 이런 것까지 신경을 써야하는지 몰라서라도 생각을 안 해봤을 것 같다. 말그대로 전략에 대한 개념이 없고 인식이 없으니 애초에 전략을 짤 수가 없는 것이다. 그저 맛있게만 하면 손님이 올 줄 알았을테니 이런 구체적이고 세세한 콘셉트나 콘텐츠 까지 정립하고 추구하는 가치까지 생각해야 한다곤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책은 상당히 친절한 편이다. 강의하는 내용에 대한 예시를 충분히 보여줘서 어떤 주장을 하는지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어준다. 이런 식의 강의는 막연하고도 추상적이 될 수도 있는데 여기서는 문구 하나, 사진 하나까지 예로 들어가며 설명을 하고 있어서 설명하는 핵심 포인트가 머리 속에 잘 들어온다. 이런 예시나 보기는 굵은 글씨로 강조해놓아서 가독성도 좋은 편이고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구나 키포인트에는 굵은 글씨와 함께 빨간색으로 줄을 그어서 더 강조하고 있다. 또 저자의 카운셀러 성공 사례 등을 KICK!이라는 코너에 따로 소개하고 있어서 저자가 강조하는 전략들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막연하게 이렇게 하면 된다는 주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현실감각을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 책의 가장 강점은 실용성과 현실적이라는 부분에 있다고 생각한다. 외식업 컨설턴트로서 오랜 시간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 경험을 바탕으로 장사의 전략을 설명하고 있어서 실제로 저자가 말하는 전략들이 어떻게 현실화되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실제 사례들을 통해 아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조금 게으르게 생각하면 따로 아이디어를 쥐어짜지 않더라도 이미 성공한 사례들만 모아서 바로 나의 가게에 적용하기만 해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쉽고 효과적이며 실용적인 전략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매장 관리와 관련된 조언과 전략도 하나의 챕터를 할애하여 설명하는데 이 파트는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한 초보 사장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음식점은 음식만 맛있게 만들어 판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매출이나 직원관리 등 '음식'이외에도 고민해야 할 것이 많다. 의외로 매장 관리에 실패해서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가게도 있다고 하니 사람들은 매장 관리의 중요성을 너무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꼭 알고 실천해야 할 전략을 하나에서 열까지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외식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면 무조건 도움이 될만한 명실상부한 장사 교과서이다. 외식업을 하거나 창업을 생각한다면 꼭 읽어봐야 할 필견의 교과서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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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미술 - 무섭고 기괴하며 섬뜩한 시각 자료집
S. 엘리자베스 지음, 박찬원 옮김 / 미술문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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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리만치 사람들은 어둡고 음침하고 기괴하며 불쾌한 것들을 터부시 하면서도 반대로 묘한 관심을 가진다. 두려워하고 터부시하면서도 알고 싶어하고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지는 이 이중적인 마음은 비단 현대의 인간들 뿐만이 아니라 과거의 사람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으로 특히 사람 내면속의 악을 이야기하는 종교인이나 인간의 빛과 어둠,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주제에 이끌린 예술가들에게는 말하자면 끝없는 화두였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잔인함과 사악함 그리고 마음 속의 어두운 부분 역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간 본연의 특성이라는 측면에서 아름답고 관능적인 것을 탐미하는 본능처럼 어두운 부분에도 자연스럽게 이끌리는 것이 아닐까 한다. 수많은 예술가들은 이런 부분에 집중했고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을 작품으로 담아내었다.


[어둠의 미술]은 끔찍한 악몽, 피할 수 없는 죽음, 적막한 폐허, 으스스한 유령, 신비로운 마법 등의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을 건드리는 그림을 통해 우리를 시각적으로 매혹시키는 공포의 악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책에는 죽음과 어둠, 괴물, 유령 같은 보이지 않는 공포를 다룬 예술작품 150여 점을 소개하고 있는데 단순히 해당 예술작품만을 나열하며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가에 대한 소개와 작품의 성향 및 예술사조에 대한 정보 등도 제공하고, 해당 작품에 대한 해설과 함께 작품에 사용된 소재에 대한 배경 설명도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겐 생소한 다른 나라의 악령이나 귀신, 괴물이나 신에 대한 이야기도 알 수 있다.


