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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달걀 요리
쓰레즈레 하나코 지음, 가케히준 그림, 조수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2월
평점 :

달걀은 싸고, 영양가도 놓은데다가 활용도도 높아서 평소에도 많이 먹게되는 식재료로 언제나 냉장고 한 귀퉁이기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자주 먹고 여러가지 요리에 활용이 되기는 하지만 달걀이 메인이라는 인식은 많지가 않다. 달걀이 메인으로 활용되는 요리는 프라이나 스크램블 에그, 달걀찜 정도이고 나머지는 떡국의 지단처럼 모양을 내는데 사용되거나 소세지에 달걀물을 입혀서 굽거나 라면에 풀어서 맛을 향상시키는 서브의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집에서 만들어먹는 달걀 요리라는 것도 거의 몇가지 메뉴로 정해져있어서 자주 먹는 것에 비해 상당히 심플하고 평범하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달걀 요리]는 늘상 먹고 있는 달걀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달걀이 주인공이 되는 달걀을 활용한 레시피를 담고 있다. 달걀은 평범하지만 조리거나 굽기도 하고 튀기거나 찔 수 있어 조리법에 구애받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을 살려서 달걀이 주조연이 되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달걀 요리를 알려준다. 책은 총6장으로 1장에서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삶은 달걀, 달걀 프라이, 스크램블 애그의 세계를 확장해서 보여주고 2장은 밥이나 빵, 면 등의 탄수화물 위에 올려서 먹을 수있는 달걀 요리를 3장은 다른 재료와 어울어진 맛있는 반찬을 4장은 달걀이 메인이 되는 간단한 요리를 5장은 전세계의 달걀 요리를 6장은 평생 먹고 싶은 달걀 요리라는 테마로 소개하고 있다.
책은 일러스트와 실사가 적절하게 배합된 귀여운 느낌으로 되어 있다. 그냥 일반적인 요리 사진을 보는 것보다 이렇게 일러스트화 해놓으니 나름의 재미와 맛이 느껴져서 이런 식의 연출에 눈이 즐겁다. 앞서도 달걀은 메인이라는 느낌보다 서브, 보조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했는데 이런 이미지를 가져와서 만화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해놓았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 빵가루, 양파, 달걀의 4인조 아이돌이 있는데 이들 중 달걀은 서브라는 말을 듣고 달걀이 좌절을 하게 되지만 달걀를 사랑하는 저자를 만나서 달걀의 찐매력을 찾는다는 스토리로 진행된다.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책에 소개된 레시피도 세계의 달걀 요리를 소개하는 파트 외에는 전부 일본 가정식 스타일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이미 그 자체로도 평소 우리가 먹는 일반적인 한식과는 약간은 다른 느낌이 나기 때문에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달걀이 메인이 되는 레시피라고는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형태나 획기적인 조리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프라이, 삶은 달걀, 스크램블 애그를 변주하여 요리법을 확장시켜 놓는 형식이 많다. 삶은 달걀을 삶는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요리로 만들어낸다던가 삶은 달걀을 튀긴다던가 하는 식인데 그것만으로도 평범한 달걀 요리의 틀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근사한 요리처럼 보인다.
반면 밥위에 낫토와 삶은 달걀을 올려놓는다던가 마파두부나 완자 위에 수란을 올린다던가 하는 식으로 단순히 달걀을 올려놓는 것이 전부인 레시피도 있다. 이런 건 아주 획기적이라거나 책이 아니면 몰랐을 레시피가 아니라 '맛있는 녀석들'이란 방송에서 보던 맛팁 같은 느낌이라서 달걀이 메인으로 활용되었다기 보다는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팁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어찌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도 보이지만 달걀 하나 추가했을 뿐인데 근사한 요리가 되고, 맛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달걀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서 책에 나오는 레시피 뿐만 아니라 비슷한 요리에도 응용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기존의 요리 레시피를 소소하게 응용하는 팁이 많은데 우리도 가끔 먹는 날달걀밥에 여러가지 부재료를 넣어서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12가지 날달걀밥이나 맛있는 재료를 올려 먹는 12가지 삶은 달걀과 9가지 스터프드 에그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어떠한 재료와도 궁합이 잘 맞는 달걀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책에 나온 내용들을 응용해서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서 다양한 맛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다. 이처럼 달걀의 가장 큰 매력은 요리의 메인으로도 서브로도 활용이 가능하고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어지는 친화력에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역시 책에 소개된 레시피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전세계의 달걀 요리를 소개하는 파트였다. 각기 다른 형태, 다른 형식으로 만드는 달걀 요리를 배울 수 있어서 달걀 요리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똑같은 프라이, 똑같은 삶은 달걀이라도 저런 식으로 요리에 활용하면 색다른 맛이 되겠구나 하는 걸 배울 수 있었는데 만들기도 간단하고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서 바로 집에서 따라서 만들어보고 싶은 그런 레시피들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달걀을 어떤 맛으로 즐기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진다. 한국의 달걀찜도 소개해놓아서 반갑다. 매번 늘 먹는 그저 그런 평범한 달걀 요리가 조금은 색다르고 더 맛있는 레시피로 즐겨보면 좋을 것 같다.