책은 총 4파트로 파트1에서는 인간의 마음속, 혹은 머리속을 어지럽히는 꿈과 악몽, 정신적 고통에 대한 작품을 살펴보고 파트2는 질병과 고통, 타락과 파괴를 파트3은 야만과 신비한 풍경과 폐허를 그리고 있으며 파트4는 신과 괴물, 섬뜩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이렇게 나누어진 주제 중에서 파트2가 조금 재미있는데 저자는 질병과 고통, 타락과 파괴, 필멸을 인간의 조건이라고 칭하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결함으로 가득해서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우리의 몸뚱이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천천히 썩어간다. 우리 심장 속에서는 선과 악이 싸움을 벌이는데 우리는 언제나 우리 내면의 나약하고 추악한 면을 목격하게 된다. 인간의 유한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옳은 일'을 해야만 할테지만 우리 가슴 속 깊숙히 숨어있는 추함, 폭력, 고통, 죽음 등을 외면할 수도 없다. 그것들 역시 모두 우리 인간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질병과 고통, 타락과 파괴는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동안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인간의 조건이라고 말한다. 육체적 한계를 느끼고, 육체에 배신당하며 늙어가는 것을 느끼고, 병마와 싸우거나 굴복하기도 하고,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살아있기 때문에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감정을 가진 인간은 필연적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질병과 고통이 감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예술가들은 그런 것들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작가 스스로 경험한 질병의 고통이나 가족과 주위 사람이 고통받는 것을 보며 예술로 표현하기도 한 것이다. 왜 굳이 질병이나 아픔, 고통을 그림으로 그려냈는가 하는 것에 대한 답은 결국 그것이 인간의 삶의 한 부분이고 필연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렇게 이 책은 '시각 자료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오히려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나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고찰하고 그것에 탐미했던 사람들의 보편적 심리를 알아보는 이론적일 수 있는 내용도 많다. 예술가들이 주목했던 인간 내면의 깊고도 축축한 어둠이나 두려움과 공포심, 생명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고통과 아픔,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화와 오컬트 초자연현상 등을 담아낸 기기괴괴한 작품을 통해 예술의 근원이나 작품의 기저에 깔린 심리와 철학을 연구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런 설명을 통해 왜 불온한 주제들이 예술작품이 되고 미학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이런 이론적일 수 있는 내용들은 건너뛰고 작품에만 집중해도 충분히 재미있다. 우리는 애초에 공포, 분노, 고통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에 관심이 많고 때로는 철학 같은 합리적 학문 보다는 감성과 감정 같은 비합리적인 부분에서 생각지 못한 인간다움을 발견할 수 있게 되므로 복잡한 글보다는 한편의 그림에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 책에 나오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기괴한데 일부러 기괴한 감정을 주기 위해 가공된 느낌이 많이 나는 현대미술이나 일러스트 같은 느낌도 있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괜히 오싹해지는 회화도 있다. 이상하게도 일부러 작정하고 기괴하게 그려낸 일러스트 이미지보다 예전 회화에서 알 수 없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더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두려움과 공포심, 불쾌함에서 예술적인 미학과 인간의 본질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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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달걀 요리
쓰레즈레 하나코 지음, 가케히준 그림, 조수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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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싸고, 영양가도 놓은데다가 활용도도 높아서 평소에도 많이 먹게되는 식재료로 언제나 냉장고 한 귀퉁이기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자주 먹고 여러가지 요리에 활용이 되기는 하지만 달걀이 메인이라는 인식은 많지가 않다. 달걀이 메인으로 활용되는 요리는 프라이나 스크램블 에그, 달걀찜 정도이고 나머지는 떡국의 지단처럼 모양을 내는데 사용되거나 소세지에 달걀물을 입혀서 굽거나 라면에 풀어서 맛을 향상시키는 서브의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집에서 만들어먹는 달걀 요리라는 것도 거의 몇가지 메뉴로 정해져있어서 자주 먹는 것에 비해 상당히 심플하고 평범하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달걀 요리]는 늘상 먹고 있는 달걀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달걀이 주인공이 되는 달걀을 활용한 레시피를 담고 있다. 달걀은 평범하지만 조리거나 굽기도 하고 튀기거나 찔 수 있어 조리법에 구애받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을 살려서 달걀이 주조연이 되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달걀 요리를 알려준다. 책은 총6장으로 1장에서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삶은 달걀, 달걀 프라이, 스크램블 애그의 세계를 확장해서 보여주고 2장은 밥이나 빵, 면 등의 탄수화물 위에 올려서 먹을 수있는 달걀 요리를 3장은 다른 재료와 어울어진 맛있는 반찬을 4장은 달걀이 메인이 되는 간단한 요리를 5장은 전세계의 달걀 요리를 6장은 평생 먹고 싶은 달걀 요리라는 테마로 소개하고 있다.


책은 일러스트와 실사가 적절하게 배합된 귀여운 느낌으로 되어 있다. 그냥 일반적인 요리 사진을 보는 것보다 이렇게 일러스트화 해놓으니 나름의 재미와 맛이 느껴져서 이런 식의 연출에 눈이 즐겁다. 앞서도 달걀은 메인이라는 느낌보다 서브, 보조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했는데 이런 이미지를 가져와서 만화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해놓았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 빵가루, 양파, 달걀의 4인조 아이돌이 있는데 이들 중 달걀은 서브라는 말을 듣고 달걀이 좌절을 하게 되지만 달걀를 사랑하는 저자를 만나서 달걀의 찐매력을 찾는다는 스토리로 진행된다.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책에 소개된 레시피도 세계의 달걀 요리를 소개하는 파트 외에는 전부 일본 가정식 스타일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이미 그 자체로도 평소 우리가 먹는 일반적인 한식과는 약간은 다른 느낌이 나기 때문에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달걀이 메인이 되는 레시피라고는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형태나 획기적인 조리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프라이, 삶은 달걀, 스크램블 애그를 변주하여 요리법을 확장시켜 놓는 형식이 많다. 삶은 달걀을 삶는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요리로 만들어낸다던가 삶은 달걀을 튀긴다던가 하는 식인데 그것만으로도 평범한 달걀 요리의 틀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근사한 요리처럼 보인다.


반면 밥위에 낫토와 삶은 달걀을 올려놓는다던가 마파두부나 완자 위에 수란을 올린다던가 하는 식으로 단순히 달걀을 올려놓는 것이 전부인 레시피도 있다. 이런 건 아주 획기적이라거나 책이 아니면 몰랐을 레시피가 아니라 '맛있는 녀석들'이란 방송에서 보던 맛팁 같은 느낌이라서 달걀이 메인으로 활용되었다기 보다는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팁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어찌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도 보이지만 달걀 하나 추가했을 뿐인데 근사한 요리가 되고, 맛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달걀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서 책에 나오는 레시피 뿐만 아니라 비슷한 요리에도 응용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기존의 요리 레시피를 소소하게 응용하는 팁이 많은데 우리도 가끔 먹는 날달걀밥에 여러가지 부재료를 넣어서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12가지 날달걀밥이나 맛있는 재료를 올려 먹는 12가지 삶은 달걀과 9가지 스터프드 에그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어떠한 재료와도 궁합이 잘 맞는 달걀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책에 나온 내용들을 응용해서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서 다양한 맛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다. 이처럼 달걀의 가장 큰 매력은 요리의 메인으로도 서브로도 활용이 가능하고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어지는 친화력에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역시 책에 소개된 레시피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전세계의 달걀 요리를 소개하는 파트였다. 각기 다른 형태, 다른 형식으로 만드는 달걀 요리를 배울 수 있어서 달걀 요리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똑같은 프라이, 똑같은 삶은 달걀이라도 저런 식으로 요리에 활용하면 색다른 맛이 되겠구나 하는 걸 배울 수 있었는데 만들기도 간단하고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서 바로 집에서 따라서 만들어보고 싶은 그런 레시피들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달걀을 어떤 맛으로 즐기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진다. 한국의 달걀찜도 소개해놓아서 반갑다. 매번 늘 먹는 그저 그런 평범한 달걀 요리가 조금은 색다르고 더 맛있는 레시피로 즐겨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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